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자그마한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경리일을 하는 여직원입니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로 마음이 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보다 일찍 입사했고 나이도 몇 살 많지 않은데, 업무 시간에 스타킹을 사다 달라는 등 자주 개인적인 일을 시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변 제가 대학원을 마치고 사병으로 군대에 갔을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같은 부대에 학교에서는 후배였지만, 장교 복무 과정을 거쳐 장교로 임관해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설계실에 앉아 있는 제 어깨에 손을 얹으며 “뭐, 힘든 일없냐?”라고 묻는데 너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네가 내 어깨에 손만 얹지 않았다면 나는 힘든 일이 없다.” 고 소리를 질러주고 싶었습니다. 그 때 만약 소리를 질렀다면 속은 시원했겠지요. 그러나 제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보여졌을까?'에 대해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저는 힘들 때마다 입대할 때 외우고 들어간 성경 말씀을 암송했습니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라 불평하여 말라 행악에 치우칠 뿐이라”(시 37:8).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때 받은 인격 훈련이 지금 목회를 하고 있는 저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스타킹 심부름을 시킬 정도의 사람이라면 만일 자매님이 얼굴을 찌푸릴 경우에 더 괴롭힐 것 같아 염려가 됩니다. 오히려 밖에 일을 보러 나갈 때, “일이 있어 나가는데 부탁하실 일없으세요?”하고 먼저 질문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런 심부름을 시킬 때, “조금 있다가 밖에 업무 차 나갈 일이 있는데 그 때 사와도 되겠죠?”라고 대응하는 방법도 좋겠습니다. 무례한 정도가 심한 상사일 경우에는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지혜롭게 그 질문을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일이 바쁜 경우에는 당연히 “지금은 일이 조금 많은데요. 일 끝내고 가면 안 될까요?”라고 답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런 상사에게 조용히 찾아가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삼가해 달라고 부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분 같아서야 대접받은 대로 한 번 해대는(?) 것이 시원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떤 것이 복음에 유익할 것인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에 대한 성경의 대답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행동 지침이 됩니다. 아무쪼록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롬 12:21).
『성경으로 풀어보는 직업인의 고민』(한세) / 직장사역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