소아과 전문의 김동수 박사의기도 마이신 투여법
2005-08-26 08:08:36 read : 2711
소아과 전문의 김동수 박사의기도 마이신 투여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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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란
“학생들에게 묻곤 해요. ‘삶의 목표가 뭐냐, 희망이 무어냐’. 그러면 곧바로 ‘의사요’라는 대답이 나오죠. 저로선 유감스런 대답입니다. 물론 저와 학생들 모두가 그것을 위해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목표나 희망이 의사가 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목표하는 것이나 희망하는 것이 다 충족되면 그 다음엔 무엇을 할 건데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소아과 전문의 김동수 박사(의과대학 소아과)가 자신의 일부 학생들에 대해 이런 마음을 갖는 이유는, 의사란 그저 하나의 통로이며 수단 밖에는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가 생각하기에 의사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오직 육신의 병으로 쓰러져 가는 사람들을 다시 일어서게 하고, 또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어깨에 기대게 한 후에 있게 될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는 것뿐. “소위 인격과 실력이 갖추어진 ‘좋은 의사’, ‘훌륭한 의사’도 하나의 수단일 뿐 목표는 아닌 거죠. 의사가 병을 치료하는 전 과정에 있기는 하지만 그 병에 대해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몫이거든요. 의사에겐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손함만 있으면 되요. 또 그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만이 드러나면 되는 거니까 의사가 목표라는 말은 분명 틀린 겁니다.” 청소년기, 김동수 박사는 진작부터 ‘소아과 병원’을 자신의 삶의 자리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향한 무작정 좋기만 한 마음과, 그들이 가진 가능성이 이루게 될 일들에 대해 낙관하면서 그렇게 그는 의대를 가고, 소아과를 지망하고, 소아과 의사가 된 것이다. “아이들로 인해 미래 사회가 받게 될 혜택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설레었죠. 게다가 아픈 아이들이 가세할 수 있게 된다면, 또 그를 위해 내가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소아과 의사가 될 결심을 했어요. 그런 저에게 있어 소아과 의사는 ‘치료자’를 넘어 미래에 대한 ‘투자자’를 의미하는 것이었고요.”
# 기도마이신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 가족들의 안녕,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회복을 두고 아침이면 꼬박꼬박 기도한다는 김동수 박사에게는 그만의 상비약이 있다. 일명 ‘기도마이신’이라는 항생제가 그것. “제가 맡은 아이들 대부분이 감염성의 환자거든요. 그래서 항생제를 많이 쓰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기도마이신이라는 말을 떠올린 거예요. 기도보다 더 좋은 항생제는 없고, 기도보다 더 뛰어난 치료법은 없더라고요.”
그는 자주 기도마이신을 쓴다고 한다. 중환자인 아이를 치료함에 앞서, 또 그 아이를 병원에 둔 채 퇴근하는 차 안에서, 그 밤 잠들기 전과 다음날 잠깨어서 시시때때로 아픈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한번은 입원 후에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아이가 있었어요. 퇴근 전까지 돌보다가 중환자실로 옮겨 두고 집으로 가는데, 차 속에서 얼마나 기도했는지 몰라요. 집에 가서도 기도하고 편안한 맘으로 잠들었는데, 그날 아침 출근길에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 오직 감사함으로 기도하라’는 말씀을 주시더군요. 아이요? 당연히 좋아졌지요.”
의사들의 흰 가운과 겸손하지 못함이 환자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것이라 믿는 김동수 박사. 그렇기 때문에 그는 아이들을 대할 때면 항상 가운을 벗고 무릎을 꿇는다. 흰 가운 자체가 아이들에겐 공포인 것을, 그런 차림으로 3, 4명의 의사들을 뒤에 세운 채 서서 진료할 수는 없는 거라고. “그래야만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요. 하나님이 주시는 환자에 대한 정보를 더 겸손히 받을 수도 있지요. 또 손끝으로 오는 정보보다는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정보가 더 정확할 테니까 치료에 있어서도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요.” 의학을 전공하는 딸에게도, 법학을 전공하는 아들에게도 무작정 의료인이고 법조인이 되기보다는 하나님의 도구로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라고 당부한다는 김동수 박사. 삶의 우선순위가 바로 서고 나면 그 다음 것은 자연히 되게 돼 있다는 그의 말에서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의 힘을 느껴본다.
서선미 기자
「월간 크리스차니티」2005.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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