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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통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죽음 교육해야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터부시되던 주제들이 이제는 시대 변화와 더불어 공론화됐을 뿐 아니라, 제도권교육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됐다. ‘성(性)교육’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주제는 아직도 교육의 언저리에 맴돌고 있다. 이에 ‘죽음준비교육’이 공교육의 영역 속에 자리매김해야 할 필요성을 검토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이사장 김옥라)가 7일 오후 연세대학교 각당헌에서 개최한 창립 제16주년 기념 세미나가 그것이다.
죽음의 문제는 곧 ‘교육의 문제’
‘청소년에게 죽음준비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의 세미나에서 강선보 교수(고려대)는 ‘죽음의 문제는 더 이상 교육의 영역에서 도외시할 수 없는 중요한 교육내용’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공교육에서의 죽음준비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성문제와는 달리 죽음에 대한 인식은 연령이 높을수록 강하다”며 “특히 청소년들은 죽음이 나와는 상관없는 ‘노인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죽음에 대한 청소년들의 의식은 성인에 비해 낮지만, ‘자살에 대한 충동’은 가장 많이 느끼는 세대”라며 “그래서 청소년들을 위한 죽음준비교육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죽음의 문제가 단순히 철학의 문제가 아닌 ‘삶의 문제’이고, 삶의 문제가 ‘인간의 문제’라면 그것은 결국 ‘교육의 문제’이므로 교육 속에서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죽음준비교육 사례를 발표한 김용관 오산고 교목도 “우리나라 학교교육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죽음에 대한 교육적인 배려가 전혀 없다”며 “청소년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일선학교에서 죽음준비교육이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교육현장에서는 죽음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 많아
또한 강교수는 ‘죽음준비교육이 공교육 영역에 자리매김하려면 죽음교육의 필요성을 통해 학교 안팎의 교육자들로 하여금 죽음에 대한 교육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그간 우리의 교육마당에서는 성과 죽음에 관해 오랜 기간 동안 의도적으로 거짓 교육을 행해 왔기 때문에 아직도 학교 교육현장에서는 죽음교육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사회적 계몽과 체계적 연수가 필요하다’는 것이 강 교수가 주장하는 바다.
실존주의 교육가들이 ‘감추지 않는 교육’을 진정한 교육으로 보듯, 삶의 좋은 측면뿐만 아니라 부조리·위기·성·죽음 등 삶의 추한 측면까지도 교육돼야 한다는 것이다.
‘웰빙과 웰다잉’이라는 제목으로 수업 진행
강 교수의 주제 강연 후에는 오산고, 숭의여고, 현대고의 교목들이 나와서 학교 교육현장에서의 죽음준비교육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오산고의 경우 고난주간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교시 ‘죽음이란 무엇인가’ △2교시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임사체험)’ △3교시 ‘유언장 쓰기’ △4교시 ‘죽음 체험하기’와 같이 총 4교시에 걸쳐서 죽음준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고의 경우 교육은 창의재량 수업시간에 월 2회 정도 실시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학생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죽음준비교육’이라는 제목보다는 ‘아름다운 삶(well-being)과 아름다운 죽음(well-dying)’이라는 제목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선 기조강연에서 정근모 명지대 총장은 “요즘 청소년세대는 ‘생각하지 않는 세대’, ‘자극적인 세대’로 정의할 수 있다”며 “이런 세대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생각 속에서 진리를 알게 하는 것이 어버이와 스승이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별히 ‘죽음이란 얼음이 물로,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것과 같은 위상변화(Face Change)’라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영생’이 존재하고, 이 영생은 예수로 말미암는다는 사실을 교육을 통해 깨닫게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왕 기자 / 2007.04.08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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