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인권단체 중국원조협회(CAA)는 최근 ‘중국 가정교회 박해상황 보고서’를 발간, 중국정부가 지난해 가정교회를 폐쇄하고 기독인들을 체포, 구속하는 패턴을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가정교회 지도자들에게는 온갖 혐의를 뒤집어씌워 구속, 수감하는 대신 가정교회 성도들에게는 관대한 처분을 내려 정부의 공인 교회인 ‘삼자교회’에 편입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 이는 국제사회에 중국의 종교자유 상황이 꽤 호전되고 있음을 알리려는 조치 중 하나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안이 직접 교회에 쳐들어가 예배를 중단시키고 지도자들을 연행하는 교회난입 사건도 2005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또 체포된 기독인 수도 65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차이나네트워크연구소(CNI)에 따르면 2005년 중국 20여 성에서 외국인 목회자 및 선교사 17명을 비롯하여, 1317명의 가정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이 체포됐으며 이들은 24시간에서 수개월 동안 조사를 받고 노동을 강요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구속자는 모두 가정교회 지도자들이었다. 2005년 구속자 가운데 평신도가 상당수 포함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는 평신도들을 현장에서 직접 심문하고 석방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실형을 선고받은 가정교회 지도자는 18명에 달한다.
지도자들에 대한 구속사유도 다양했다. 안후이성의 왕짜이칭 목사와 산둥성의 류샤화 목사 등은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성경을 인쇄, 유상 또는 무상으로 배급하려고 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뒤 왕 목사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오순절파의 대표적 지도자인 장룽량은 외국으로 불법 도주하려 하고 여권을 위조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6월 7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교회 지도자들의 부도덕성을 부각시켜 교회 이미지를 추락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부는 삼자교회에 대한 통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산시성 핑루현의 종교사무국은 삼자교회를 담임하던 후칭화 목사를 교회관리를 잘못했다고 목사자격을 박탈했다.
인신 구속은 대폭 줄어든 대신 교회를 철거하거나 폐쇄하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저장성에서는 수천 명의 무장경찰이 4대의 굴착기까지 동원, 신축 중이던 샤오산 당산교회를 강제로 철거하는 등 세 차례나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린성과 푸젠성에서도 교회 강제철거가 이어졌다. 네이멍구 광둥성 산둥성 안후이성과 상하이의 가정교회들도 강제 폐쇄됐다. 가정교회와 외국 기독인·기독단체간 교류도 봉쇄됐다. 가정교회 지도자들의 모임 장소는 물론 외국 기독인들이 베이징에서 가정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신학을 교육시키던 현장을 급습, 전원 연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은 허난성 윈난성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도 발생했다. 특히 저장성과 허난성 가정교회에 대한 박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심했다. 이는 이 지역에서 가정교회가 크게 부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46명이 구속되고 9차례 공안의 교회급습 사건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교회 세 곳이 철거되거나 파괴됐고 10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3월13일 원현에서 벌어진 교회단속에서 체포된 71세와 21세의 여성 2명은 전라로 심문 받을 것을 강요당했다. 또 장애인 목회자 리공서는 심하게 구타를 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왕백산 선교사는 “종교사무국 예사오원 국장이 최근 베이징대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열린 두차례 비공개회의에서 중국 기독인구가 가톨릭 신도를 포함, 1억3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전하고 “이는 중국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기독인 수 1600만 명과는 판이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해 기독교 박해상황 변화는 교회성장의 원천인 지도자와 모임장소를 통제, 사회적 불안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계산법이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함태경 기자 / 2007. 2. 4 / 국민일보
21C ‘뜨는 인도’에서 선교는 더 어려워진다
다민족 체제 유지 위해, 특히 기독교 박해 심해
지금 전 세계는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친디아’(Chindia)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는 것처럼, 인도는 중국과 함께 21C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계경제 정세의 물결을 타기 시작하면서 인도는 타 국가와 문화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하지만,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여전히 지속되거나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선교사역자의 보고다.
이는 종교·언어·풍습·생활방식 등이 판이하게 다른 4,635개의 종족들을 가까스로 하나로 묶기 위해, 인도 정부가 힌두교를 제외한 다른 종교들의 세력 확장에는 많은 제약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힌두교 표방하는 대부분의 주(州), ‘기독교 박해’
인도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고 있어, 각 주에 따라 힌두교 외에 이슬람교·시크교·기독교 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기독교를 표방하고 있는 동북부의 나가랜드·마니푸르·미조람 주는 전체인구의 75% 이상이 크리스천이며, 나가랜드 주의 경우 공무원이 되려면 반드시 신학교에 다녀야 할 정도다. 반면에 북부의 ‘잠무 카시미르 주’와 남부의 ‘안드라프라데시 주’는 주민들의 거의 대부분이 무슬림으로 이루어진 이슬람 주이다.
하지만 현재 인도 대부분의 주는 힌두교를 표방하고, ‘개종반대법’을 내세워 타 종교로의 개종을 막으며 타 종교인들의 활동에도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독교는 지역에 따라 공식적인 복음전파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13년간 인도에서 사역해온 바울선교회 임상순 선교사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심한 곳에서는 주민들이 몰려와 예배당을 방화·파손하고, 사역자를 폭행하며 심지어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구 종교인 기독교가 ‘인도사회 붕괴시킨다’고 여겨
이렇게 인도 대다수의 주가 기독교를 박해하는 주된 요인은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면 국가가 분열될 위험이 있고 ▲힌두교로 표방되는 인도사회의 전통들을 기독교가 모두 부정하고 있으며 ▲기독교는 서구종교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과거에 한 나라였던 현재의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각각 1947년과 1971년에 분리 독립해 이슬람국가를 세웠던 역사적 아픔을 겪었다. 이에 인도는 더 이상의 국가 분열을 막기 위해 기독교 세력의 확장도 막고 있는 것이다.
임 선교사는 “기독교를 표방하는 주인 나가랜드·마니푸르·미조람 주도 현재 독립을 외치며 반군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긴장한 인도정부가 기독교를 곱지 않는 시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B.C. 3천년 경부터 인도에서 형성돼 온 힌두교는 인도인들에게 ‘종교’라기보다 인도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정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애니미즘에 기초한 3억3천만여 개의 신을 믿는 이들에게 기독교의 유일신 사상은 큰 도전이다. 특히 기독교는 힌두교도들이 행하는 신분제도인 ‘카스트’와 여자아이를 신전의 창기로 바치는 제도인 ‘데와다시’(Devadasi), 그리고 남편이 죽으면 아내도 같이 불태우는 제도인 ‘사띠’(Sati) 등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힌두교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임 선교사는 “이들은 지난 수천년 간 인도를 묶어 온 끈인 ‘힌두교 전통’들을 부정하고 있는 기독교를 인도사회를 붕괴시키는 요인이라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는 19C 중엽부터 이후 백여 년 간 영국의 지배를 받아와 ‘기독교는 서구의 종교’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기독교 박해의 한 요인이라고 한다.
시골지역으로 흩어져 현지인 사역자 양성하길
이렇게 점차 인도선교가 어려워지는 현 상황에서 한인선교사들이 ▲도시에 집중하는 것보다 시골지역으로 흩어지는 것 ▲현지인 사역자를 세워 이들이 복음 전하게 하는 것 ▲청년층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임 선교사의 의견이다.
인도의 한인선교사는 근래 4~5년 사이에 계속 증가해 현재 450여명에 이르지만, 주로 뱅갈로와 델리 등의 도시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인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시골지역으로 흩어져 사역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지인 사역자가 세워져야 하는 까닭은 인도정부가 외국인들의 기독교 전파를 더욱 막고 있어, 한인선교사들의 공식적인 선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임상순 선교사는 “선교사의 신분을 드러낼 수 없는 한인선교사들은 현지 목회자들을 재교육해 사명감 있는 사역자로 양성해 내고, 이들과 협력하며 후원해 주는 위치에 서는 것이 가장 적합하고 바람직한 사역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청년들을 발굴해 인도복음화에 비전을 가진 일꾼으로 키우는 것도 한인선교사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사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