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침묵하시다
상실(喪失)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상실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기억, 자신, 권리, 신분, 능력, 자격 등을 잃어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상실을 겪는 사람들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낍니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린다는 것도 슬프고 힘든 일인데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여러분은 혹시 상실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무엇을 잃으셨나요? 지금 잠시 눈을 감고 상실을 경험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기억해 보세요. 어때요?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나요? 당한 고통이 너무 커서 감당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럴 땐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깨어지고 반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왜 내가 고통을 당해야 합니까?" 하며 기도해도 하나님께서는 묵묵부답이십니다. 우리에게 아무 관심이 없으신 것처럼 보입니다. "누가 이 따위 하나님을 원하겠어?" 그래도 하나님은 침묵하십니다. 사실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에게만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르 버리셨습니까?(마 27:46)"라고 말씀하신 그때에도 하나님은 똑같이 침묵하셨습니다.

고통을 겪어본 사람은 스스로 내면을 돌아보고, 거기서 자신의 영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경험으로 인해 다른 이들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진정한 위로를 베풀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고통을 겪는 것은 소중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최악의 고통을 겪으며 죽으신 것도 우리 모두를 알고, 이해하고, 품고, 구원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하나님이 침묵하시던 그 순간, 하나님 자신도 상실의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침묵의 순간, 삼위일체인 그분은 아들과 아버지, 그리고 자기 자신을 모두 잃으셨습니다. 바로 여러분과 나, 우리를 위해 말입니다.

니콜라서 윌터스토프(Nicholas Woltherstorff)는 말합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보면 아무도 살 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나는 그분의 광채를 보면 아무도 살 수 없다는 뜻으로 그 말을 이해해왔다. 친구 하나는 그분의 슬픔을 알고 나면 아무도 살 수 없다는 의미일 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쩌면 그분의 슬픔은 곧 그분의 광채가 되는 셈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아는 하나님은 고통을 참 많이 겪으셨고, 그래서 우리의 고통을 잘 아십니다. 십자가의 죽음 앞에서 몸을 떠시던, 고통을 통해 우리의 구원을 이루셔야 했던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흘리신 눈물을 봅니다. 하나님께서 침묵 속에 우리를 위해 눈물을 흘리십니다.
우리를 너무 사랑한다는 이유 때문에, 결코 그러실 필요가 없었는데도,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되기를 자청하셨고 상실의 고통을 직접 맛보셨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보다 더 많이 잃어버리셨고,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을 이해하고 남을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십자기 형벌의 고통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십자가를 압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의미를 잘 아는 그리스도인은 의외로 드문 게 사실입니다. 어떤 청소년들에게 십자가는 단지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이거나 상징일 뿐입니다.
십자가형은 원래 카르타고의 사형제도였습니다. 민족의 반역자나 극악무도한 파렴치범을 다스리는 제도였습니다. 십자가형에는 '이 사람은 따에 묻힐 자격도 없고, 충분히 고통 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십자가 위에 느슨하게 못을 박아 놓아 손에 힘이 가면 발에 힘을 줄 수 없고, 반대로 발에 힘을 주면 손에 힘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의식이 있는 모든 순간 동안 위로 아래로 꿈틀거리는 참혹한 고통을 줍니다. 이 참혹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드러나게 하기 위해 살아있을 때 한참 동안을 매달아 두고 죽은 후에는 새들이 그 시신을 뜯어먹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나중에는 뼈들이 우수수 떨어지게 됩니다.

십자가형은 저주와 형벌, 그리고 패배와 치욕의 상징이었습니다 치욕 중의 치욕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그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십자가는 영광과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었습니다. 십자가는 패배가 없는 완전한 승리의 의미로 역사 위에 드러났습니다.
십자가만큼 근본적으로 그 의미가 변한 사건은 역사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십자가는 왕 되시고 창조주 되시는 분이 이 땅에 찾아오셔서 죄인이 받을 처형을 대신해 받은 곳으로, 사람들에게 구원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십자가에는 인내가 있고 말로 표현되지 않는 깊은 신바가 담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를 늘 묵상합니다.

당신을 위한 바로 그 십자가, 하나님의 사랑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변화가 없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얼마나 놀라운 변화와 체험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직 느껴보지 못한 친구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대신 고통당하시고,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여서 마침내 십자가에서 죽으신 이 귀한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이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실증하셨습니다."(롬 5:8)

예수님은 착한 사람을 위해서만 죽으신 것이 아니에요. 인생을 가치 있게 사는 이들을 위해서만 죽으신 것도 아닙니다. 경건치 않은 자와 죄인, 원수 된 자를 대신해서 죽으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의 죄 된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시고 대신해서 죽으셨어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고 항상 저지르고 마는 죄 때문에 죽으셨습니다. 우리가 완전하고, 깨끗하고, 착하고, 거룩하고, 순결하고, 완벽해서 대신 죽으신 것이 아니라 아직 죄인이었을 때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어마어마하게 큰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아무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우리를 위해 아들을 주심으로 그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측량할 수 없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조건이 없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이 당하게 될 고통을 다 아셨습니다. 사람들의 멸시천대, 제자들의 배반, 수많은 사람들의 조롱과 욕설, 십자가의 고통, 처절한 죽음을 다 아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실 때 아버지인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하나님은 폭도들이 자신의 아들을 때리고 침 뱉으며 채찍질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아들의 몸을 위감은 가죽 채찍의 매질이 온 살점을 뜯어내고 피가 흐를 때마다 채찍이 아버지의 마음을 휘감는 고통을 겪으셨을 것입니다. 이마에 쓴 가시 면류관의 가시 하나 하나가 예수님의 이마를 찌를 때 하나님 아버지는 심장을 지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로마 병사가 아들의 손과 발에 못 박을 때 하나님 아버지도 온몸에 아픔을 느꼈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린 아들이 옆구리를 창에 찔렸을 때 하나님의 심장도 찔렸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것은 다른 죽음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죽어주는 사랑이 아닙니다. 친구가 친구를 위해 우정으로 죽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죄인을 위해, 원수를 위해 죽어 주는 죽음입니다. 누가 원수를 위해 죽을 수 있습니까?
세상에는 이런 사랑이 없습니다. 세상은 돈이 없으면 따돌립니다. 세상은 능력이 없으면 무시하고, 가난한 자를 멀리합니다. 세상은 아픈 사람을 피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아픈 사람을 위해, 그 버림 받은 자를 위해, 그 눌린 자를 위해 양 손을 내어 못 박히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옆구리에 피를 다 쏟아 부어 주셨고 양 발에 못바혀 주셨습니다. 죽어 가면서도 우리를 사랑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목록에, 여러분의 이름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써 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 떠나지 않는 사랑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하시기 전날 밤 마지막으로 기도할 때 이런 기도를 하셨습니다.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요 17:23)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랑하심같이 사람들도 사랑하신 것을 알게 하소서'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나요? 예수님을 사랑하신 만큼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이것을 모르기에 너무 안타까워하면서 그분 인생의 마지막에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하나니의 엄청난 사랑을 알지도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아요.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네가 완전하기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네가 나의 자녀이기 때문에 그렇다."

예수님은 우리를 진실로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당할 모든 고통을 다 아시고도 그 길을 가셨어요. 인간으로서는 이길 수 없는 그 여섯 시간의 처절한 고통을 다 아셨습니다. 예수님은 가시 면류관의 고통을 아셨어요. 예수님은 39대의 채찍이 주는 고통을 아셨어요. 예수님은 60킬로그램의 통나무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당하는 멸시와 고통과 목마름과 쓰러짐을 아셨어요.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쓰러지고 또 쓰러지다 얼굴이 벽에 부딪치고 땅에 짓이겨서 사람의 형체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절한 얼굴이 되실 것을 아셨어요. 양 손과 양 발이 못에 박혀 당하는 고통을 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가셨습니다. 왜 그 길을 가셨나요? 바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에게 사랑의 증거를 보여 달라고 소리치는 친구들이 있습니까? 십자가를 바로 보세요. 십자가는 사랑의 극치입니다. 이보다 더 큰 사랑의 증거는 없습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이 사랑에 잠겨 보세요.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여러분의 고통을 모른 체 침묵하시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통당하고 계십니다. 당신을, 약하고 못나고 힘들어 하는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신앙과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