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비(KIBI) 대표 송만석 장로

▶ 키비는 유대인 귀환 사역과 유대인들에게 복음 전하는 사역, 그리고 이를 위한 중보기도에 주력하고 있다. ⓒ구굿닷컴

영어 명칭인 ‘키비’(KIBI)로 많이 알려진 ‘한-이 성경연구소’(Korea-Israel Bible Institute)는 이스라엘의 회복과 유대인 귀환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사역단체’이자, 이스라엘에 관한 ‘연구소’이다.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이스라엘을 위한 중보기도 모임을 해오다 1994년에 설립된 키비는, 크리스천들이 갖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올바른 이스라엘 연구에 주력해 왔으며,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유대인들이 고국으로 귀환하는 것을 지원하는 ‘에벤에젤’ 사역과, 믿는 유대인들을 위한 사역, 극동 유대인 사역 등을 계속해오고 있다.

키비의 창립자이자 현 대표인 송만석(66) 장로는 원래 한국과 미국에서 수학을 전공한 수학자였다. 그는 연세대학교에 컴퓨터과학과를 창설하고 오랜 동안 교수로 재직해 왔다.
1997년부터 8년 간 ‘한국창조과학회’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평생을 과학자로 살면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기 위해 지금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온누리교회(담임 하용조 목사)의 장로로 섬기고 있으며, 그의 가정은 온누리교회의 초기 설립멤버였던 열두 가정 중의 한 가정이기도 하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사역 준비에 여념이 없는 송 대표를 만나 키비사역에 대한 설명과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키비는 ‘선교단체’와 ‘연구소’의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키비의 사역 중 실제적인 선교사역은 무엇인지요

키비의 주된 사역 중 선교사역은 △유대인 귀환 사역 △극동 유대인 사역 △믿는 유대인 사역 △중보기도 사역의 4가지다.
'유대인 귀환 사역’은 구소련 지역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에 귀환할 수 있도록 돕는 국제단체인 ‘에벤에젤’에 협력하는 사역으로서, 5년 전부터 이 사역에 참여한 키비로 인해 한국은 지난해 영국, 미국, 스위스, 독일에 이어 에벤에셀의 국제이사국에도 합류했다.
‘극동 유대인 사역’은 러시아 지역의 가난한 유대인들에게 무료급식과 생필품 등의 물자를 제공하는 것이고, ‘믿는 유대인 사역’은 유대인 출신의 개신교 목회자들을 도와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사역이다. ‘중보기도사역’는 이스라엘을 마음에 품은 사람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는 것이다. 단 세 사람만 모여도 이스라엘을 위한 기도를 한다.

- 그렇다면 ‘연구소’로서의 사역은 무엇이 있나요

‘키비교육원 운영’과 ‘문서, 홍보사역’이 있다. 그동안 키비는 이스라엘에 대해 연구해 온 결과를 서적과 자료들로 출판해 왔다.
키비 교육원에서는 매년 상하반기에 이스라엘의 회복과 구원, 성경과 성지 이해에 대한 전반적인 안목을 갖게 하는 강좌를 열고 있는데, 현재 10기 과정이 지난 13일 개강하여 진행 중이다.
특히 키비는 성경연구소답게 ‘이스라엘의 절기들을 통한 유대인의 영적 유산’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해왔다.
이스라엘의 절기들에는 예수님이 고난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다시 오실 것에 대한 의미들이 내포돼 있는데, 키비는 이러한 의미들을 유대인들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 직접 유월절과 장막절을 재현하며, 그 의미들을 체험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다.
유월절에는 키비 기도동산에 모의 성막을 짓고 대제사장의 의복을 갖춰입은 신학대학교의 구약학 교수분들이 직접 3개월에서 1년 미만 된 어린 양을 실제로 잡아서 번제를 드리는 의식을 갖는다.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후 광야 생활을 기억하기 위한 장막절에는 장막 모형을 짓고 그 의미를 묵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 키비를 설립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1992년 2월, 이스라엘의 회복을 마음에 품은 몇몇 사람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위한 중보기도’를 시작한 것이 키비의 첫 태동이었다. 당시 ‘하나님은 결코 이스라엘을 버리신 것이 아니고, 때가 되면 그들을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그리고 많은 크리스천들이 유대인들을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크리스천들이 먼저 이스라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는 사역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성경 연구를 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유대인들과의 교제를 통해 이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며 키비사역을 준비했다. 이후 1994년에 초교파적 선교단체인 키비를 설립했다.

- 향후 사역방향과 비전은 어떻게 되나요

이스라엘이 회복되어야 함을 전국적으로,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알리는 방향으로 사역할 것이다.
이를 위해 키비는 앞으로도 △이스라엘을 위해 계속적으로 중보기도하고 △유대인 귀환 사역을 위한 재정을 확대하며 △믿는 유대인 사역을 위해 선교사를 파송할 계획이다.
또한 ‘키비 아메리카’를 세우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키비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과 전 미주 지역에 있는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귀환하게 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역을 위해 앞으로 미국의 각 지역에 100여 곳의 중보기도 센터를 세울 계획이며, 이것이 이루어지면 전 세계적인 중보기도 네트워크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 개인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듣고 싶은데요

처음 신앙을 가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이후 미국에 있는 동안 늘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분께 간구하면서 공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낀 것은 1980년 8월, 신앙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던 한 권사님의 권유로 오산리금식기도원에 가서 성령체험을 하면서부터였다. 그 당시 기도원에서 뜨겁게 기도하던 중 방언을 받게 됐고, 앞으로 일평생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한국창조과학회’ 회장도 역임하셨는데,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1980년 8월에 성령을 체험한 바로 다음 주, 통역을 맡아 ‘창조과학회’의 세미나에 참여하게 됐다. 그 때 ‘온 세상이 진화론으로 뒤덮여 있음을 깨닫고, 이것을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먼저 나서서 시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창조과학회 활동을 하면서 ‘하나님의 지적인 면과 위대하심’을 사람들에게 더 알리고 싶었고, 임기 4년의 회장직을 1997년부터 2005년까지 8년간 연임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창조과학회와 키비 사역은 둘 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 잡고, 올바르게 인식시키기 위한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바로잡는’ 사역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수학’을 전공하게 하셔서 ‘원리를 따져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훈련’을 하게 하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웃음)

-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는 ‘지적설계론’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지적설계론의 기본 내용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정교하고 세밀한 설계’에 의해 지어졌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이 세상은 ‘지적 근원’에 의해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을 맹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기까지는 동조하지만, ‘하나님’과 ‘창조’라는 말이 들어가면 무조건 배척하려 하므로 ‘하나님’ 대신 ‘지적설계자’라는 말을 넣은 것이 지적설계론의 요지이다.
따라서 이 논리에는 불신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하나님은 안 믿지만 이 세상이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지적으로 아주 뛰어난 무언가에 의해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지적설계론의 주류는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크리스천들이고, 이들은 불신자로서 지적설계론에 동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지적설계자’가 바로 ‘창조주 하나님’이라고 증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독교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여기기에, 이런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가족들에 대한 소개도 잠깐 듣고 싶은데요

하나님께서 모두 세 명의 아이들을 주셨는데 맏아들은 미국에서 순수물리학을 연구하고 있고, 둘째인 딸은 비뇨기과 의사이며, 그 밑으로 대중가수를 꿈꾸고 있는 막내아들이 있다.
서울대 교수로 있던 아내는 얼마전 정년 퇴직한 후, 현재 미국의 풀러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키비 아메리카’ 사역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 끝으로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한국 교회가 유대인 귀환사역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지고 많이 동참하기를 바란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언젠가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신다는 것과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것, 두 가지가 분명히 기록돼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에 흩어져있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돌아가고 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복음도 땅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놀라운 시대다.
우리가 먼저 이스라엘을 축복하고 이들을 도우면, 우리도 하나님께 복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 한국 교회가 이 귀한 기회를 얻게 되기를 바라며, 이스라엘을 위한 사역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참여가 있기를 기대한다.

조성애 기자 / 2007. 1. 22 / 구굿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