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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일하면서 8분에 한 번씩 거짓말을 한다는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좀 과장되었다는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하는 말에서 거짓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은 다양한 종류일 것이다. 어떤 것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죄일 수도 있으며, 어떤 것은 직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양념"과도 같은 말일 수도 있다. 이제 직장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거짓말들을 살펴보고 성경적으로 평가하여 긍정적인 방향을 추구해보자.

1.다른 이에게 큰 피해를 주는 사악한 거짓말
이 거짓말은 다른 사람을 속여서 자신의 이익을 취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것은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다. 돈과 관련 있다면 도둑질이고 남녀 관계의 문제라면 간음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을 죽게 만들 수도 있다. 윤리적으로는 물론 법적으로도 흉악한 범죄다. 사기를 쳐서 다른 사람이나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나, 좀더 넓게는 경쟁 회사에 대한 악선전을 하는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에 대해 잠언은 이렇게 말한다. "속이는 말로 재물을 모으는 것은 죽음을 구하는 것이라 곧 불려 다니는 안개니라"(잠 21:6).

2.죄악을 은폐하려는 거짓말
거짓말은 대개의 경우 다른 범죄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아마도 최근의 한보 청문회에서 우리가 들은 거짓말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사실 뇌물을 주거나 받은 것부터 죄악이지만 그것을 감춘 것은 또 다른 죄악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 직을 사임한 닉슨의 경우도 도청을 한 죄보다도 그것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 더 문제가 되었다.

3.신뢰를 잃게 하는 통념적인 거짓말
우리 사회에서 거의 당연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는 거짓말이 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판다"는 말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나 그 말을 듣는 사람이나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그저 으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거짓말은 어느 사회에서나 통념처럼 되어 있다. 우리 나라보다 정직하다는 나라에서도 업무의 속성상 거짓말을 하기 쉬운 직업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중고차 판매원이나 변호사는 정직성이 가장 낮은 직업으로 평가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양상이 조금 다르기는 하겠으나 아무래도 영업사원이나 협상을 해야 하는 업무를 맡은 경우는 거짓말의 유혹을 받기 쉽다. 특히 빠뜨릴 수 없는 직업이 정치가다. 이들의 거짓말은 앞에서 말한 사악한 거짓말과는 어느 정도 구별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크리스천으로서 거짓말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4.대인 관계를 위한 습관적인 거짓말
직장에서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맡게 되었을 때나 직원들이 해 놓은 일을 평가하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몇 가지 반응들이 있다. 엉뚱한 말을 함으로써 진실을 회피하는 것, 거짓말로 진실을 감추는 것, 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세번째 경우는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너무하다거나 무례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기 쉽다. 앞의 두 경우는 대인 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겸손하고 주의 깊게 진실을 말해 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5.상대방을 배려하는 선의의 거짓말
예를 든다면 의사들이 환자의 건강을 고려해서 질병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는 환자에 대한 정직함까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단지 의사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일만 하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주사를 맞거나 약을 원하는 환자에게 심리적인 치료를 위해 거짓으로 주사나 약을 주는 것이다. 또한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환자에게 사실 그대로 병명을 말해 주면 충격을 받을 것이기에 치료 가능한 다른 질병이라고 말하는 예도 포함될 수 있다. 동기만 좋으면 어떤 거짓말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 이런 종류의 거짓말은 직업상 필요한 지혜로 인정해 줄 수 있다.

6.분위기를 생각해 의도적으로 하는 거짓말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기분 좋은 말을 건네면서 업무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때에 따라서는 기분이 언짢을 때도 있겠으나 전체의 분위기를 위해서 기분 좋게 하는 말을 늘 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엄밀히 말하면 거짓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들의 직장에는 그런 거짓말을 할 줄 아는 건강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은 "피스메이커(peace maker)"로서 직장에서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상의 여섯 가지 유형의 거짓말이 우리 삶 가운데서 일어나는 모든 거짓말을 다 포함하지는 못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어느 정도 분석할 수는 있다. 처음 두 가지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그대로 사악한 거짓말이다. 이것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너무나도 분명한 범죄다. 세번째와 네번째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해악을 끼치지는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정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마지막 두 가지는 오히려 우리의 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거짓말에 대한 성경적인 정의를 따른다면 이런 것들은 거짓말의 범주에 넣지 않을 수도 있다.

『크리스천@직장』(한세) / 방선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