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로 진료해준다고 해서 1주일 전부터 기다렸지.”
그동안 허리와 다리가 심하게 아팠으나 제대로 진료 한번 받아보지 못했다는 충북 제천시 고명동 뱅골마을 윤덕연(84·여)씨는 ‘사랑의 의료봉사팀’이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고 밝혔다. 고명교회 주성래(52) 목사는 마을 주민들이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교회 목회실과 기도실,응접실은 물론 유치원까지 말끔히 청소하고 의료팀과 환자를 맞이했다. 뱅골마을은 행정구역상 제천시이긴 해도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400여 가구 주민 대부분이 고추 담배 콩 벼 등을 재배하고 있다.
주 목사는 농사일에 바빠 몸이 아파도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 주민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국민일보 의료봉사팀에게 방문 진료를 신청했다.
진료봉사를 담당한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사명실천’ 총괄팀은 의사 9명을 포함,간호사 임상병리사 약사 치위생사 등 3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2일 제천에 도착,밤늦게까지 진료준비를 마치고 3일 오후 1시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오전에 약간 가랑비가 내렸지만 오후에는 화창한 가을날씨를 보여 의료팀을 찾은 주민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보였다.
세거리 마을 유병녀(67·여)씨가 가장 먼저 도착해 혈압을 잰 후 의사에게 안내됐다. 10년전부터 오른쪽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해온 유씨는 재활의학과 교수의 진단과 함께 TPI 통증 치료를 받은 뒤 한결 밝은 모습을 보였다. 유씨는 “무슨 병인지도 몰랐는데 의사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주사를 맞고나니 다 나은 것 같다”며 “이제 병명을 알았으니 선생님 말씀대로 근처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TPI 통증 치료 주사제는 관절염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이날 가장 인기을 끌었다. 또 심전도 검사,초음파 검사,간기능 검사,혈압 측정 등을 통해 주민들이 앓고 있던 각종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성과도 거뒀다.
총괄팀장 김정호(47·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농촌지역의 주민의 경우 허리통증 관절염 위장병 고혈압 호흡기질환 등에 많이 시달리지만 경제적 여건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을 조기에 발견해서 지역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게 하는 데 의료봉사의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봉사팀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목표 아래 분기별 1회 이상 전국 농어촌을 순회하면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민일보 / 20050904 / 제천=조무주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