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복음화에 앞장서는 덕천 교회홈 방문을 환영합니다

'당신네 집의 지붕은 비가 오면 새는가? 당신네 암소가 낙태했다지? 당신네 밭의 귀리가 잘 크지 않는다면서? 당신네 포도주가 시어졌다면서? 당신의 머리가 아프다고? 당신의 자식이 죽었다면서?‥‥‥‥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아니면 '빵값이 올랐지? 세금이 치솟았지? 임금이 떨어졌다면서?‥‥‥란 질문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지금 나에게 이런 질문이 떨어진다면 난 당연히 천재지변이나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인재, 국가의 무능력한 행정 등으로 답할 것이다. 그러나 15,16세기 유럽에서는 단 하나 당신의 이웃, 마녀로 변한 당신의 이웃이 라는 답이 강요되었다. 15세기에서 17세기 사이, 유럽에서는 50만 명이 마녀 혹은 마법사라는 죄목으로 화형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의 죄목은 이러하다. 악마와 계약을 맺은 죄: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 죄: 불법적인 악마연회에 참석한 죄: 얼음같이 차디찬 성기를 지닌 낭성 악마인 인큐비(Incubi)와 성교를 한 죄, 여성 악마인 서큐비(Succubi)와 성교를 한 죄.

여기에 보다 현실적인 죄목들이 추가된다. 이웃의 암소를 죽인 죄: 우박을 불러온 죄: 농작물을 망친 죄: 아이들을 유괴하여 잡아먹은 죄. 그러나 악마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공중을 날아다닌, 단 한 가지 죄만으로도 수많은 마녀들이 화형 당했다. 대부분의 마녀로 몰린 사람들은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해야 했고, 재산을 몰수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실 13세기에 이미 마녀사냥제도는 성숙되고 완전한 단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마녀사냥 제도는 마녀와 투쟁하는 단계는 아니었다. 교회는 초기에는 마녀의 고문을 허용하지 않았다. 고문이 허용된 것은 유럽 전역에서 새로 일어나 로마의 10분의 1세와 성례전 독점권을 위협하기 시작한 불법적인 교회조직구성원들에 대해서였다.

예컨대 13세기 경 프랑스에서는 알비겐시안 들이 일어나비국교도파 프랑스 귀족들의 보호 아래 공개집회도 하고 자체 성직자 단도 지닌 세력 있는 독립 교회 조직으로 발전했었다. 교황은 남프랑스를 기독교국으로 유지 보존하기 위해서 성전-알비겐스 십자군 전쟁-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비겐시안들은 마침내 사라졌지만, 왈덴세스(Waldenses), 보드와(Vaudois) 등의 이교종파들이 또 일어났다. 교회는 이러 체제 전복적인 움직임들을 제거하기 위해 종교재판소를 설치하게 되었다.

이 종교재판소는 이 교도를 근절시키는 단 한 가지기능을 하는 준군사적인 특수기관이었다. 종교재판소의 추적 때문에, 프랑스 이탈리아․독일 등의 이교도들은 비밀조직을 만들어 지하로 잠입해 비밀화합을 가졌다. 이교도들이 비밀단체로 변하자 수사가 여의치 않음을 깨달은 교황의 수사관들은 이교도들에게 자백을 강조하고 연루자들을 대도록 고문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다. 고문권은 13세기 중엽 교황 알렉산더 4세에 의해 인정되었다. 고문권이 처음 인정되었을 때 마녀들은 이교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 보호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법재판권이 없었던 교황의 수사관들이 혼란을 느끼고, 악마의 연회라는 것을 이교종파들의 비밀집회와 아주 흡사하다 여겨서, 로마교황에게 1484년 교서를 내려 독일 전역의 마녀들을 근절시키기 위해 완전한 종교재판권을 얻어 낸다.

교서를 받은 인스티토르와 스프랭거라는 두 마녀사냥꾼에 의해 집필된 『마녀들의 햄머』 (The Hammer of the Witches)에는 마녀 색출방법 소추방법․재판방법 고문방법 유죄판정방법 등을 소상히 설명되어 있다. 이제 마녀사냥제도는 이후 200년 동안 전 유럽을 휩쓸 수 있는 완벽한 제도가 되었다.

전투적 메시아니즘 운동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스 시대 팔레스타인이나 로마시대에 일어났던 전투적 메시아니즘적 사건들이 13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일어났던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또한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도 여러 가지 방면에서 이런 메시아즘적 동요의 최 절정이었거나, 아니면 그 부산물이었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났던 메시아니즘 운동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의 메시아니즘적 열정의 폭발은 부와 권력을 독점한 지배계층들에 저항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항거하는 격렬한 메시아니즘적 저항과 더불어 마법신앙이 점점 널리 퍼져갔던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직전 교황은 마녀들의 고문을 허용했고, 이 마법 광란은 통일된 기독교가 그 종지부를 찍었던 16세기와 17세기의 전쟁과 혁명들이 계속되는 시기에 그 절정을 달했었다.

유럽의 대중들은 봉건주의가 붕괴되고 강력한 민족국가들이 출현함으로써 가장 억압받는 시기를 맞게 되었다. 무역과 시장경제, 금융제도의 발달로 토지 소유자와자본가들은 최대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기업을 키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것은 단지 봉건제의 장원의 사유지와 성곽도시의 특징이었던 소규모의 부권주의적 관계를 붕괴함으로써 성취될 수 있는 것이다. 농민들은 생존지와 주택을 잃었고 수많은 무산 농민들은 도시로 떠돌아다니며 임금 노동자로 전락하여 일거리를 찾았다.

빈곤과 소외가 늘어나자, 점점 그리스도의 재림을 예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은 교회의 죄와 사치, 부의 집중, 기아와 질병, 이슬람제국의 확장, 귀족들간의 끊임없는 전쟁 등등으로 이 세계의 종말아 눈앞에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서유럽 메시아니즘의 최고 이론가는 피오레 요아킴(Joachim)이였다. 요아킴은 이세계의 제1기를 성부의 시대, 재2기를 성자의 시대, 제 3기를 성령의 시대라고 믿었다 그는 성령의 시대가 1260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이는 황제 프레드릭 2세가 제3시대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신앙에 근거한 몇 개의 전투적 메시아니즘적 운동의 목표가 되었다.

피오레 요아킴이 예언한 제3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고행자들은 프래질런트(13-14세기 유럽에서 남 앞에서 자기 몸에 매질하여 고행하던 광신자들)운동을 벌이는데, 콘라트 슈미트(Konrad Schmid)가 주도한 메시아니즘적 폭동으로 그 당시 절정을 이룬다. 그러나 종교재판소의 강력한 제재로 슈미트는 자기의 과업을 다 마치기도 전에 화형 당했다.

프래질런트들은 투링기아 지방에서 수년 동안 계속세력을 유지했으나 1416에는 단 하루에 300명이 화형을 당하기도 하였다. 문제를 일으키는 소외된 가난한 자들을 제거하는 방법의 하나는 이슬람제국으로부터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는 성전, 십자군운동이라는 전쟁에 글들을 내보내는 것이었다. 이런 십자군운동들 중 몇 번의 운동은 성직자와 귀족들에게 칼날을 돌려 그들을 무너뜨리려는 메시아혁명으로 변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면 목자들의 십자군운동이 있었다.

본래 보수적이면서도 항상 갈등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교회와 국가의 이해관계와 혁명에로 치닫는 과격한 하층계급의 위협적인 기세 등이 상호 작용하여 유럽은 꾸준히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을 향하여 접근해 갔었다.

후스(Hussite) 신봉자들은 교회재산을 몰수하고 성직자들에게 사도적 청빈생활을 강요했고, 1476년에는 한스 뵘(Hans 83hm)이라는 목자가 성모 마리아를 보았다고 나서서 모든 사람들이 계급차별 없이 살날이 올 거라고 했다.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으로 궁극적으로 성취한 것들은 세속권력과 교회 두 쪽을 모두 경악케 했던 이런 전투적 메시아니즘 전통의 운동들과 따로 떼어서는 이해 될 수 없다.

루터도 자신이 종말시대에 살고 있다 하였으나, 그의 사상은 무장봉기보다는 설교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도래케 하는 것이어서 혼란을 증가시킬 위험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제자 토마스 뮌처(Thomas Miintzer)는 농민군의 사령관직을 맡고, 뮌처의 제자 한스 후트(Hans hut)는 1528년 그리스도의 재림을 선포하는 등의 전투적 활동을 계속하였다. 멜코이르 호프만, 얀 마티스(Jan Mattys), 올리버 크롬웰의 '신형군대(New Model Army)', 게라르 스텐리(Gerrard Winstanly) 등의 종교개혁의 과격파들 또한 18세기와 17세기 초반까지 총력전을 계속했다.

마법 광란 VS 전투적 메시아니즘 운동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마법 광란의 시작과 유럽의 메시아니즘의 시작과는 연대기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녀사냥제도는 유럽에 제3시대에 대한 예언들과 메시아운동들이 들끓듯 일어나기 시작할 무렵에 이노센트 8세가 인준했던 것이다. 마법광란은 종교개혁의 후유증이 남아 있을 때-루터나 칼빈도 모두 마법의 위험성을 깊이 꽉신하고 있었다-에 절정을 이루었다.

메시아적 저항운동과 마법 광란이 평행을 이루고 전개되는 까닭의 실제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마법 또한 사회 저항운동의 한 형태로 보아지지만, 마녀사냥이 마법이란 저항운동을 누르기 위해서 일어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적으로 마녀라고 몰리는 사람들은 그다지 세력이 없는 이들로 지배계급에게 위기감을 주는 존재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밑바닥에서 좌절을 하고 불만을 품을 수는 있겠지만 그들의 모임에서 기존질서에 심각한 저항을 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15세기 전투적 메시아니즘 전통의 대반란들을 진압하기 위해 자원이 밑바닥이 났을 때 , 교회가 마녀 진압 같은 일에 노력을 집중했던 건 무슨 이유일까?

마녀 사냥꾼들이 마녀를 다루었던 걸 생각해보면, 그들은 끊임없이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을 요구하는 수사를 하여 마녀 공급을 원활히 했던 것 같다. 그들은 쉬지 않고 마녀를 만들었으며 사람들에게 마녀는 위험한 존재란 인식을 심어주었다. 마녀사냥제도는 너무 교묘히 만들어졌었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며 무척이나 잔혹하고 완강한 제도였다. 즉 마녀사냥제도는 제도 자체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이고 잔혹, 완강하게 유지되어온 이해관계에 의해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마법제도와 마법 광란은 마녀 사냥꾼들이 주장한 목적과 달리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결과들을 가지고 있다.

'당신네 울타리를 부수고, 당신의 농토를 탐내는 것은 바로 이웃, 마녀로 변한 이웃'이라는 해답을 던져주면서 교회와 국가는 뒷짐을 지고 웃을 수 있었던 것 이였다. 아니 한술 더 떠 가공의 적들을 처치해주는 용감한 백성들의 기사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결국 마녀 광란은 결함이 있는 제도적 구조를 방어하는 필수적인 수단의 하나였던 것이다. 마녀 광란이나 전투적 메시아즘 운동은 모두가 부분적으로나마 기존 교회의 지지를 받고 있었던 일반 종교적 주체를 체현시키는 것들 이였다. 그것들은 모두 기존의 생활양식의 의식 위에서 생겨난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전투적 메시아즘은 가난한 자들과 무산자들을 단합시키고, 집단 소명감을 주었고, 사회의 지배계층과 대립할 수 있는 기운을 주었다. 그러나 마녀 광란은 가난한 자 무산자들의 저항운동 가능성을 박탈하게 하고, 서로 의심하게 했으며, 소외감과 공포감을 불러와 지배계급에게 의존하게 한 것이다

이상은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 에서 언급한 부분들을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본 것이다. 종교개혁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루터와 칼빈을 제쳐두고, 마녀광란과 전투적 메시아니즘 운동이라는 구석진 곳에 있어야만 할 주제를 끄집어 낸 것은,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일어나기 까지의 과정을 더 재미있어 하는 나의 취향 때문이다.

역사에는 물 위에 둥둥 떠서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는 사건이 있고, 깊이 가라앉은 사건이 있다. 이 둘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위에 것을 잡아 당겨보면 무수히 많은 실에 의해 얽혀 딸려오는 아래의 사건들을 볼 수 있다.신앙의 자유를 찾았다는 종교개혁의 결과를 말하기 이전에 이러한 바탕 사실 하나 하나를 알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 하나! 모두가 그렇다고 외고 있는 사실보다는 나는 이러한 역사가 재미있다.

참고문헌

마빈 해리스, 『문화의 수수께끼』 ,한길사, 1997

브린튼 외, 『세계 문화사 3권』 ,을유문화사,1963

이민호, 『서양문화사』 ,느티나무,1992

독자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