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행정>

정보를 가공하라

홍정근 목사(강남연동교회, 백석대학교 출강)

하루가 멀다하고 홍수같이 쏟아지는 정보를 어떻게 소화시켜서 사용할 것인가? 이것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목회자들이 가져야 할 고민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정보를 가공하는 것이다. 가공되지 않는 정보는 무용지물이다. 음식 맛은 손끝에서 나온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를 갖고도 맛없는 음식을 만들 수도 있고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재료라 하더라도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똑같은 재료를 갖고 똑같은 종류의 음식을 만들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이처럼 음식이란 누가 어떻게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수집한 정보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정보의 활용도는 배가 될 수 있다.

1. 정보의 핵심가치를 분석하라.

먼저는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야 한다. 이 정보(자료)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정보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어떤 자료나 프로그램이든 그 정보가 갖고 있는 핵심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간단한 게임프로그램 하나라 하더라도 그 게임이 갖고 이는 핵심가치가 있다. 정보를 가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정보의 핵심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무엇을 위한 프로그램인지, 어떤 신학적 기초에서 나온 것인지, 어떤 목회적 동기에서 나온 것인지 등등 살펴보아야 한다. 

2. 적합성을 판단하라.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어색하기 마련이다. 몸은 좋은 약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자칫 잘못 먹었다가는 약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체질에 맞지 않고 증상에 맞지 않은 약은 자칫 독이 된다. 사용하기 전에 그 옷이나 약이 나에게 맞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목회현장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어느 교회는 최근 주목을 받고 이는 목회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결국 교회는 분열되고 그 목회자는 목회지를 옮기게 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 프로그램이 우리 교회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심도 있게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유행에 따라 무턱대고 따라하기 식의 모방은 금물이다.

3. 내 스타일에 맞게 각색하라.

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지휘자에 따라 곡의 분위기나 템포나 색깔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탁월한 연주자는 그 곡을 자기 것으로 충분히 소화시켜서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어 낸다. 목회정보를 활용할 때도, 핵심 뼈대는 살려두고 내 것으로 충분히 소화시키고 각색해야 한다. 흔히 모방은 재2의 창조하고 한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모방하는 붕어빵 굽기식 모방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어떤 프로그램이나 자료든 내 목회 체질(스타일)에 맞게 프로그램을 각색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그 정보가 갖고 있는 핵심 뼈대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 맞게 각색하고 수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각색을 할 때 생각해보아야 할 세 가지 질문들이 있다.

#취할 것은 무엇인가?

#버릴 것은 무엇인가?

#더할 것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는 정보나 자료를 가공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물음이다. 취할 것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취해야 하고, 버릴 것은 아무리 아깝더라도 과감하게 버려야하고, 더할 것은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더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그 정보가 충분히 내 것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4. 충분한 토양화 작업을 하라.

하나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예화 하나를 쓰더라도 그 예화가 우리 교회의 분위기나 토양에 맞는지 아닌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어떤 목회자가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읍 단위 교회에서 목회를 하게 되었다. 이 목사님은 설교를 할 때마다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가졌던 경험, 들은 이야기들을 예화로 소개하곤 했다. 결국 그 목사님은 그 교회에서 목회를 오래하지 못했다. 하물며 목회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충분한 토양화 작업이나 체질 개선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많은 지도자들이 패스트푸드같이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정보나 프로그램 자료를 원한다. 하지만 그런 정보는 없다. 있다면 그건 속고 있는 것이다. 내 손에서 가공하고 각색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가공 시간이 충분하면 할수록 효과를 볼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패스트푸드로 건강한 몸을 만들 수는 없듯이, 바로 가져다가 쓸 수 있는 자료로는 한두번 시간 떼우기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목회를 풍성하고 건강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법이다. 목회의 정보력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가공력이다. 정보의 가공이 곧 제 2의 창조이다. 

󰡒오늘도 부흥을 사모합시다!󰡓

(jesui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