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동적이다. 가만히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인다. 행정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는 병에 걸렸거나 아니며 죽은 행정이다. 그래서 행정은 과정이다. 행정은 앞의 과정과 뒤의 과정이 서로 맞물려가면서 순환한다. 그래서 행정은 돌고 돈다. 이런 순환과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행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행정의 순환과정 하나하나는 행정의 기능과도 관련이 있다. 하나의 과정 자체가 행정활동이 가지는 하나의 기능을 나타낸다. 본 고에서는 행정의 과정적 기능 또는 기능적 과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 훼욜의 다섯기능
일반행정에서 행정의 과정에 대하여 처음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한 사람은 프랑스의 학자 훼욜(Henri Fayol)이다. 훼욜은 행정활동을 크게 6개의 군(群)으로 구분하여 다루고 있다. 기술활동, 상업활동, 재정활동, 안전활동, 회계활동, 관리활동이 그것이다. 여기서 재정활동은 자본의 조달과 최적의 이용에 관한 활동이며, 회계활동은 재고조사, 장부정리, 비용, 통계 등의 활동을 가리킨다. 무엇보다 훼욜은 관리활동을 5개의 요소를 제시하므로 과학적인 관리론의 연구에 크게 공헌을 하였다. 훼욜은 관리활동인 행정을 계획 - 조직 - 지휘 - 조정 - 통제라는 다섯 요소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훼욜은 이 다섯 가지 요소를 행정의 주요 기능으로 보았다. 훼욜의 이런 연구는 행정의 과정과 기능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지침으로 작용하게 된다.
①기획 :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여러 단계의 활동을 세우는 과정이다.
②조직 : 인적 조직과 물적 조직을 편성하는 과정이다.
③지휘 : 모든 구성원들이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④조정 : 모든 운영을 조화시키고 분사된 노력을 통합시키는 활동이다.
⑤통제 : 결과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과정이다.
2) 규릭의 POSDCoRB
훼욜의 영향을 받은 규릭(Luther Gulick)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의 직무를 기능적으로 분석연구하여 행정책임자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정리하였다. 규릭은 이를 통하여 행정은 기능을 행정의 과정에 맞추어 7가지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각 기능의 첫 글자를 따서 POSDCoRB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규릭이 제시한 행정의 7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다.
①기획(Planning) :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하여야 할 일과 그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윤곽을 정하는 일
②조직(Organizing) : 설정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업무를 배분하고 규정하며 조정하는 책임과 권한을 공식적으로 수립하는 일
③인사(Staffing) : 직원을 채용하고 훈련하며 작업에 유리한 모든 조건을 유지하는 등 일체의 인사에 관한 일
④지휘(Directing) : 조직의 주도자로서 끊임없이 여러 가지 결정을 하며, 그 결정을 구체적이고 일반적인 명령 및 지시와 봉사의 형태로 전달하는 일
⑤조정(Coordinating) : 작업의 여러 부분을 상호 관련시키는 일
⑥보고(Reporting) : 기록, 조사, 연구, 감독을 통하여 자기 자신은 물론 상하급 직분자에게 그 상황을 알려 주는 일
⑦예산(Budgeting) : 재정계획, 회계 및 재정통계의 원칙에 따라 예산을 편성하는 일
3) 허어시와 브랜차드의 행정과정
폴 허어시와 캐너드 브랜차아드는 「조직행동의 관리」에서 행정의 과정을 기획기능-조직화기능-동기부여-통제기능을 순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네 가지 과정은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네 개의 과정이 순환적인 화살표로 연결이 되며, 각 과정 서로 간에는 양방향 화살표로 상호연관성을 나타내고 있다. 필자의 컴퓨터조작 미숙으로 그 화살표를 그려넣지 못하였음을 양해 바랍니다.)
4) 찰스 티드웰의 교회행정과정
찰스 티드웰(Chales Tedwell)은 교회행정연구가이다. 티드웰은 교회행정의 과정을 ①목적설정 - ②목표설정 - ③프로그램작성 - ④기구의 조직 - ⑤인적 자원확보 - ⑥물리적 자원확보 - ⑦재정확보 - ⑧통제로 제시하였다. 티드웰은 이러한 구분은 행정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밝혀주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획과 조직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세분화 시켜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기획과정은 목적설정, 목표설정 그리고 프로그램 작성으로 세분화 시켰고, 조직과정은 기구의 조직, 인적 자원의 확보, 물리적 자원확보 그리고 재정확보 등 4가지로 자세하게 분류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티드웰의 행정과정은 기획과 조직의 과정에 역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티드웰의 이런 과정론은 교회행정연구에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복잡한 듯한 일련의 행정과정을 계획(plan)-실행(do)-평가(see)라는 세 과정으로 단순화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행정이란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본 것이다. 이런 단순화된 설명은 작은 규모의 교회나 단체에 적용하기에 편리하다. 무슨 일을 하던지 먼저 계획을 세우고, 세운 계획을 실행하고, 실행한 계획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사실 이 간단한 과정을 잘 살려도 규모있고 효과적인 행정 활동이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여름휴가철을 맞아 전교인 수련회를 한다고 했을 때, 행사의 목적이나 내용과 규모를 정하고 예산과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일시와 장소를 정한다. 여기까지가 계획에 해당한다. 그리고 수련회에 대한 본격적인 홍보와 접수 그리고 조편성, 프로그램의 진행 등이 실행에 해당된다. 수련회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점검을 하고 수정보완 조치를 취하며 수련회를 차미고 나서도 수련회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하고 다음 수련회를 위하여 기록에 남긴다. 이것이 평가에 해당되는 행정활동이다.
흔히들 교회를 방주에 비유하기도 한다. 일련의 행정과정을 항해에 비유하여 설명할 수 있다. 항해를 위해서는 먼저 어디로 항해를 할 것인지 항해의 방향을 잡고 일정을 정해야 한다.(기획) 항해 일정이 다 잡혔으면 이제는 항해에 필요한 사람을 모으고, 예산을 확보하고, 물자를 챙기는 등 항해에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조직) 이렇게 항해를 위한 계획과 준비가 끝나면 이제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된다. 돛을 올리고 항해가 시작되면 이제 선장은 선원들의 사기를 앙양하고 격려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부족한 것은 없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살펴가면서 순항하도록 해야 한다.(항해-지휘) 다음은 항해 도중 선원 상호간에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고, 기관과 기계의 여기저기에 기름을 치는 등 항해도중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윤활-동기부여) 성공적으로 항해를 마친 후에는 새로운 항해를 위하여 기관을 점검하고 정비해야한다. 사실 이러한 점검과 정비활동은 항해를 마친 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항해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발견된 문제점은 즉시 보고 되고 정비되어야 한다. 정비의 시기를 놓치게 되면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많은 손실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정비-평가와 시정조치)
(그럼 다음 글에서 행정과정에 따른 자세한 사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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