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돌이켜 그 따르는 것을 보시고 물어 이르시되 무엇을 구하느냐 이르되 랍비여 어디 계시오니까 하니(랍비는 번역하면 선생이라.) (38절, 개역개정)
가시나무 새는 결코 울지 않지만 죽음에 직면하면 최초이자 최후의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가시에 심장을 찔린 채 부르는 그 마지막 노래는 처절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자기의 생명을 바쳐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가시나무 새를 닮은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일먼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님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이 떠오릅니다. "그분은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이 말 한마디는 요한이 도달한 영성의 깊이를 그대로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로 넘어오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제자 두 명과 함께 있을 때 예수님이 그들 곁을 지나가고 계셨습니다. 요한은 예수님을 눈여겨보며 말했습니다. "보라.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36절) 이 말을 들은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그때 예수님은 곧 돌아서서 그들에게 물으십니다. "무엇을 구하느냐?" (표준새번역/"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 이 말씀은 요한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첫 말씀입니다.
이것은 예수님께 나오는 사람들에게 던져지는 첫 번째 질문인 것입니다. 우리들도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무엇을 구하려고 주님께 나왔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솔직하게 "축복이요, 공부 잘하는 거요, 건강이요, 돈이요" 하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주님은 구하는 자에게 주신다고 했으니까 정말 원한다면 주실 거예요. 하지만 주님은 조금 서운하기도 하실 거예요. ‘더 좋은 것을 구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면서 말입니다.
두 제자는 "랍비여, 어디 계시오니이까?" 하고 묻습니다. 이것은 머물고 계신 숙소를 묻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그게 아닐 겁니다. 이 말은 주님과 함께 있으면서 가르침을 받고 진리의 샘물을 마시고 싶다는 은근한 소망의 표현입니다. 이 질문에 예수님은 짧게 대답하십니다. "와서 보아라."
예수님께로부터 배우고 싶은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야 그 분이 누구신지, 그분이 내게 있어 어떤 분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두 제자는 이제 결단을 해야 합니다. 뒤돌아서 요한에게로 돌아가든지, 예수님과 함께 가든지 말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같이 가서 그분이 머물러 계시는 곳을 보고 그 날 그분과 함께 지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미리 알고 간 것이 아닙니다. 다만 예수님과 함께 갔을 뿐입니다. 두 제자가 예수님을 따라나설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습니다. 싫어하는 친구가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내보이며 함께 가자고 하면 가겠어요?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천국에도 안 간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신뢰하는 사람이 함께 가자고 하면 그 곳이 어디든 간에 함께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예수님이 가자고 하는 곳에 가고 있나요? 우리가 그분을 만나려면 갈릴리로 가야 합니다. 성지 순례를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아픔이 있는 곳, 눈물이 있는 곳, 상처가 있는 곳, 바로 그 곳이야말로 예수님을 만날 곳이라는 말입니다.
두 제자는 예수님과 하루를 함께 보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제자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머물면서 예수님의 걸음걸이, 앉음새, 말씨,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에게서 풍겨 나오는 생명의 향기를 맡았을 것입니다. 또 그분 곁에 머무는 동안 제자들은 예수님의 영을 통해 자기들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경험했을 겁니다. 자기들이 변화되고 있음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그들은 하루를 예수님과 함께 지냄으로써 영원히 예수님 안에 머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 나서면 예수님은 우리를 향해 돌아서십니다. 마치 기다리셨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눈여겨보시며 물으십니다. "너는 무엇을 구하느냐?"
여러분,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깊이 생각하십시오.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을 구하십시오. 바로 예수님 말입니다. 예수님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은 생명의 열매를 많이 맺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잊지 마세요. 우리는 주님께서 눈여겨보고 계신 존재라는 것을 말입니다.
◎ 함께 고민하기 내가 주님께 구하고 있는 것은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인가요?
(기독교교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