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꼭 한번 만나고 싶은 마음에, 기자는 일산의 원당 감리교회를 찾았다. 교회 옆 건물의 지하 공간을 아담한 식당으로 개조하여 매주 두 번, 100여 명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사랑의 식탁’. 1999년 IMF 무렵에, 고양 시청의 지원금을 받아 시작된 ‘사랑의 식탁’은 독거노인, 부랑민들 뿐만이 아닌, 매 주 결손 가정의 아이들에게 일일이 방문하여 대문 고리에 도시락을 매달아 놓고, 지난주에 갖다 주었던 도시락을 수거해오기도 한다.
밥 한 공기, 사랑 한 공기 식당에 도착하자 누군가 이른 아침부터 독거노인들을 위한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이는 현재 사랑의 식탁에서 부장을 맡고 있는 최창순 권사(57). 그녀가 생각하는 봉사란 무엇일까. “봉사는 삶의 현장이예요.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사정을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되죠.” 또한 최 권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은밀히 행하는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봉사를 하면서 어려운 이웃의 심정을 이해하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어요. 여태껏 이렇게 살지 못한게 얼마나 후회되는지…. 앞으로 여기서 더욱 자라고 싶어요.”
그 분의 뜻이라면 어디든지 간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서른 넷의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한 도시락이 완성되었다. 차량봉사를 하는 정윤기 권사(56)는 집사 세 분과 함께 아침을 거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부지런히 포장된 도시락을 봉고차에 실으러 나간다. 여러 가지 나물들이 알록달록한 도시락에 가지런히 담겨져 있는 걸 보니, 오늘의 메뉴는 비빔밥인가 보다. 정 권사는 어떻게 차량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사업이 망하고 방황할 때 주님께선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 주셨어요. 다른 분들께서 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편안히 잘 다녀왔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몰라요.” 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정 권사는 힘 닿는 데까지 차량 봉사를 계속 하고 싶다고 한다. “다시 사업을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하나님이 저를 이곳에 불러주신 이상 모든 길을 그 분의 인도하심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점심식사 시간이 다가오고, 할아버지 한 분이 들어오셔서 주방에 계시는 권사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권사님 한 분이 비빔밥을 가져다 드리자 “감사히 먹겠습니다.”하고 맛있게 드시는 할아버지. 이곳은 단순히 밥을 한 공기 먹으러 오는 식당이 아닌, 마음속에 사랑을 한 공기 채우고 돌아가는 식당인 것이다.
‘네가 하길 원한다’ ‘사랑의 식탁’이 어려운 이웃의 식사만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밖에도 노인분들을 위해 미용으로 봉사하는 장윤희 집사(36)가 있기에 ‘사랑의 식탁’이 완성되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로, 가게가 주말에 문을 닫는 것은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장 집사는 이러한 손해를 감수하고, 주일은 자신의 미용실을 운영하지 않을뿐더러 2주에 한 번씩 평일 하루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과감히 문을 닫는다. 그녀에게 있어서 행복은 물질에서가 아닌 봉사를 함으로서 얻게 되는 하나님의 사랑인 것이다. 어느 날 교회 주보에서 우연히 미용봉사 모집 광고란을 본 뒤로 며칠 간 “네가 하길 원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며 떠나질 않았다는 장 집사. 그녀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자신의 미용 봉사를 통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날 장 집사는 몸이 좋지 않아 인터뷰에 직접 응하지 못했다. 그녀가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에필로그 행복을 찾기란 매우 쉬운 일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행복을 깨닫지 못한 채,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행복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쉽기 때문에 어려운 행복, 이것은 행복의 역설적인 원리다. ‘사랑의 식탁’을 통해 이 따뜻한 행복이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 전파되어,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체감 온도가 날로 드높아 지기를 기대한다.
식당에 도착하자 누군가 이른 아침부터 독거노인들을 위한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이는 현재 사랑의 식탁에서 부장을 맡고 있는 최창순 권사(57). 그녀가 생각하는 봉사란 무엇일까. 
‘사랑의 식탁’이 어려운 이웃의 식사만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밖에도 노인분들을 위해 미용으로 봉사하는 장윤희 집사(36)가 있기에 ‘사랑의 식탁’이 완성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