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행정>
목회력은 정보력이다(?)
홍정근 목사(강남연동교회, 백석대학교 출강)
목회력은 정보력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과장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시대를 맞아 이런 저런 정보에 치여 살아가는 목회자들에게 정보의 효률적인 관리와 사용은 목회력은 행상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런 점에서 목회력은 정보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목회자들은 소위 자료라는 것에 관심이 많다. 설교자료, 예배자료, 프로그램 자료 그래서 세미나를 하거나 행사를 하면 목회자들은 하나같이 자료를 찾는다. 자료는 다름 아닌 정보다. 쏟아지는 정보를 어떻게 자료화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자료화한 정보를 어떻게 소화하여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이 시대 우리 목회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정보 관리력, 정보 활용력이다.
지금 우리의 목회환경은 정보의 바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주에도 수집통의 우편물과 광고메일을 받는다. 텔레비전, 인터넷, 라디오, 문자메시지 등은 여과 없이 정보를 쏟아낸다. 지난 30년간 쏟아져 나온 정보들의 양은 그 이전 5,000년 동안 쏟아져 나온 정보의 양보다 더 많다. 미국에서만 해도 일년에 5만권의 책과 1만권의 잡지들이 발행된다. 연구원들과 과학자들은 매일 7천여 편의 새로운 연구논문을 발표한다. 보통의 미국사람들은 매일 140여 가지의 광고메시지들을 접하게 되며 1년이면 5만여 개의 광고메시지들을 접하게 된다. 출판통계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행한 2003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2002년 신간이 3만 6185종이 발간되었다.
신문도 갈 수돌 두꺼워지고 있다. 앞으로 더 두꺼워질 거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매 5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5년 이후에 전문분야에 대한 정보가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에 있는 보편적인 사무실의 책상에는 보통 주당 36시간동안 사용해야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 쌓여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들의 대부분은 정보를 소화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매일 1,500개의 상업적 메시지를 받고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는 2010년에 가지게 될 정보의 3%밖에 안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쏟아지는 정보를 활용하는 원리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정보 선별의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
물밀 듯이 밀려오는 정보를 여과없이 받아들였다가는 정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말 것이다. 우선은 밀려오는 정보를 분별하는 여과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여과장치에는 두가지 필터가 필요하다.
첫째는 맞는 정보인지 틀린 정보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온갖 이상한 정보, 정확하지 않는 정보가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 공간에는 별별 소문과 자료와 설명과 이론들이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누구든지 임의로 쉽게 편집과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정보가 정말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정확하게 따져봐야 한다.
둘째는 필요한 정보인지 불필요한 정보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그 정보가 맞는 정보, 정확한 정보라면 다음은 그 정보가 나에게 필요한 정보인지 아닌지를 구별해야 한다. 워낙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맞는 정보라도 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는 아니다. 한번 보고 흘려버려야 할 정보가 있는가 하면 스크랩을 해 두어야 할 정보가 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라면 정성을 들여서라도 스크랩도 하고 분류도 하면서 정리를 해 놓아야 한다.
2. 정보에 대한 해석력을 길러야 한다.
해석되지 않는 정보는 생명력을 갖기 어렵다. 쏟아지는 정보들을 해석하고 그 의미를 묵상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것은 다른 누가 대신 해 줄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소위 정보묵상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깊이 되새김질하면 그 의미를 캐내는 묵상이 생활화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정보묵상은 통해 정보는 내 안에 충분히 소화된 자료가 된다. 묵상 없는 정보의 나열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그리고 묵상 없는 정보의 나열은 우리의 목회를 산만하게 만들 뿐이다. 이기 저기서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을 가져와 묵상없이 목회현장에 쏟아내면 목회현장은 산만하기 그지없는 프로그램 실험실이 될 뿐이다. 정보묵상을 위해서는 두 가지 렌드가 필요하다.
하나는 거시적 관점이라는 렌즈다.
큰 흐름, 큰 그림을 읽어내는 렌즈이다. 이 정보가 어떤 흐름에 속해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의 정보라는 나무가 아니라 그런 정보들이 모여 이루는 숲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성경적인 관점이라는 렌즈다.
그 정보가 성경적인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살펴보고 따져보는 것이다. 성경적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교인들의 신앙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등등을 묵상하는 것이다.
3. 정보의 활용도를 찾아야 한다.
선별과 해석이 끝났다면 이제는 어떻게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할 차례다. 적재적소에 활용된 정보는 그 정보가 가진 진가를 발휘한다. 간단한 예화 하나라 하더라도 적재적소에 사용된 예화는 설교를 더욱 기름지고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묵상도 없이 거기다가 적절하지도 않는 예화의 사용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분산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이처럼 정보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우선은 정보를 어떻게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하고 찾아야 한다. 정보의 활용을 위해서는 두 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는 충분한 기도의 준비이다.
이 정보 이 자료가 우리 교회에 맞는지, 내 목회에 맞는지 그리고 필요한지를 묵상하고 기도해야 한다. 내 마음에 아무리 드는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도움이 없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하기 전에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 묻고 묵상해야 한다. 그리고 주님의 기름 부으심을 사모하고 구해야 한다. 충분히!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도하면서 숙성을 시켜야 한다. 기도하는 가운데 활용의 지혜를 부어 주실 것이다.
둘째는 충분한 토양의 준비이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우리 교회에 맞지 않다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꼭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그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토양(체질)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토양화 작업이 없이 성급하게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오늘도 부흥을 사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