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심판2. 큰 구렁   3. 어리석음

1.심판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분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분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의 주리신 것을 보고 공궤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힌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영한 불에 틀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벗었을 때에 돌아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 저희도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의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치 아니하더이까 ? '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마25:31-46).

문 : 이 비유는 마지막 심판을 묘사하는가?

답 : 그것은 다른 오류와 짝을 이루고 있는 주석방법의 오류이다. 비유는 앞으로 일어날 것에 관한 묘사가 아니라, 그것이 표현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비유이다. 오로지 모든 것은 비교의 요체(비교점)에 달려 있다.

문 : 이 비교의 요체가 무엇인가?

답 : 비유는 "하나님 앞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힘있는 대답이다. 우리는 또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 비유는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문 : 그래도 심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답 : 물론 그렇다. 그러나 그것은 소위 마지막 심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항상 어디서나 일어나는 것, 그렇기에 언젠가는 백성들, 문화들, 온 세상에게 내려지는 마지막 심판, 마지막 결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개개인의 생활에게 내려지는 심판이기도 하다. 실로 그런 심판은 있다. 그것을 생각해야 옳은 것이다.

문 : 하나님이 심판하시고 판단하시는 척도는 무엇인가?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는 것은 무엇인가?

답 : 그 척도는 "우리가 어떻게 인간들을 대했는가?"이다. 즉 우리가 인간적으로, 정당하게, 선하게 인간들을 대했는가 아닌가? 이다. 최상의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하자면, 우리가 "사랑"을 행했느냐 아니 행했느냐? 우리가 인간들을 하나님의 자녀, 예수의 형제, 우리의 형제로 다루었느냐 아니냐? 이다. 또 다르게 표현하면, 심판의 척도는 "사회적 행동"이다. 하나님은 심판에서 그것에 관해 물으신다.

문 : 그렇다면 "개개인"의 행동이 고려된다는 말인가? 다시 말하면 우리가 "자선 활동"이라고 부르는, 굶주리는 자, 목마른자, 벌거벗은 자, 나그네, 병든 자, 갇힌 자에 대한 인간의 행동이 문제된다는 말인가?

답 : 심판의 척도를 그렇게 이해하는 것은 예수의 예언적 선포방식과 성서가 말하는 상징방식을 완전히 잘못 인식한 것이다. 굶주린 자, 목마른 자, 벌거벗은 자, 나그네, 병·든 자, 갇힌 자는 단지 다양한 종류의 고난과 불의의 대변자이다. 인간들은 그들의 한 가운데 있는 고난과 불의에 대해 취했던 태도의 방법에 따라, 그들이 하층계급의 민중들을 바라보고 다루었던 방법에 따라, 그들이 직업과 보수를 이해하고 형성해온 방법에 따라, 그들이 낯선 사고방식, 낯선 백성, 낯선 민중의 대변자에 대해 행동했던 방법에 따라, 짤막하게 말한다면, 그들이 국가적으로, 국제적으로 사람들을 대했던 방법에 따라 심판 받을 것이다. 그것들에 따라 백성, 문화, 시대가 하나님에 의해 심판 받는다. 우리는 그러한 심판의 한 복판에서 있다. 그것은 오늘날의 세계적 재난의 의미이다. 백성, 문화, 시대는 그 학문적, 예술적, 기술적 혹은 종교적 업적에 따라, 그 권력행사, 전쟁의 승리, 전쟁의 영웅주의에 따라 심판 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정의, 인간성과 자유를 창조하고 행사했는가, 혹은 무엇보다도 그것들이 약하고 보잘것없는 예수의 형제들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의 방식에

따라 그곳으로부터 세계심판의 나팔소리가 울려 나온다. 무엇보다도 약하고 가난한 자들을 향한 "정의"는 백성을 높이세우며, "그 반대로" 죄는 백성을 부패시킨다. 그것이 예수의 사회적 복음이다.

문 : 그러나 이 복음은 "개개인"에게도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답 : 물론 확실히 그렇다. 그것은 개개인에게도 적용된다. 그리고 그것은 예언자들을 능가하는 예수의 사회이해의 진보이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에 "상대적인" 진보, 개개인에로의 더 강력한 방향전환, 단순히 인간적인 것에로의 더 강력한 방향전환, 형제, 가장 약하고 보잘것없는 자들에로의 더 강력한 방향전환. 우리에게 생각나는 것은 그리스도의 형제들 중에 가장 작은 자에 관해 말했던 프랜시스와 그 가족들이고 페스탈로치도 잊혀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런 사랑의 개인화는 사랑의 사회적 의미를 지양시키지 않고 오히려 이것을 더 강력하고 더 거룩하게 만들뿐이다.

문 : "그것은 내게 행한 것이다"와 "그것은 내게 행하지 않은 것이다"는 말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답 : 바로 이 말 속에 비유의 심장이 고동치고 있다. 여기서 성서의 힘찬 근본진리가 표현되어 있다. 예배(하나님에 대한 섬김)는 인간을 섬기는 것이다. 이런 표어는 이미 모세와 예언자들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를 통해 놀랍게 고도화, 확대, 심화되었다. 그분은 말씀했다. 모든 사람들 속에서 하나님은 너를 만나신다-그에 따라 인간들을 취급하라 ! 하나님은 특별히 가난한 자, 연약한 자, 병든 자, 박해받는 자, 쓰러진 자 속에서 너를 만나신다-그에 따라 그들을 취급하라 ! 너는 오로지 인간과 더불어 옳은 관계를 맺었는지, 사랑을 실행했는지 그 여부에 따라서만 결국 심판 받을 것이다. 그것은 너의 임종식에 주어지는, 그리고 다른 생애의 심판날-심판의 밤에 주어지는 하나님의 위대한 질문이다. 그것이 너의 생애의 가치에 관해 결정되는 척도이다. 그것을 잊지 말라 ! 그러나 개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은 이미 말한 대로 공동체에게도 해당된다. 비유는 개인적으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적용된다. 비유는 백성, 교회, 문화에 적용된다. 그것들은 이 척도에 따라 심판 받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날 굉장한 정도로 바로 이런 심판을 경험하고있다. 세계의 재난 속에서 종국으로 나아가는 이 시대는 문화적으로, 다시 말하면 과학과 기술에 있어서 얼마나 눈부신 업적을 달성했는가? 그러나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잊어버렸다. 그것들은 국가주의, 군국주의, 제국주의 속에서 인간을 잊어버렸다. 그것들은 식민정책 속에서 인간을 잊어 버렸다. 그것은 다른 인종에 대한 관계 속에서 인간을 잊어 버렸다. 그것들은 기계와 이익 때문에 인간을 잊어 버렸다. 그것들은 점점 더 인간을 몰록(Molok)신의 희생물로 바치고, 살아 계신 하나님과 그리스도로부터 우상숭배로 떨어졌다. 점점 더 우상세력이 되어 가는 익명의 권세들은 점점 더 인간에 대한 지배력, 개개인에 대한 집단의 권력, 개성에 대한 사물의 지배, 영혼에 대한 물질의 지배를 획득하고있다. 세계강국들은 다니엘의 환상이 보여 주듯(7장) 완전히 동물들의 표징 아래 있고, 인자의 심판을 위해 그 때가 무르익고 있다. 인간들은 하나님이 무엇보다 "인간"속에서 우리를 만나신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인간들은 인간을 잊어버렸고 이제 인자에 의해 심판 받을 것이다. 이처럼 이 비유로부터 세상, 교회, 그리스도교에 내려지는 심판의 나팔소리가 울려 나온다.

문 : 그러나 의로운 자들이나 불의한 자들이 그들의 형제들 속에서 예수를 만났음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답 : 이것은 바로 이 비유의 힘있는 혁명적 의미이다. 우리는 잘못된 장소에서 예수 안에 계신 하나님을 찾는다. 우리는 그분을 종교, 교회, 신학, 도그마, 신조, 즉 그분이 전혀 계시지 "않는"곳에서 찾고, 그분이 우리를 만나시는 곳, 즉 하나님의 요구가 주어진 "인간" 속에서 찾지 않는다. 깊은 사실을 진부한 표어로 가시화하자면, 우리는 그분을 "순수히 종교적인 곳"속에서 찾고,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속에선 찾지 않는다. 우리는 그분을 개인적, 교회적 경건 속에서 찾고, 그의 나라의 의 속에서 찾지 않는다. 우리는 그 의를 지나쳐 버린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거기서 찾으시고 그분이 우리를 거기서 발견하셨는지 그 여부에 따라서 우리를 심판하신다. 물론 단순히 자선기관이나 구호활동에서가 아니라, "인간"이 문제시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그분은 우리를 만나신다. 인자가 무엇에 관해 묻지 "않으시는지"는 대단히 인상적이다(여기서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인간"의 아들이 세계의 심판자로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의미 있게 이해해야 한다). 그분은 "올바른 신앙을 가졌느냐? 너는 나의 신성(神性)을 고백하느냐? 너는 부지런히 성서를 읽었느냐? 너는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느냐? 너는 좋은 카톨릭교인이었느냐? 혹은 좋은 개신교인이었느냐?"고 묻지 않으신다. 그분은 "그리스도인이었느냐? 혹은 유대인 아니면 이방인이었느냐?"고 묻지 않으신다. 그분은 "너는 많이 기도했느냐? 너는 기도회에 열심히 참석했느냐?"고 묻지 않으신다. 그분은 "너는 모든 덕목을 갖추었느냐? "고 묻지 않으신다. 그분은 단지 "너는 굶주리고 목마르며 벌거벗은 자, 나그네, 병든 자, 갇힌 자,- 인간, 나의 형제 중 가장 작은 자들과 함께 있었느냐?"고 물으신다. 이것은 통상적인 그리스도인의 판단을 180도 돌려놓은 것이다. 통상적인 그리스도인의 판단에서는 먼저 "종교"와 종교에 속한 모든 것, 의식, 신조, 경건이 오고, 그 다음에야 나중에 비로소 사랑 속에서 성취되시는 하나님 나라의 의가 온다.

문 : 그러면 예배, 말씀을 듣는 일, 성서를 읽는 일, 올바른 신앙, 경건회와 예배는 전혀 가치 없다는 말인가요?

답:  그것도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실로 인간에 대한 올바른 관계의 원천이다. "인간을 섬기는 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예배)이다. 우리는 성서의 기본진리를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을 올바로 섬기는 정도만큼만 결국 인간을 옳게 섬길 수 있다. 인간은 하나님을 "알고"주와 아버지로 고백할 때만 인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은 예수를 완전히 알 때만 그의 가장 적은 형제들 속의 예수를 알 수 있다.

문 : 그러나 그 차이점은 무엇인가?

답 : 차이점은 이렇다. 그것들은 '먼저' 오거나 다른 것을 대체하고 억압해서는 안 된다. '먼저' 오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넘쳐흐르는 그의 나라와 의다. '먼저' 인간이 온다. '먼저' 형제가 온다. 다른 것은 형제를 섬기는 한에서만 가치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심판의 비유 속에 있는 혁명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먼저 의가 오고, 그 다음에 예배가 온다. 혹은 비유가 요구하는 역설로써 말하자면, 하나님과 인간관계 속에서 인간이 먼저 온다. 물론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지만. 왜냐하면 하나님은 자신에 대한 섬김이 인간에 대한 섬김이 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것은 참으로 혁명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교와 그리스도로부터 벗어난 그리스도교가 쳐다보는 목표에서 반대되는 관계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요약적으로 표현하면, 예배가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의가 온다. 그리고 양자는 종종 거리가 매우 멀었다. '종교'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 '교회'가 존중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 '옳은 교설'을 고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 '경건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 상징적으로 말하면, '헌금'을 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열심 있는 교회생활, 신앙과 경건 활동 외에 불의, 비참, 폭력, 착취 속에서 비하되고 멸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모순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 더욱이 종교, 그리스도교, 교회, 성서를 통하여 인간 속의 하나님 부정이 재가를 받고, 종교는 백성들에게 실로 아편이 되어 맑스(Marx)의 비난이 참으로 타당한 것이 된다. 그러나 성서 전체를 바르게 이해하게 되면 예언자들의 외침이 들려온다.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 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즉 그의 "의"를 인식하는 것을) 원하노라"(호 6:6). 이런 외침은 세계심판의 비유에서 최상의 명료성과 힘을 보여준다. 실로 여기에 힘찬 세상의 혁명이 존재한다. 만약 종교 대신에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가 등장한다면, 이 혁명으로부터 모든 다른 진정한 혁명이 비로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문 : 그러나 아직도 석연치 않는 점이 있다. 인자가 말씀한 한 부류의 사람들은 인자를 매우 열심히 섬겼기 때문에(그들의 생각일까 ? ) 그를 먹이고 마시우고 영접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음을 나는 이해한다. 그러나 인자를 실제로 섬긴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그것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답: 그것은 텍스트 속에서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에서 우리가 보아온 다른 혁명들보다 아마도 더 큰 혁명을 의미하는 새 역설(파라독스)이 드러난다. 이 역설에는 이전의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에게서 이미 나타난 진리가 최상의 명백성과 긴급성을 지닌 채 표현되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을 부르지 않고 고백하지 않는 곳, 아니 실로 우리가 그분을 부인하고 배척하는 그곳에 매우 종종 계신다. 그분은 인간이 그분을 부르고 고백하지만 그분의 뜻을 행하지 않는 곳에 계시지 않는다. 오히려 그분은 인간이 부르지도 않고 고백하지도 않지만 그분의 뜻을 행하는 그 곳에 계실 수도 있다. 그분은 공의가 이루어지는 그곳에 계신다. 그분은 '무신론자'에게 '계실' 수 있고, '경건한 자'에겐 '안 계실' 수 있다. 그분은 에디오피아인에게는 계시지만 이스라엘인에게 안 계실 수 있다(암 8:7). 그분은 공산주의자에겐 계실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안 계실 수 있다. 하나님 앞에서는 결코 그의 이름이 불려지는가 아닌가?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완전히 그의 의가 실행되는가? 만이 중요하다. 하나님은 종교를 초월하신다. 그분은 종교를 세상을 통해 심판하시고, '경건한 자'를 '무신론자'를 통해 모욕하시고 심판하신다. 예수는 "주여, 주여!" 하고 부르고, 그에 관해 설교하고, 그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어쫓으며, 바른 행동을 했으나, 하늘에 계신 그의 아버지의 뜻을 행하지 않은 자에게 말씀한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7 :21-23).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와 종교간의 근본적 차이이다. 이 차이는 종교의 전 역사, 특히 그리스도의 일의 역사에도 드러난다. 우리는 오늘날 두 가지 노선에 부딪친다. 한 노선에서 우리는 실로 하나님 혹은 그리스도를 부르고 고백하지만, 그의 나라에 관해서, 다시 말하자면 인간 속의 정의, 자유, 진리, 인간성, 형제애의 지배에 관해서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 자들을 만난다. 다른 노선에서는 우리는 역설적으로 하나님 혹은 그리스도 없이도 하나님의 나라, 정의, 자유, 진리, 인간성, 형제애의 나라를 원하는 자들을 만난다. 왜냐하면 이들은 하나님(혹은 그리스도)을 이 나라의 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혹은 그리스도)을 그의 나라가 없이 원하는 자들의 책임이다. 그러나 잘못된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자들이 하나님(혹은 그리스도)없이 그의 나라를 원하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그 나라에 관하여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는 서로반목하며, 이에 못지 않게 이로부터 역사의 전쟁과 재난이 생기기도 한다.

문 : 거기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답 : 매우 높은 의미가 있다. 하나님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자유를 보존하신다. 그분은 인간의 견해, 또한 종교적 견해에 의해서도 사로잡힐 수 없다. 그분은 신조, 교회, 종교, 그리스도교 속에서 구속될 수 없다. 하나님은 의가 있는 곳에 계시고 단지 제사가 있는 곳에 계시지 않는다. 그분은 인자로서 심판자, 종교의 심판자이기도 하다.

2. 큰 구렁       

한 부자가 있어 자색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이 연락하는데, 나사로라 이름한 한 거지가 헌데를 않으며 그 부자의 대문에 누워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 이에 그 거지가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도 죽어 장사되매 저가 음부에서 고통 중에 눈을 들어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품에 있는 나사로를 보고 불러 가로되,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고민하나이다. 아브라함이 가로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네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저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민을 받느니라. 이뿐 아니라 너희와 우리 사이에 큰 구렁이 끼어 있어 여기서 너희에게 건너가고자 하되 할 수 없고 거기서 우리에게 건너올 수도 없게 하였느니라. 가로되 그러면 구하노니 아버지여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소서. 내 형제 다섯이 있으니 저희에게 증거하게 하여 저희로 이 고통받은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 아브라함이 가로되 저희에게 모세와 선지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들을찌니라. 가로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만일 죽은 자가 저희에게 가는 자가 있으면 회개하리이다. 가로되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찌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눅 16 : 19-31).

문 : 또 어떤 비유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예수의 입장과 관련되어 있는가?

답 : 그것은 무엇보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이다(눅16 : 19-31).

문 : 이 비유는 전통적이고도 그리스도교적인 사고의 고전적 표현

이 아닌가? 여기 이 땅에서는 부자와 빈자간에 굉장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큰 위로가 있다. 즉 하늘에서 역전이 일어난다. 가난한 자들은 하늘에 올라가고 부자들은 음부로 내려간다". 이런 이해는 현존하는 사회적 상태를 합리화하는 것이고, 그것을 변혁시키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있는 튼튼한 보루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변혁을 요구하는 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며, 그리스도교는 민중의 아편이라고 비난하는 자들의 핵심적 근거이다.

답 : 물론 우리가 이미 지적한 것처럼 사실 지금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그런 생각이 퍼졌고, 지금도 그렇다.

문 :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비유의 의도이며 예수의 의도이기도 했을까?

답 : 지금까지의 주석은 오히려 그것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어떻게 성서의 의도를 고의적으로 왜곡하여 혁명의 지침서를 반동의 근거로 만들었는지를 보여 주는 숙명적인 예증들 중의 하나이다.

문 : 그렇다면 비유의 의미는 실제로 무엇인가?

답 : 우리가 그것을 해명하려면 먼저 일반적인 오류를 제거해야한다. 첫째로, 세계심판의 비유가 소위 마지막 심판의 묘사가 아니듯이,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도 소위 "피안"을 묘사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된 사건은 그 자체상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라, 단지 어떤 의미를 지시하는 것을 돕는다. 비교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성서 전체가 그러하듯 신약성서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피안(Jenseits)에 관해 전혀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플라톤과 플라톤화한 그리스도교의 관심사이다. 그러나 성서, 특히 신약성서는 단지 "부활"에 관해서만 말할 뿐이다. 혹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구약성서도 이미 나름대로 그러하지만, 신약성서는 오로지 하나님의 주권을 세우기 위해 이 땅으로 들어오는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에 관해 말할 뿐이다. 물론 그곳에는 죽음에 대한 승리도 포함되어 있다. 셋째로, 현존하는 불의를 신적인 질서로써 합리화하는 전통적인 사고방식만큼 성서, 모세, 예언자들 및 예수로부터 동떨어진 사고방식은 없다. 성서는 반동이 아닌 혁명을 지향하고 있다. 그것은 다이나마이트이지 아편이 아니다. 모세와 예언자들 그리고 참 모습의 예수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숙명의 의미에서 세상의 불의와 곤궁을 재가하는 신적인 질서에 관해서는 이교가 말하고 있지, 이스라엘과 복음은 말하지 않는다. 이런 세 가지의 오류를 제거해야 우리는 비로소 비유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시작한다.  

문 : 그렇다면 올바른 비유 이해는 어떤 것인가? 이 비유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비유의 비교점(tertium comparationis)이란 무엇인가?

답 : 그것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생각된다. 그것은, 상징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자와 빈자 간의 구렁, 이 구렁을 대변하는 두 세계들 간의 "큰 사회적 구렁"이다. 이로써 우리는 역사의 본질과 성서의 기본주제에 당면하게된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의 본질을 모세와 예언자들의 정신과 매우 가까운 고전적 문서를 통해 매우 잘 보여 줄 수 있다. 맑스와 엥겔스의 유명한 소위 '공산당 선언'의 서두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자유인과 노예, 귀족과 평민, 남작과 농노, 당간부와 동무, 줄여 말하자면, 억압하는 자들과 억압당하는 자들의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그들은 때때로 은밀한, 때때로 공개적인 투쟁을 끊임없이 전개한다. 그 투쟁은 항상 사회의 혁명적 역전으로 끝나거나 투쟁계급들의 공멸(共滅)로 끝난다. "이것은 정치적, 사회적 특성을 가진 역사의 본질이다. 그런데 성서의 기본 주제는 이러한 사실이 "극복되어야"하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투쟁의 사실은 하나님과 그분의 질서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하나님, 유일하신 하나님은 '일치'를 원하시지 분열을 원하지 않으신다. 하나님 아버지는 그분의 자녀들이 평등하고 동등한 자들의 가족이 되길 원하신다. 인간들 속에 이러한 느낌이 살아 있는가? 인간 세상 속에 있는 그러한 구렁에 대한 분노와 아픔이 인간들 속에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참된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의 현실을 진단하는 시금석이다. 모세는 이런 구렁을 메꾸려고 했다. 좀 더 잘 표현하자면, 모세는 이 구렁이 아예 생기지 않기를 원했다. 이것이 곧 그의 사회적 율법 규정의 의미요 그 임무였다. 하나님은 주이시다. 땅의 모든 소유는 그분에게 속해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이 속해 있다. 이스라엘은 한 가족이다. 그것은 예언자들의 생각과 설교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본인식과 기본 느낌으로부터 그들은 백성을 갈라놓는 균열에 대항하여, 부자들이 가난한자들에게 행하며 강한 자들이 약한 자들에게 행하는 억압과 착취에 대항하여 싸웠다. 진정한 '맑시즘' 쓰는 '계급'과 '계급 투쟁'의 개념은 사실 성서로부터 유래했음을 우리는 잊어선 아니 된다. 바로 "메시야적"사고가 크고 힘센 자들, 재화와 권세, 문화를 소유한 자들의 계급과 가난해지고 권리를 박탈한 자들의 계급간의 대립의 관점 속에, 그리고 큰 변혁의 기대 속에 있다. 이렇게 깊고 넓은 의미에서 이해할 때, '공산주의'는 한 하나님, 한 아버지에 대한 신앙의 뿌리에서 나왔다. 더 예리하고 심원하게 이해하자면, 그것은 완전히 자명하게 예수의 생각과 복음이다. 그것은 예수에게 있어서 다시금 더욱 더 개인적인 것, 인간적인 것, 형제적인 것 안으로까지 미쳤다. 그가 요구한 것은 단순히 정치적·사회적 새 질서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인간과 인간간의 새로운 인격적인 관계이기도 하며, 그러한 구렁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첨예화되고 절대화된 요구이고, 특히 고난당하는 형제들을 위한 날카롭고 깊은 느낌, 그들을 위한 의무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화와 절대화를 통하여 하나님 안에 기초한 일치, 인간으로 인해 만들어진 균열에 관한 기본 관점의 "사회적'의미가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성의 법칙에 따라 오히려 강화된다. 이러한 공산주의, 큰 구렁의 극복은 역사의 기적으로서 일어났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 4장 3절, 2장 43절 비교), 이런 큰 구렁을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가 특히 대담하면서도 놀랍게 인상적인 모습 속에서 묘사하고 있다. 그것은 실로 사실이 아닌가? 가난과 질병의 괴로움을 당하는 거지가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써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그 부자의 문 앞에 있지 아니한가? 여기서 우리는 단지 음식, 의복, 집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가난한 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 왜냐하면 "부자들"의 것이 되었으니까- 문화, 교육, 예술과 학문, 심지어 종교를 생각해야 한다. 가난한 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고작 주인집의 개가 곪는 데를 핥아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가난한 자들의 고난에 대한 "부자들"의 무관심은 사실이 아닌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정신적, 영적으로 서로 접근할 수 있게 하지 못하는 이 큰 구렁은 사실이 아닌가? 그들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게 사실이 아닌가? 한쪽에는 차고 넘치고 다른 쪽에서는 궁핍한 것이 사실이 아닌가? 이 분열로부터 "심판"이 생겨나서, 한 개인이나 가족만이 아니라(여기서 200 가족들을 생각하라) 전 사회와 문명이 파멸하는 게 사실이 아닌가? -공산주의 선언이 묘사하고 우리가 오늘날 보고 체험하는 것처럼(역자주: 제1,2차 세계대전)이 분열로부터 실로 계급투쟁이 생겨나서, 세상이 피로 물드는 게 사실이 아닌가? 모세와 예언자들과 이스라엘의 아들인 칼 맑스 및 그의 계급투쟁론 간에는 매우 의미심장한 연관성이 있지 아니한가? 이 계급투쟁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것이 복음의 의미인데, 실로 칼 맑스는 이를 극복할 수 없고, 오직 예수 안에서 성취되고 능가된 모세와 예언자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문 : 그것은 실로 통속적 주석과는 다른 주석이다. 그러나 비유 속의 "피안"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 ?

답 : 그것은 비유이지 묘사가 아니다. 그것은 "땅"위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비유이다.

문 : 어떤 과정 ?

답 : 죽음이 아닌 혁명을 통한 그러한 상황의 완전한 역전이다. 지금 존재하고 있는 사회를 뒤엎고 '어둠에 있는 백성'을 빛으로 인도할 그러한 역전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한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문 : 예수가 그러한 관점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그것은 너무 현대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답 : 나는 완전히 "성서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성서는 가난한자, 억눌린 자를 위한 공의와 심판의 날, 크고 힘 센자의 멸망을 가져오는 그러한 혁명, 그러한 역전(혁명은 문자적으로 '역전'을 뜻함)을 바라보고 있다. 구약성서의 한나의 찬양과 성탄복음의 마리아 찬가를 생각해 보라(삼상 2장, 눅 1장 46절). 맑스주의는 단순히 이러한 백성들의 큰 빛을 세속적으로 반사하는 것에 불과하다.

문 : 그런데 아브라함과 부자간의 이야기는 무엇을 뜻하는가?

답 : 그것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여기엔 만약 지배계급이 제 갈길 대로 계속 간다면, 어떠한 숙명이 앞에 다가올 것인지 '경고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어난다. 지배계급은 지금 경고받고 '있기도' 하다. '모세'의 정신이 그러하다. 나는 여기서 우리에게 타당시되는 윤리적·종교적 확신들과 규정들 속에 있는 정신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만약 지배계급이 이것들을 숙고한다면, 우리의 사회적 상태에 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를 알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예언자들'도 없지 않다. 많은 사람들 중에 몇 사람만 지적하자면 맑스, 칼라일(Carlyle)과 톨스토이(Tolstoi)는 그 나름대로 실로 그러한 예언자들이다. 그들의 주장은 매우 분명하다. 그러나 지배계급은 청종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은 생각하길, '모세'는 사회적 상태에다가 적용할 수 없고, '예언자들'은 광신자들과 유토피아적 환상주의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역전이 일어날 것임을 그들이 보고 파악할 수 있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실로 이런 대역전이 경험되어지면, 거꾸로 된 사회는 분명히 뭔가 숙고하기를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되면 사람들은 앙상 레짐(Ancien Regime)에 관한 책들을 쓸 것이다(칼라일의 '프랑스 혁명'도 생각해 볼 만하다). 사람들은 재앙의 원인을 인식하고, 재앙이 분명히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미처 이를 깨닫지 못했던 세대의 맹목성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 우리가 한번 더 옛 상태로 되돌아가서 이런 사회를 경고할 수만 있다면!" 그러나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만약 지배계급이 나중에는 결국 '보고야 말' 것을 보지 못한다면, 아무런 변명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진리는 오늘날도 이미 너무 분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리라. 무엇이 장차 일어날 것인지에 관한 어떠한 설명도진리의 소리를 듣거나 이해하지 않으려는 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것이 아브라함과 부자간의 대화의 의미이고, 예수에게 합당한, 가장 본래적이고 실제적인 의미이다!

문 : 나사로를 보내어 손끝으로 물에 찍어 부자의 고통을 덜어 달라고 부자가 호소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고 싶다. 당신이 말한대로 비유설명의 모든 세부사항들이 다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닐찌라도, 이런 개별적 특징이 강하게 두드러져 보인다면 그것은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아니겠는가?

답 : 이것은 사실 의미가 깊다. 만약 지배사회의 대변자들이 다른 질서가 얼마나 더 고귀하고 더 행복하게 하며, 얼마나 더 인간적이고 신적인 것인가를 알고, 돈과 권세, 이익과 착취, 향락과 사치에 근거한 사회가 근본적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알게 된다면, 그러한 질서를 위해 그들은 목마르고 배고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것을 알지 못한다. 그들의 소유물이 이것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그들이 때맞게 돌아서기만 한다면 좋을텐데 !

문 : 그러나 예수가 이런 냉혹한 방법으로 큰 구렁이 계속 존재할 것과 아마도 이 구렁을 이을 수 없을 것임을 강조한 것은 가혹하지 않는가?

답 : 그것은 예언자들이 갖던 가혹함이다. 그것은 '경고'의 가혹함과 역설이다. 물론 목사들은 더 화해롭게 결말짓고, 신도들은 안심하여 집으로 돌아가서 참으로 교양있게 점심을 먹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목사가 아니다! 참 예수와 성경전체의 정신과 방식에서 볼 때, 그것이야말로 다름 아닌 비유의 힘찬 의미다.

3. 어리석음       

무리 중에 한 사람이 이르되,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업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 하니, 이르시되 이 사람아, 누가 너를 너희 재판장이나 물건 나누는 자로 세웠느냐 하시고 저희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아니하니라하시고, 또 비유로 저희에게 일러 가라사대,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심중에 생각하여 가로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꼬 하고, 또 가로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곡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며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치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눅 12 13-21).

문 : 예수는 산상설교, 부자 청년의 이야기 그리고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은 것을 다른 비유에서도 말했는가? (이것은 실로 어떤 의미에서도 복음의 큰 주제인데)

답 : 물론 그에 대해서 예수는 유명한 비유,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에서 말했다(눅 12:13-21).

문 : 형에게 명하여 유산을 자신과 나누게 해달라고 예수에게 부탁한 자에게 준 이 예수의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보통 이것을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장이나 물건 나누는 자로 세웠느냐?"로 번역한다.

답 : 이 말씀은 역설적으로 대개 이 비유의 경고를 대하는 중산층의(보통 경건한 자들이 기도 한데) 양심을 편안케 하는 일에 기여해 왔다. 예수의 이름으로 우리의 소유관계를 공격하는 자들에게 사람들은 말했다. "보라, 예수는 그런 일에 상관하지 않고 단지 영혼을 돌보는 관심만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설명하셨다. 그분은 단지 탐심에 대해 경고하셨을 뿐 소유를 공격하진 않으셨다.

문 : 그러면 여기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답 : 이것은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과 뜻을 얼마나 거꾸로 왜곡시켜 왔는지 특별히 보여주는 전형적인 본보기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이 그러한 왜곡을 잘못된 번역을 통해 어떻게 지지해 왔는지도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이것은 "소유욕", 혹은 더 잘 표현해서, '약탈욕'을 너희는 물리치라는 뜻을 지닌 반면에, 사람들은 보통 "너희는 탐심을 물리치라"고 번역했다.

문 : 그것은 같은 뜻이 아닌가?

답 : 아니다. 전혀 같은 뜻이 아니다. 탐심은 물론 복음에 위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탐심은 재물사용에 있어서 창피스러운 신중함이다. 그러나 사람은 탐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그리고 많은 소유물 중에 얼마를 내어 준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소유물을 가지고서도 여전히 좋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예수는 큰 소유, 생활에 필요한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용할 양식을 초과하는 모든 소유의· 축적을 나무랐다. 이 비유는 주기도문처럼 바로 그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예수가 요청을 가지고 온 자를 물리쳤을 때, 오직 하나의 뜻만을 아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너의 요청은 소유욕에서부터 나온다. 먼저 그 소유욕이 없어져야한다. " 이것이 예수의 대답의 매우 분명한 뜻이다.

문 : 그럼 비유 자체로 가서, 이 비유는 설명이 필요할까? 이미 너무 분명한 것 같은데.

답 : 물론 그렇다. 예수와 같은 진리의 내용과 이해력으로 그것을 읽는 자에겐 분명하다. 그러나 진리의 내용과 이해력은 어디에 있는가? 실제로는 사람들은 이 비유를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와 지혜로운 청지기의 비유 못지 않게 오해해왔다. 우리는 이미 순수히 '영혼을 돌보는' 뜻을 가진 주석만을 배워왔다. 그 주석은 순수히 '개인적인' 주석과 일치한다. 사람들은 예수가 이 비유를 가지고 단지 개개인에게 향해서 맘몬주의(배금주의)을 경고했다고 쉽게 생각했다. 이것이야말로 크나큰 오해다. 예수의 말씀 전체 뿐 아니라 예수의 비유를 중산시민의 사고방식대로 영혼목회상 도덕을 강조하는 충고로서 이해하는 것은 이러한 경우 항상 경계되어야 한다. 그것은 예언자들의 정신들과 그것을 넘어서 역설적이고 혁명적인, 실로 세계 역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비유의 요체, 비교점에 주목해야 하고, 비유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징이며, 사실 묘사가 아니라 지시라는 것을 잊어선 아니 된다. 만약 우리가 그것을 '옳게' 이해하면, 이 비유는 실로 매우 의미 심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문 : 그런 관점에서 이 비유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답 : 그것은 '하나님'과 '맘몬'에 관한 산상수훈의 위대한 주제이다. 예수는 이 비유에서 맘몬의 본질과 마력의 토대에 접근했다. 그분은 인간영혼 속의 맘몬주의, 소유욕, 약탈욕의 뿌리가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 근본적으로 실로 그것은 다른 작은 뿌리들이 갈라져 나오는 '하나의' 기본 뿌리에 지나지 않는다. 즉 인간은 소유물, 특히 돈 속에서 그의 '생명'을 추구한다. 그는 달리 더 잘 알지 못할 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행한다. 즉 그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한다. 그래서 그는 소유물 속에서 무엇보다 '안정'을 추구한다. 그는 '수년'을 위해 예비물을 갖길 원한다. 그리하여 그는 산상 수훈도 이런 문맥에서 이야기하는 굉장한 '염려'의 힘을 분쇄하고자 한다. 맘몬주의는 '생명의 불안'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는 그보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 그의 영혼은 소유물에 대한 노력보다 더 나은 생활을 동경한다. 영혼은 언젠가 편히 '쉬기를' 원한다. "영혼아, 평안히 쉬자."모든 "탐심"에 이자로 놀고먹자는 이상이 결합한다. 그러나 이것은 안식만이 아니라 '향락'이기도 하다. "영혼아,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아마" 그것도 적당히 즐길 것이다!

문 : 맘몬주의의 또 '하나의' 강한 뿌리, 즉 영향력, 권세, 명예의 추구는 없는가? 그것도 소유추구의 주요동기가 아닌가?

답 : 확실히 그러하다. 이 비유에 그것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지만 그것은 맞는 말이다. 우리가 곧 보게 될 것이지만, 이것은 '하나의' 의미에 초점이 맞춰 있어서 '이러한' 동기가 별로 고려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것도 맘몬주의의 뿌리에 속해 있음이 자명한 사실이고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영향력, 권세, 명예의 추구도 '생명' 욕구에 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속에서도 생명을 소유한 것 같이 생각한다. 복음이 갖는 신적인 단순성과 긴급성에서 볼 때, 소유욕의 뿌리들을 우리는 직시할 수 있다. 권세는 소유로부터 생기고, 권력 위에서 소유악마는 개개인과 사회를 지배하는 힘을 세운다. 그러나 기본 뿌리인 생명추구가 그 작은 뿌리들인 안정, 안식, 향락(또 권세와 명예)과 더불어 자라 나오는 바탕은 '하나님 부재'이다. 하나님이 지배하시지 않는 곳에는 우상들이 지배한다. 그리고 우상들 중에서 가장 힘센 것은 복음에 의하면 맘몬이다. 이것은 예수의 분석이다.

문 :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개개인의 영혼에게만 관련되는 것인가, 전체 사회에게 관련되는 것인가?

답 : 물론 전체 사회에게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아니 우선 그러하다 ! 이것은 맑스나 페스탈로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자본주의'(여기서 매우 고려되고 있다!)의 분석이 아닌가? 오늘날의 사회적 힘의 형태로서의 맘몬주의의 현대적 형태인 자본주의는 그리스도로부터 빗나감으로써 생긴 것이다. 그것은 국수주의나 제국주의처럼 '욕심'으로부터 자라났다. 이로써 우리는 예수의 분석으로 돌아가자. 교회, 특히 그 위대한 교사인 아구스티누스의 깊은 이해에 의하면 하나님으로부터의 이탈, "타락"의 본질적인 결과는 욕정(Concupiscentia), 아니 덧붙여 말하자면, '무한한' 욕정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님이라고 하는 무한한 선을 상실한 대신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욕정은 그 선의 상실로 인해 생긴 공허를 채우려고 한다. 욕정은 경험에 따라 특히 돈에 끌린다. 물론 권세와 탐닉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이것들은 돈에게 강하게 의존되어 

 중략

답 : 만일 우리가 어떤 유한한 것으로서도 진정시킬 수 없는 욕심을 그리는 더 고상한 모습을 갖길 원하면, "파우스트"를 생각해 보라. 파우스트는 학문, 기술 그리고 권력의 발전이기도 하고, 오늘날 몰록 문명의 검은 마술 속에서 끝나는 발전이기도 한, 전 발전의 가장 크고 심원한 상징이다. 그것은 완전히 예수의 의도와 일치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본주의와 그것과 결부된 전 문명의 발생과 발전이 설명될 수 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 '이러한' 선을 따라 - 염려와 욕심의 문명이다. 인간들은 이미 말한 대로 그리스도로부터 벗어났다. 그러나 비록 인간 영혼의 악마와의 싸움 속에서나마 그리스도가 아직 인정받는 한, 이것에 대한 마지막 보장은 있었다. 소유물만이 여기서 인정받아서는 아니 되며, 그럴 수도 없을 것이다. 소유물로부터 자유로운, 그것보다 더 탁월한 생활도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영이 이긴 정도만큼 이 보장은 상실당하고, 이 생활은 상실당했으며, 소유물이 지배자가 되었고,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욕심이 상승했다. 사람들은 안정을 얻으려고 소유하길 원했다. 사람들은 권력을 획득하려고 소유하길 원했다. 사람들은 향락하기 위하여 소유하려고 했다. 한계선은 사라지고, 욕심은 더욱 더 그 무한성을 드러내었다. 사람들은 모든 형태 속에서 전 세계를 획득하려고 했다. 자본주의는 제국주의와 동맹했다. 빗나간 생의 충동인 주요뿌리에서 나온 뿌리들이 서로 얽혀서 거기로부터 결국엔 하나님 없는 전 문명의 저주의 나무가 자라났다. '이러한' 생활에 기여하려던 현대 기술공학에(아마 이것도 욕심의 아들이다)의해 창조된 재화생산의 능력은 엄청나게 커졌다. '곳간들'은 너무도 작은 것이 되었다. 소비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생산되었다. 세계시장도 족하지 않다. 이 '발전'의 뒷면은 그에 상응하는 "빈곤"을 낳았으며, 부자의 현관문 앞에는 거지 나사로가 누워 있게 된 것을 그 무엇이 막을 수 있었겠는가? 이 문명의 수혜자를 위해(그리고 그들로 인해 잠정적으로 수탈당하는 자들을 위해서도) 풍부하고 빛나며 보장된 사회의 매혹적 미래상이 생겨났다. 노동문명(그리고 이익문명)과 함께 향락문명도 동맹했는데, 그 문명의 파도는 날로 더 높아갔다. 영혼아,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그러나 이 상태를 이데올로기적으로 황홀하게 만들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철학을 장악했는데, 그것에 의하면 '생명' 그 자체가 힘있고 맹목적이며, 정복적이고 탐욕적인(니체!), 전혀 하나님이 없는 생명이고, 그것이 마지막 말일뿐이다. 이제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세계재앙 속에서 체험하는 것이다. 밤이 지나 모든 소유의 영광은 함께 무너진다. 그 영광은 '기만'임이 드러난다(마 13 :22, 맘몬의 사기!). 그것은 광기 위에 세워진 것이다. 그리고 '불의' 위에 세워진 것이다(눅16 :9). 왜냐하면 전 사회의 이 부(富)는, 비유 속의 부자의 재물과 같이, 가난한 대중의 착취에서 비롯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소유의 이면에는 대중의 무소유가 있다. '위기'의 때에는 생활도구들로 가득한 창고들 옆에 대중들이 굶주렸고, 잡지마다 가득 채운 옷 광고물 옆에는 많은 자들이 벌벌 떨었다.

문 : 왜 모든 설교자들도 맘몬에 맞서 전혀 도움을 못 주는가?

답 : 거기에 대해서도 예수는 대답했다.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치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이것이 그 비밀이다.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한 것 ! 하나님 혼자만이 참된 생명을 보장하신다. 하나님 혼자만이 안정을 주신다. 하나님 혼자만이 염려를 몰아 내신다. 하나님 혼자만이 기쁨을 주신다. 하나님 혼자만이 힘, 진정한 힘을 주신다. 진정한 명예도 주신다. 하나님 혼자만이 부하게 하신다. 하나님 혼자를 통하여 사람들은 맘몬을 넘어설 수 있다. . 예수는 하늘의 새와 들의 백합화에 관해 말한 산상수훈 속에서도 이를 선포했다.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한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자는 - 이러한 문맥 속에서! - 예수의 가장 위대한 제자들, 부한 상인의 아들로서 그의 달콤한 신부와 주인에게로 향한, 가난을 선택한 아씨씨의 프랜시스에게 가 보라.

문 : 예수는 가난의 길을 권고했는가? 부는 단지 부정한 것인가 ?

답 :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 우리가 사회적 진리를 알고자 한다면, 우리는 기본인식과 기본감정, 즉 하나님 안에 있는 "일치"의 의식과 느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소유의 문제를 위한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모든 개개인의 소유는 그것이 비록 부정으로부터 직접 생긴 것이 아니거나 혹은 부정과 결부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는 부정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의 해석에서 발전시켜 온 기본인식과 기본감정에 의하면, 모든 소유는 하나님에게 속하고 오직 그분으로부터만 인간에게 속한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의 개인소유는 죄, 즉 이 한  분에 대한 죄이고 이 한 분에 대한 "강탈"이다. 유명하고도 악명 높은 말, "소유물은 도둑짓이다." 는 그런 점에서 진리를 지니고 있다. 거대한 부를 대하는 모든 순수한 심정은 이것을 느낀다. 어쨌든 전 성경이 그것을 강력하고 열정적으로 느끼고 있고, 복음이 가장 열정적으로 느끼고 있다. 부는 죄다. 그것이 하나님과 형제에게 속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성서에 보면 절대적 소유물이란 없고 순수히 개인적인 소유는 없다. 재산 소유는 오로지 하나님이 빌려주신 것으로서만 의미와 정당성이 있다. 오직 관리만 하도록 소유물이 허락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유도 허락될 수 있다. 그러나 부란 항상 위험이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가능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낙타가 바늘구멍(큰 마을 대문에 있는 작은 출입문)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그리고 한 '계급의' 손에 큰 부가 축적되는 것은 가장 위험이다. 그것은 '어떠한' 의미에서든 무거운 죄이고 그렇게 되어선 아니 된다.

문 : 그런데 그것은 소유를 완전히 포기하라는 요구인가? 자발적 가난?

답 : 가난의 요구가 산상수훈의 선두에 있다(거기엔 "누가에 의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쓰여 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분명히 후대의 설명이다.). 그것은 복음의 핵심이다. 그러나 우리는 물론 예수가 의도한 것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결코 프랜시스 모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율법이 아니다. 그것이 말하는 것은 맘몬 대신에 "하나님"이다. 더 이상 맘몬이 지배하지 않도록 하나님이 지배하셔야 한다. 여기서 인간은 다른 생활과 다른 행복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염려와 탐심은 부서진다. 여기서 영혼은 부로 가득 찬다. 소유물의 마력을 부수는 비결의 말씀은"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이다. 이것이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선포하는 혁명이다. 그것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다. 부로부터 가난에로의 역전, 다른 말로 하면, 세상의 주요동기로서의 소유추구로부터 하나님의 나라 추구로의 역전, 혹은 더 위대하게 말하자면, 맘몬으로부터 하나님에로의 역전.

문 : 이 혁명은 단지 개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 그것은 사회를 위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가?

답 : 그것은 당연히 개개인을 위해 적용되지만, 무엇보다 사회를 위해서도 적용된다. 우리는 순수히 개인적이고 영혼 목회적인 권고의 의미에서 이 비유를 잘못 이해하는 것에 맞서서 이것을 강조해야 한다.

문 : 이 비유가 의미하는 사회의 혁명이란 무얼까?

답 : 그것은 사회를 위해서도 맘몬을 하나님으로 대체하는 혁명인 것이다. 짧게 말해서-왜냐하면 여기서 어떤 종교적·사회적 프로그램이 개발될 수 없으니까-그것은 돈을 지향하는 사회가 아니라 인간을 지향하는 사회, 인간의 복리, 그의 육체적, 정신적 필요, 그의 품위, 그의 거룩한 권리를 지향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그것은 기계가 아닌 영혼이 지배하는 사회, 노동이 예배와 인간봉사가 되는 사회, 개개인에게 가능하고 필요한 안정, 즉 노동의 안정, 권리의 안정, 질병과 노후의 날을 위한 안정을 보장하는 사회이다. 그러한 사회는 지금 무너지고 있는 자본주의적 맘몬주의 사회와 비교하면, 아마도 가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회가 이 사회보다 훨씬 더 부요 할 것이다. 탈취욕과 향략 병폐는 폐기되어 진정될 것이다. 그러나 기쁨의 강물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세상 안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문 : 그러한 사회가 가능할까 ?

답 : 그것은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다른 것은 모두 붕괴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모두 아마 가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가난해진 세상은 부자보다는 훨씬 더 부요 할 것이다. 그 세상은 '생명'을 가질 것이다. 그것은 높고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이 고대하는 큰 혁명이다. 돈으로부터 하나님으로 나가는 거대한 혁명! 하나님은 그것을 가져오시기 위해 활동하고 계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인간에게 기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