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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좋아하는 사람의 부류는 두 가지입니다. 한쪽은 개를 사랑해서 개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개를 끔찍이도 아낍니다. 개와 함께 자고, 개와 함께 먹고 개가 방안에서 자유스럽게 다니도록 놓아줍니다. 때때로 실례를 해도 그렇게 크게 야단치지 않습니다. 언젠가 신문에 보니까 자기가 죽으면서 개를 위해서 몇 십억이 넘는 재산을 남겨준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한쪽의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로 복날을 생각하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애완용이 아니라 음식용으로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을 개를 키우는 방법은 주로 마당 한쪽 구석에 허름한 집을 지어놓고 말뚝에 개를 매여 놓는 것입니다. 가끔씩 개집을 청소하다가 똥을 너무 많이 싼다고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어느 시골에서도 개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주로 시골에서 키우는 개들은 복날을 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개를 나무 말뚝에다 묶어 놓았는데 말뚝이 부러져서 그만 그 줄을 달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개를 키워 본 사람은 알겠지만 묶여 있던 개가 풀려났으니 오죽 좋아하겠습니까? 온 동네, 온 밭을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이 개 좀 잡으라고 해서 나가 보았더니 채소밭이든, 보리밭이든, 마늘밭이든 식물을 심어 놓은 밭에 아무 거리낌없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개가 지나갈 때마다 그 뒤에 딸려오는 목걸이에 걸린 줄이 밭의 식물들의 목아지를 뎅겅뎅겅 자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동네 사람들이 오죽 야단이겠습니까? 그래서 개를 불렀습니다. 시골에서는 이름을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워리 라고 부르면 개가 알아듣습니다. 개를 부르자 개가 그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발길을 멈추고 쳐다봅니다. 내가 개를 부른 이유는 개에게서 개줄을 풀어서 개에게 더욱 편안한 자유를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개는 다시 묶어 놓을 줄 알고 돌아오지 않고 개들과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풀어 준다고 소리쳐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 개의 목걸이를 풀어 줄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개를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개가 가서 목걸이 달린 개에게 풀어준다는 말을 알아듣고 오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조금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내려온 이유도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 땅에 예수그리스도를 인간의 몸으로 오게 하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신의 형상으로 와서 기적을 행하면 다 믿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개와 똑같은 것입니다. 바로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믿어 구원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말은 쉽게 하지만 사람이 개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개를 사랑한다고 해도 너 개로 살아라 라고 말한다면 예라고 바로 대답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인간이 되었다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게 보면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우리에게 꼭 영원한 생명을 주셔야 했기에.. 신의 위치를 버리고 인간으로 오신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왕의 자리에서 거지의 자리로 내려오는 결단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날마다 좋은 집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그리고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 자리에 있다가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구걸하면서 밥을 먹어야 하는 거지의 자리로 내려가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하물며 사람이 단순히 신분의 변화가 아닌 아예 개로 바뀌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우리들은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내가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길은 없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물질로 모든 것을 막아보려고 합니다. 내가 희생하는 것은 마지막 선택입니다. 또한 내가 희생하면서도 계속적으로 다른 길이 없는가 생각하며 찾아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미련을 두지 않으시고 인간의 몸으로 오셨습니다. 이 한 가지만으로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랑은 버리는 것입니다. 양파 껍질처럼, 한없이 그 사랑과 관계없는 것들을 벗겨 내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와의 사랑을 만들기 이루기 위해서 신의 위치를 버리셨듯이,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님과 온전한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사랑이 아닌 것들을 벗겨 내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을 사랑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은 이와 같은 자기 사랑의 포기와 자기 부인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선명하게 이 진리를 가르치시는 예수님 자신이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세상에 오셨을 때에 그분의 사랑은 어디 있었습니까? 물질을 사랑하시려고 해도 우리 주님에게는 사랑할 물질이 없었습니다. 안락한 기득권을 사랑하고 싶어도 그분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머리 둘 곳 없는 생애를 사시는 동안 이 땅에서는 사랑의 유일한 대상이 우리였습니다.

예수님은 단절된 인간과 하나님을 화해시키러 오셨다는 것입니다. 화해라고 말하니까 <하나님이 저쪽에서 오고 인간이 이쪽에서 와서 하나님이 ‘내가 잘못했다’ 그러니까 인간이 ‘아니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자 ‘그럼 우리 화해하자. 자 악수하자.’> 이런 스토리가 아닙니다. 이런 스토리라면 인간이 기분 나쁘면 나 화해 안 하면 하나님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럼 화해는 무엇일까요? 로마서 3장 25절, 5장 10절

화해는 절대적인 사랑을 나타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전적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 화해는 󰡐잃었던 것󰡑의 회복인 것입니다. 타락과 에덴 동산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창조의 본래적인 것의 회복인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나, 하나님과 세계, 나와 너, 나와 나 사이를 격리시켰던 잃은 󰡐대화󰡑와 잃었던 󰡐만남󰡑을 다시 회복하는 구체적 사건까지 포함합니다. 또한 화해란 회복 뿐만 아니라 새로운 창조(완성)라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화해는 하나님, 이웃, 세계와의 관계회복에서부터 출발하여 궁극적인 하나님나라의 완성(실현)까지 이르는 것입니다. 이 화해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일어납니다. 그의 행위는 해방의 행위입니다. 죄의 노예였던 우리에게 죄의 사슬을 끊어 주셨다는 것입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밑거름인 것입니다. 그러한 중대한 역사적 전환 속에서 우리가 맞이해야 할 하나님의 나라, 우리가 얻어야 할 구원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바로 화해의 삶을 살아간 예수그리스도를 본받아 그 행위를 실천해 가야 하는 책임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독자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