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앞을 내다보는 목회구상을 위하여
2005-09-08 20:27:45 read : 2009
10년 앞을 내다보는 목회구상을 위하여
홍정근 목사(연동교회, 장신대 강사)
최근 미래 현상에 대한 연구와 관련하여 대담한 책들이 나왔다. “10년 후 ... ”라는 제목이 붙은 책이다. “10년 후” “10년 후 나” “10년 후 한국” “10년 후 세계” “10년 후 한국교회”사실 10년 후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변화의 속도로 무척이나 빠르고 변화의 내용이나 범위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다양한 과학기술의 발달이 동종교배를 넘어 이제는 이종교배를 통한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회를 어떤 방향, 어떤 모습으로 바꾸어갈지를 예측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미래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1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하면 그 결과물들은 활자화된 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여간한 용기가 아니고는 힘들다. 그럼에도 “10년 후 ... ”에 대한 책들이 줄줄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변화가 빠른 만큼 발 빠른 준비와 대응이 요청되기 때문일 것이다.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변화와 경쟁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는 무언의 경고가 책의 제목에 담겨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그래서 10년 후에 예측이 빗나가 혹 쏟아지게 될지도 모를 비난을 무릎 쓰고 10년 후를 예측해 보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꽤나 보람 있는 일이라 하겠다.
한 때 우리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10년 세월이 그만큼 긴 세월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는 지금 10년이면 강산이 여러 번 변하고 바뀌는 시대를 살고 있다. 강산이 변하는데 10년이나 걸릴 것이 없다. 우리의 목회 환경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제 속도 경쟁이 보편화된 시대에서 10년 후면 지척이다. 목회자에게 있어서도 10년은 느긋하게 마음먹고 꾸려가야 할 세월이 아니다. 10년 사이에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10년 사이에 동네가 확 달라지고 없던 길이 뻥 뚫리고 없는 고층빌딩 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시대다. 뿐만 아니다. 10년이면 세대간의 차이가 얼마나 벌어질지 감을 잡기조차 어렵다. 쌍둥이도 세대차를 느낀다는 시대다. 10년 사이에 일어날 세대간의 문화나 생각이나 가치관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생활스타일은 어떤가?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주 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주말을 이용한 레저나 교양, 교육, 문화 프로그램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가족단위로 여유시간을 의미있게 사용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신문을 오려가면서 계획을 세우기에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또 얼마나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제 10년이면 강산이 수도 없이 변하는 시대다.
여기에 맞추어 목회자들도 10년 후 정도는 예측해 가면 장기 목회 계획을 짜야할 때다. 연말이 되면 모든 목회자들은 내년도 목회 계획을 구상하기 위해 기도원이나 수양관에 칩거하여 기도하며 묵상하며 목회구상을 한다. 이제는 내년도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장기적인 목회 구상(Master Plan)이 있어야 한다. 큰 그림을 갖고 작은 그림들은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때그때 닥치는 불어 변화의 회오리에 정신없는 목회를 할 수 밖에 없다. 큰 그림이 없다는 것은 많은 교회들의 고민이다. 그리고 목회자 입장에서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뚜렷한 목회비전이 있어야 한다. 목회자와 교회가 공감하고 더 나아가 동감하는 명료한 목회비전이 꼭 필요하다. 이건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전은 다른 사람이 대신 세워줄 수도 없고 다른 교회의 비전을 그대로 모방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목회자와 교회의 몫이다.
큰 그림이 만들어 졌으면 이제 최소한 10년 정도를 내다 본 목회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10년이란 길면서도 짧다. 10년이 너무 길게 느껴지면 5년 앞을 내다 본 계획도 좋다. ‘5년 동안에 변해 봐야 무엇이 얼마나 번하겠어?’ 하는 식의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5년 안에 있어난 사회경제적인 변화가 우리 목회에 미칠 영향은 만만찮다. 작은 변화라도 그 파장이 클 수도 있다. 따라서 비록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10년이나 5년 정도의 앞을 내다보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목회의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심각하게 묻고 기도하며 답을 찾아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 몇 가지는 꼭 짚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사이에 우리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앞으로 10년 사이에 우리 교회의 인적 구성에는 어떤 변화가 예견되는가? 앞으로 10년 사이에 우리 교회의 주변 환경에는 어떤 변화가 예견되는가? 앞으로 10년 사이에 교인들의 생활스타일(life style)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앞으로 10년 사이에 교인들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앞으로 10년 사이에 우리 교회가 성취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
5년 후, 또는 10년 후 우리 사회나 목회환경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것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한다. 여러 가지를 소개할 수 있겠으나 꼭 권하고 싶은 두 종류의 책이 있다. 하나는 김경훈. 김정홍. 이우형이 공저한 <변화의 물결-한국인의 트렌드>라는 책이다. 이 책은 10년의 간격을 두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예측해 보는 책이다. 저자들은 1-년 전에도 똑같은 제목의 책을 내 놓은 적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 쓴 우리 사회 미래 예측서라는 점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작년(2004년)에 나온 책이라 이미 읽은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여겨진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우리 사회의 지형도를 바꿀 새로운 흐름들”, 2부는 “성공의 꿈과 욕망이 빚은 자본주의적 트렌드”, 3부는 “오래된 과거를 깨고 나오는 한국인”으로 짜여져 있다. 그리고 그 아래 아주 구체적인 소제목들이 붙어 있다. 몇몇 가지만 예를 들면, 페로몬 공동체, 멀티태스커, 네어랜드 러시, 메모리 마케팅, e-불안한 세상, 충동조절장애 증후군, 호모 유머리스트 등 모두가 신선하면서도 명료하게 사회변화를 이해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목들이다. 그리고 이 소제목 밑에서 더욱 구체적인 현상들을 나타나는 제목들이 붙어 있다. 이런 소제목들만 보아도 사회변화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도록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설교나 성경공부의 예화에도 자료가 될만한 내용들이 풍부하다. 다른 하나는 LG경제연구원에서 지은 <2010 대한민국 트렌드>라는 책이다. 2005년에 나온 책이니 그리 오래된 책은 아니다. “미래란, 모르는 자에겐 두려움이고 아는 자에겐 즐거움이다”라는 제하의 서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모두 7개의 장에 71개의 소제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7개의 장을 소개한다. 1장 소비 트렌드 : 소비자 속에서 길을 잃다. 2장 산업 트렌드 : IT . BT가 이끄는 첨단 코리아 3장 사회.문화 트렌드 : 폭발하는 한국인의 다양성 4장 인구 트렌드 : 늙어가는 한국. 역삼각형 사회로 5장 경영 트렌드 : 패러독스와 퓨전 경영 6장 국내 경제 트렌드 : 돌다리도 두드려라 7장 글로벌 트렌드 : 아시아, 거인으로 등장하다.
각 소 주제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집필하였다. 다양한 사례와 통계 등이 소개되기도 한다. 독자들로 하여금 거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구체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두 책은 5년 내지 10년을 내다보며 목회를 구성하는데 상당히 유익한 통찰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특히 <2010년 대한민국 트렌드>는 우리 사회가 지금 어디고 가고 있으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다 가까이 느끼도록 해 주고 있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 때에 내년 목회 구상뿐만 아니라 미래 목회 구상을 위하여 필요할 만한 일반서적이다. 필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