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단위와 수준은 다양하다. 정부 중앙부처 단위의 행정이 있고, 지방 자치단위의 행정이 있다. 예를 들어 동사무소의 행정이라고 할 때, 동장이 펼쳐야하는 행정에 있고, 계장이 펼쳐야 하는 행정이 있고, 주임이 펼쳐야 하는 행정이 있다. 따라서 행정의 내용과 필요한 기술은 행정의 단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행정은 그 단위나 위치 등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행정이 펼쳐지게 된다. 따라서 행정가는 그가 처한 위치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행정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행정’이라고 하면 어느 ‘기관의 장’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관장은 곧 행정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기관장은 분명 행정가이다. 그렇다고 기관장만이 행정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각 자의 위치에서 행정을 펼친다. 다만 그 사람의 위치에 따라 역할이 다르고, 권한이 다르고, 그기에 따라 필요한 행정 기술이나 능력이 다를 뿐이다.
허쉬와 브랜차드는 관리자의 세 가지 기술로 전문적 기술, 인간관계적 기술, 통합적 기술을 들고 있다. 로버트 케이츠(Robert L. Katz)는 성공적인 행정수행기술로 실무적 기술(technical skill), 인간친화적 기술(human skill), 전체파악적 기술(conceptual skill)을 들고 있다.
1) 실무적 행정기술
실무적 기술은 말 그대로 행정실무자에게 필요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회계를 담당하는 이라면 당연히 재무행정과 관련한 기본기술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담당자라면 프로그램을 기안하고 운영하는 기술들은 필수적이다. 이처럼 행정실무를 맡은 사람이라면 자기에게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행정실수 기술을 익혀야 한다. 그렇다고 실무적 기술은 실무자만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의 최고책임자라 하더라도 실무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효과적인 행정을 펼치기는 어려운 법이다. 따라서 알고는 있지만 담당자에게 위임하는 것이 곧 행정이다. 주보를 예로 들어 보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의 경우에 담임목사가 주보를 직접 작성하거나 제작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담임목사가 주보교정을 붙들고 있다면 이는 섬기는 자세라기보다는 행정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다루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책임자의 입장에서 일을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 확실하게 위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무기술과 관련하여 한 가지 챙겨야 할 사항은 실무자들에 대한 행정실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회 내에는 각급 부서마다 그 부서의 행정실무를 담당하는 직책이 있다. 회개, 서기, 총무 등 다양하다. 이들에 대한 행정 실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일관성 있고 통일성 있는 행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 인간관계적 행정기술
인간관계적 행정기술은 최고책임자나 중간 관리자들에게 필요한 행정기술이다. 조직 내에서는 상하좌우 간의 다양한 인간관계들이 형성된다. 이런 인간관계가 유기적이고 친화적으로 형성되지 못하게 될 때, 조직은 쉽게 피로해 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따라서 일의 능률 또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원만하고 유기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조직의 능률을 극대화하고 목표를 달성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다. 따라서 행정가는 조직 내의 인간관계력을 향상시키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 우선은 행정가 자신의 인간관계 기술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 중에는 혼자서는 일을 참 잘하는데 팀으로는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관리자가 되면 조직전체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교회 일은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다. 상호유기적인 협력과 도움이 필요하다. 안정되면서도 역동적인 교회의 특징은 팀워크가 잘 짜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직의 인간관례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명료한 업무분담, 권한과 책임의 한계설정, 네트워킹,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법, 대화의 기술, 갈등처리의 기술 등에 대한 연구와 훈련에 힘을 써야 한다.
3)전체파악적인 행정기술
전체파악적 기술은 행정의 최고의 기술이요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최고행정책임자에게 가장 많이 요구되는 행정기술이다. 따라서 담임목사는 전체를 파악하고 통합하는 안목이 기술을 익혀야 한다. 교회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지금 교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교회의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교회의 인적 물적 영적 자원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는 예산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인사관리를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등 전체를 보는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상황에 따라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도 하고,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고, 이리 저리로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자원들을 하나로 통합시키거나 분산시키기도 해야 한다. 아무리 풍부한 인적, 물적, 영적 자원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통합하고 방향을 잡아 주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행정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 귀한 자원들은 잠잘 수밖에 없고 사장될 수밖에 없다. 행정 실무자나, 중간관리자들도 전체를 파악하고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가 뭐래도 최고 책임자인 담임목사에게 필요한 행정역량이다. 담임목사는 이를 위해 부교역자나 당회 등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인이나 교회의 각급 지도자(부장, 구역장, 집사 등등) 들과 의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하다. 이런 대화를 통해 전체를 파악하고 통합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인 유기적인 활동이다. 실무자, 관리자, 최고 책임자간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 그리고 감독으로 되지 않는다. 행정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실무자는 실무자대로, 중간관리자는 중간관리자대로, 최고 책임자는 최고책임자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실무적 기술과 인간관계적 기술과 전체파악적 기술들을 균형 있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조합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누가 뭐래도 담임목사이다.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에서 누가 실무자인지 누가 중간관리자인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적절한 행정적 지원과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행정기술들은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익히는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기술과 감각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들은 충분히 제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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