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불교의 약사

  원불교는 1916년에 교조 소태산 대종사(少太山大宗師) 박중빈(朴重彬)이 대각한테서부터 비롯된다. 소태산은 1891년 5월 5일 전남 영광군 백수면 길용리 영촌마을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벌써 우주와 인생에 대한 회의를 품고서 자랐다. 아버지가 지정한 서당에 다녔으나 전래의 교육 방법으로서는 그의 의문을 풀어 주기는커녕 더 많은 의심만이 쌓여갈 뿐이었다.
  해답을 얻기 위해 산상기도와 도사를 찾는 데에 열중하였으나 결국 외부로부터의 명쾌한 문제 해결을 얻지 못한 채 오직 독자적으로 고된 수도 생활에만 전념해 나갔다. 5년에 걸친 침잠 끝에 1916년 3월을 기하여 큰 깨우침을 얻고 깨어난 그에게 기적처럼 우주와 세계의 질서가 명료하게 계시된 것이었다.
  그 질서란 바로 "萬有가 한 個性이며 萬法이 한 근원이다. "라는 것인데, 不生不滅과 因果應報의 진리를 천명하였던 것이다. 큰 깨우침을 얻은 소태산은 현실 사회상의 어려움은 지도자의 부재, 민중의 무지와 타성에서 비롯되었음을 진단하고서는 어디까지나 새도덕 확립을 모색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각오로 제자를 불러 모아 교단을 구성해 나갔다.
  "물질이 開闢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기치 아래 최초의 9인 제자와 같이 저축조합을 결성하여 근검 절약, 허례 폐지, 금주 단연으로 경제의 기반을 다지는 데 솔선해 나갔다.또한 자신이 보유한 전재산을 매각하여 조성된 기금으로 1918년에 간척 사업을 벌여 악전고투 끝에 그 이듬해 3월 준공의 보람을 얻었고 간척한 2만 6천평의 새 농원을 貞觀坪 이라 명명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간척 사업인데, 장비도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인력만으로 이루어진 대역사였기에 참으로 영혼과 육신이 일체된 실지 표본을 구현하고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은 촉진제가 되었다.
  3·1운동이 일어나자 소태산은 물리적 총돌보다는 민중에게 無我奉公의 정신을 불러 일으키고 공익 실천의 바른길을 깨닫도록 하기 위하여 9인의 제자와 함께 대기도를 시작하였다. 이 기도는 새 시대의 인류 구제를 위한 종교운동으로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일관하였는데, 4월부터 7월까지 계속해 나갔다. 3개월 만인 7월 26일 최후의 기도에서 혈인서천(血印誓天)의 大聖事를 이루었으니 이 날을 法認節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교조와 대각에 이른 경로와 실제 내용이 불타의 수행과 유사하다고 하여 1919년 10월에 佛法硏究會 期成組合이라 명명하고 모든 기록에는 일제히 불법의 名號를 소개하고 일반 민중이 쉽게 진리를 터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새 교법을 초안하기 위해 변산반도에 있는 월명암에 기거하였다. 그 곳에서 새 동지를 규합하면서 1920년 4월에 인생의 要道, 四恩四要와 공부의 要道, 三綱領 八目蘿을 주 내용으로 하는 교리의 강령을 발표하고, 이어서 『조선불교 혁신론』 , 『수양연구 요론』 등을 간행하였다.
  1926년 4월에 徐中安 등이 발기인이 되어 이리에 있는 普光寺에서 불법연구회 창립총회를 열고 소태산을 총재로 추대하였다. 같은해 9월부터 익산군 북일면(현 이리시 신룡동)에 터를 잡아 6만여평의 황무지를 개간하여 총무 본관을 신축하였다. 이 곳에서 모여든 제자를 데리고 주경야독으로 영육쌍전(靈肉雙全)을 실천하고 정기 훈련법과 상시 훈련법을 제정하여 인재 양성에 이바지하였다.
  소태산의 理事竝行의 실천으로 급기야 교단의 체제가 잡혀 나가자, 각종 교서 발간과 교세 확장에 따른 교화 기관지를 발행하는 등 지속적인 교화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1935년 總部大覺殿을 준공한 이후 신앙의 대상으로 心佛一圓相을 봉안하였다. 같은해에 약업사 普和堂을 개업하여 교역자들 스스로 직접 운영하여 자활 자전하려는 토대 마련에 나서기도 하였다. 1938년 心佛-圖內譯及誓願文을 발표한 이후 일원상은 교단의 최고 宗旨로서 각 교단은 물론 가정에 봉안하게 되었다. 이렇게 응집된 힘으로 종교운동이 활발해지자, 곧 일제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일제는 친일적 단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단체를 불허하는 가운데도 일본이 불교국이었기 때문에, 불법연구회만은 공공연히 탄압하지는 않았다.
  다만 신사참배, 징병, 징용 식량공출 등으로 못견디게 괴롭히면서 불교연맹이라는 일인 승려단체에 참여시켜 皇道佛敎化를 획책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소태산은 오로지 영육쌍전과 이사병행을 실현코자 전북 완주군 삼계면 수계리에 대단위 농장을 개간해 나갔다. 여기에는 인근 주민 다수와 교역자들이 합세하여 과수원, 축산 등을 다목적으로 운영하여 자립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불교로서 산업보국하겠다는 집념을 불태워 나갔다.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해온 소태산은 1949년에 『교리도(敎理圖)』 와 『전법게송(傳法揭頌)』 을 발표하고 일원의 진리를 종지로 하는 교리총서인 『佛敎正典』 을 펴낸 뒤 53세를 일기로 열반하였다.
  2대 종법사로 추대된 정산(鼎山) 송규(宋奎)는 일제 말기의 노골적인 탄압 정책에 맞서 대처해오다가 조국 광복을 맞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교단을 굳건한 기반 위에 구축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체적으로 귀환 동포와 학병들을 위한 전재(戰災) 동포의 구호사업을 위시하여 고아, 노인들을 상대로 급식 및 치료 사업을 벌여 나갔다. 한편, 교단에서는 교육 입국을 전제로 우선 교역자 육성 기관으로서 唯一學林(현 원광대학교 전신)을 설립하였다.
  1947년 4월에는 불법연구회의 간판을 내리고 정식 교명을 원불교라 개칭하고 재단법인 원불교의 등록을 필한 뒤 종법사와 2원6부의 敎制를 주로 명시한 원불교 敎憲을 송포하였다. 1953년 개교 36년의 제1대 聖業奉贊會를 거행하였는데 교당 50개에 교역자 260여명을 포함하여 3십2만명 교도를 포용하는 종교가 되었다.
  교단의 목표 사업으로는 교화, 교육, 자선의 3대 사업으로 정하고 유일화림을 모태로 하여 圓光大擧을 설립하고, 중등부는 원광남녀중·고등학교를 세워 그야말로 원광학원군을 형성함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을 보게 되었다. 1958년 교전교서의 편수발간기관으로 正化社를 발족하고 교조 소태산 정사의 언행록인 『大宗經』 의 편찬에 착수하여 正典과 합본한 『圓佛敎敎典』 을 펴내었다. 2대 정법사인 송규는 三同倫理 즉 同源道理, 同氣連契, 同척事業이라는 대윤리를 선포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불교의 발상지인 영광에다 제2의 간척사업을 벌여 전답을 일구어 내는 등 지대한 공적을 세우고 1962년에 향년 62세로 입적하였다.
  3대 종법사로 추대되어 敎統을 계승한 大山 金大擧는 세계 교화를 위한 도약의 한단계로 교제재편을 통한 내적 충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지도력을 발휘해 나갔다. 1차 사업으로 교서를 저술하는 데 주력하고 淵源經典인 『佛祖要經』 과 『禮典』 , 『聖歌』 , 『정산종사 법어(鼎山宗師法語)』 , 『圓佛敎敎史』 , 『敎憲』 등을 차례로 편찬해 내었고 1963년부터는 교화 삼대 목표를 설정하여 거교적으로 추진하였다.
  1963년에 개교 반백년 기념사업회를 출범시키고 1971년 10월에 행사를 거행하였다. 이때 대산종법사는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일원 세계'라는 一圓主義를 제시하여 교단을 초월하고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인류 공영에 모든 이념과 교리가 일치해 나갈 것을 천명하였다. 
  1985년 원불교 창립 2대말('1대말'은 32년을 가리키는 말)과 대종사 탄생 100주년성업봉찬 사업회를 발족하여 교단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국제연합과 같은 국제종교연합기구(UR)의 창설을 통해 궁극적 목표를 향해 종교 본래의 사명 완수와 종교의 대동 화합을 위해 총매진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주장을 펴는 한편, 교화, 교육, 자선의 관련 사업을 계속 전개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