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 한세가 장염으로 응급실 신세를 지던 날, 저는 뜻밖에 쉰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엄마와 두 살 남짓한 아기를 만났습니다. 그 아기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양쪽 팔이 짧고 손가락도 양쪽에 하나씩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엄마는 아이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마치 천사를 보듯 살피며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밝아 보였습니다. 바로 제 옆 침대에 있었기 때문에 우린 금방 친해졌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 봤습니다. "늦둥이인가 봐요?" "네. 맞아요." "아기가 작은 걸 보니 낳으신지 얼마 안 되신 것 같은데..." "아니요, 벌써 네 살인 걸요." 박하은이라는 작고 예쁜 그 아이는 2001년 6월생이었어요. 하은이가 인큐베이터에 있을 때 입양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23살, 21살, 19살. 친자식이 셋이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하은이 엄마는 젊었을 때부터 입양을 하겠다고 남편과 결정을 내렸대요. 장애아를 입양한 이유를 물으니 하은이 엄마의 얘기는 간단했어요. "모든 아이들은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에 장애가 있다고 해서 버리면 안 되는 거예요. 누군가는 꼭 책임을 져야 해요." 편하게 잠도 못자고, 한달에 2번씩 응급실로, 입원실로 뛰어다니는 것이 힘들 것도 같은데 하은이 엄마는 오히려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하은이의 얼굴에도 정말 천사 같은 미소가 어려 있더라고요. 희귀병을 앓고 있어 걷지도 앉지도 못하는 하은이는 배에 물이 자주 차고 가래가 끓어서 가슴을 두드려 주지 않으면 안 된대요. 젊은 부부였던 하은이의 친부모는 하은이를 낳자마자 희귀병을 앓고 있음을 알고 도저히 기를 자신이 없다며 수술동의만 해 주고 양육포기각서를 써서 아이가 영아원에 보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은이는 지금 엄마와 만나게 된 것입니다.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나 봐요. 그래도 하은이 엄마는 너무 감사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작아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귀한 아이라고 식구들이 하은이를 너무 예뻐한대요. 처음에 하은이 입양을 반대해 한달씩 집을 나가셨던 시아버지도 지금은 하은이가 조금만 아파도 굉장히 안타까워하신다고 합니다. 비록 희귀병에,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지만 지금의 하은이 엄마를 만나 하루하루 감사하며 사는 모녀를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배웠습니다. 버려진 아이들, 특히 장애가 있어서 버림 받은 아이들을 한번쯤 생각해보고 그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 임 은 주 -
아이들은 행복한 가정 속에서 사랑을 받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제, 뒷짐만 지고 있던 손을 펴 버려진 아이들을 보듬어야 합니다. - 아이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줘서는 안 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