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친절하십니까? 그렇다면 다시 질문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친절하면서 사랑하십니까? 친절하기는 하지만, 사랑하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망설이는 청년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친절과 사랑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구약 사무엘상 26장을 살펴보면 자신을 괴롭히는 사울을 피해 미친 척까지 했던 다윗의 절박함이 보입니다. 이제 다윗은 무방비 상태인 사울과 직면하게 됩니다. 26장 8절을 보면 “아비새가 다윗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오늘날 당신의 원수를 당신의 손에 붙이셨나이다” 라고 말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보다 호재가 어디 있습니까?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던 사울에게 보복할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왔습니다. 주변의 동료들도 엔게디 황무지에서 다윗이 사울에게 생명을 보존해 주는 친절을 베풀었으므로 인간적인 도리는 다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이 이제 철저히 보복할 시간을 주셨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전쟁과 같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다른 이들을 누르며 보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또 다시 사울에게 생명을 해하지 않는 친절을 베풉니다. 그는 생존이 절박할 정도의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의 보복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고백합니다. “죽이지 말라 누구든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치면 죄가 없겠느냐 또 가로되 여호와께서 사시거니와 여호와께서 그를 치시리니 혹 죽을 날이 이르거나 혹 전장에 들어가서 망하리라” 이러한 다윗의 모습은 단순한 친절을 넘어서서 사랑을 담은 친절입니다. 더욱 엄밀하게 말하면,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겸손한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쟁과 같은 취업의 문을 뚫고 현실에서의 직장생활에 적응을 하다보면 우리는 이곳이 바로 또 따른 전쟁터라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 느낌을 적절하게 표현한 책이 있습니다. <양복 입 원숭이>은 치열한 생존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법을 정글 세계에서 살아남는 동물에게서 배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직장이나 학교는 이제 치열한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이기지 않으면, 누군가를 밟지 않으면 내가 쫓겨나고 낙오되는 생존경쟁에 크리스챤 청년들이 내몰리는 것도 예외는 아닙니다. 치열한 약육강식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크리스챤들도 나의 직장, 학교 동료들을 경쟁자로 보아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의 시절을 보내면서 “네가 승진하면 내가 위기감을 가지게 되고, 내가 올라서려면 동료를 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세상의 논리가 교회에서도 인정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진정한 친절을 베풀기가 어렵습니다. 대가를 바라고 기대하면서 친절을 베풀게 됩니다. 대가를 바라는 친절, 이것은 우리가 보기에도 참으로 어이없어 보이고 별로 유쾌하지 않은 친절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친절함에 빠져 들어갑니다. 그리고 내가 베푸는 친절도 결국 보상을 바라면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주의 청년들에게 히브리서10장 30절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하시고 또다시 주께서 그의 백성을 심판하리라 말씀하신 것을 아노니…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에 참은 것을 생각하라”
다윗에게 있어서 진정한 고난은 빛을 주신 하나님을 잊어버릴 때 찾아왔습니다. 그에게 최악의 시련은 하나님의 임재를 잃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확신하고 있었기에 결코 자신을 버리지 아니하시며 이 모든 고통의 대가도 하나님이 보답해주시리라 믿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큰 곤경을 겪어야만 한다면 그것을 감당해낼 힘도 주님이 주시리라는 것을 다윗은 알고 있었으며,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에게도 다윗 자신의 신앙고백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악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실 때에도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시며 이 큰 고통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신적인 능력으로 이 모든 고통의 순간들을 해결하기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오직 하나님만을 기다리셨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다림에 응답하셔서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승리를 맛보게 하셨습니다.

지금 여러분 주위에 끊임없는 고통을 주는 존재가 있습니까?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상사나 동료가 있습니까? ‘내가 이 정도 이해해주면 되겠지. 이만큼 참아주면 할 만큼 했어’ 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목표가 되는 주님의 사랑을 은근슬쩍 무시하고 넘어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는 세상의 방법대로 그들을 무너뜨리려 하고, 뒤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그들을 험담하고 비난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 저에게 더 큰사랑을 허락하옵소서. 저에게 고통을 주는 이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더 포용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영성을 허락하소서”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우리의 기도가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울려 퍼질 때 비로소 나의 삶에 친절을 넘어 하나님의 사랑의 영성을 모든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신앙의 삶을 산 다윗에게서 배우며 오늘 겸허한 사랑으로 나의 동료들에게, 나의 이웃에게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