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25:23) 이튿날 아그립바와 버니게가 크게 위의를 베풀고 와서 천부장들과 성중의 높은 사람들과 함께 신문소에 들어오고 베스도의 명으로 바울을 데려오니 (행 25:24) 베스도가 말하되 아그립바 왕과 여기 같이 있는 여러분이여 당신들이 보는 이 사람은 유대의 모든 무리가 크게 외치되 살려 두지 못할 사람이라고 하여 예루살렘에서와 여기서도 내게 청원하였으나 (행 25:25) 나는 살피건대 죽일 죄를 범한 일이 없더이다 그러나 저가 황제에게 호소한 고로 보내기를 작정하였나이다 (행 25:26) 그에게 대하여 황제께 확실한 사실을 아뢸 것이 없으므로 심문한 후 상소할 재료가 있을까 하여 당신들 앞 특히 아그립바 왕 당신 앞에 그를 내어 세웠나이다 (행 25:27) 그 죄목을 베풀지 아니하고 죄수를 보내는 것이 무리한 일인 줄 아나이다 하였더라
세상에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불합리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면 정치, 경제, 사회를 막론하고 어디를 가나 합리적인 것보다 불합리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마치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렸다가 건너는 것보다 지름길로 무단 횡단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다른 사람은 그만두고 나부터 어느 사이에 원칙과 법대로 사는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사는 것이 도리어 고리타분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반면, 어느 사이에 법이나 하나님의 뜻은 무시하고 나 편한대로, 나 좋은 대로 사는 불합리한 삶에 익숙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이 불합리하게 사는 것은 잘도 찾아내며 마치 자신은 매우 합리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타인을 용납하고 이해하기보다는 그 불합리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다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의 현실이 마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다수의 불합리가 합리처럼 착각되고 그 세력에 소의 합리가 함몰되어 버리는 세상입니다.
그럴지라도 합리적인 삶이 다소 불편하고, 손해 같을지라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포기하지 말고 더욱 합리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사는 것이 합리적인 삶인지 오늘 성경 본문을 통해서 깨닫고 우리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1. 불합리한 사람들
유대교 지도자들이 왜 그렇게 바울을 미워하였을까요? 그것은 유대교 지도자들이 바울을 그토록 미워하는 까닭은 타 종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타심, 바울의 능력과 인기에 대한 시기심, 자신들의 종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것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습니다.
이로 보건대 세상에서 사람이 종교를 믿으면 선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종교를 믿게 되면 오히려 더 잔악해지고 무자비해질 수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오늘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잔혹한 테러의 배후가 종교 단체들인 것을 보면 알 수 있고 역사적으로 불합리한 재판이 종교 재판이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무자비한 전쟁이 바로 종교전쟁이었던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에게 종교는 절대로 필요한 것이지만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일 종교를 가진 사람이 선하고 자비롭고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소유하지 않으면 종교라는 이름으로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죽이는 일을 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 채 더 비양심적이고 무자비하고 더 마음이 부패하고 강퍅해질 수 있음을 나타내 보여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삶은 어떤 것일까요?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아무리 세상이 악할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양심을 지키고, 법을 지키고, 말씀을 따라 사는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은 결코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이고 막연한 삶이 아니라 성경 말씀을 보면 이웃과의 관계, 대 사회적인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있는 대로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한 예를 든다면 “(시 52:2) 네 혀가 심한 악을 꾀하여 날카로운 삭도같이 간사를 행하는도다 (시 52:3) 네가 선보다 악을 사랑하며 의를 말함보다 거짓을 사랑하는도다 (셀라)”라는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산다고 해서 만사가 형통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렇게 살고자 하는 나만 손해를 보는 것 같고, 불합리한 사람이 볼 때는 융통성이 없이 꽉 막힌 사람처럼 답답하게 보일지라도 왜 그렇게 불합리한 삶을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일까요?
오늘 말씀의 주인공 사도 바울은 누구보다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요, 오직 예수님의 부활의 복음을 전한 것 외에는 다른 잘못이나 불법을 범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시도행전 24장에서 벨릭스 총독이 그러한 사도 바울을 심문하고 그가 전하는 복음을 듣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바울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풀어주지 않고 구류시키는 불합리한 지도자였습니다.
그 이유는 벨릭스가 유대종교지도자들이 무죄한 바울을 고발을 하는 것이 불합리한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무죄한 바울의 손을 들어주지 못한 것은 그로인해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까 두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벨릭스 총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같이 불합리하게 일을 처리한 벨릭스 총독은 로마 황제의 소환을 받고 총독에서 해임을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처지는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이 여전히 가이사랴의 로마 총독부 감방에 수감된 채 석방될 가망성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상황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오늘 우리 중에도 바울처럼 나름대로 신앙 양심을 지키고 믿음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로 인해 손해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권자시라면 바울을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도록 버려두실 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 며, 자그만 치 이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을 때 낙심하지 않고 믿음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역사의 주권자이신 바울 사도에게 그렇게 불합리한 삶을 되풀이하게만 하신 분이 아니라 오히려 그로 인해서 바울을 더욱 합리적인 삶을 살도옥 인도하시는 복된 기간이었습니다.
1) 바울 사도의 무죄함을 알면서도 유대인들의 눈치를 보며 뇌물을 기대하던 벨릭스 총독은 그 어간에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호출을 받아 면직을 당하고 베스도가 새로 로마 총독으로 부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바울은 세월만 까먹은 것이 아니라 그 어간에 지나온 세월을 돌이키며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편지를 기록하여 보낸 것이 바로 옥중 서신입니다.
만일 바울에게 그 같은 옥중 수감이 없이 계속 복음만 전했다면 교회와 개인의 신앙을 일깨우는 바울 서신을 기록할 기회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감옥은 감옥이 아니라 도서관이요 수양관이었던 것이었습니다.
3) 만일 벨릭스가 바울이 전한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고 바울 사도의 무죄함을 알고 풀어주었다면, 오히려 바울을 죽이고자 기회를 노리던 유대인들에게 벌써 암살을 당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년간의 옥중 생활은 바울의 신변을 가장 안전하게 지켜 준 산성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사도 바울이 아무 죄도 없이 이년 여의 세월을 옥중에서 보낸 것이 불합리한 것 같으나, 오히려 하나님은 불합리하게 보이는 것들을 통해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바울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하시고 그의 비전을 이루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2. 합리적인 사람
사도바울을 고소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불합리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벨릭스 총독의 우유부단함으로 바울은 이년 여의 세월을 가이사랴에 주둔한 로마 총독부의 감옥에서 갇혀 있는 동안 로마 황제가 벨릭스를 불러 해임을 시켜 버렸습니다.
벨릭스의 후임으로 부임한 베스도 총독은 대조적으로 매우 적극적인 사람임을 오늘 성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베스도가 로마 총독부가 있는 가이사랴에 도착한지 불과 삼일이 지난 후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간 것 하나만 보아도 어떤 인물인가를 단적으로 잘 나타내 보여줍니다.
(행 25:1) 베스도가 도임한 지 삼 일 후에 가이사랴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니
신임 총독 베스도가 예루살렘을 방문하였을 때 유대 지도자들이 제일 먼저 베스도에게 청원한 것은 억울한 유대인들의 사정을 호소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영원한 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바울 사도의 재판건을 제일 중요한 의제로 들고 나왔습니다.
그것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헛말이 된 것입니다. 그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로마 제국의 압제로부터 조국을 자유와 해방을 시키는 일이나, 로마의 압제를 받고 있는 동족의 억울함 사정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도 바울을 제거하는 일이 최대의 관심사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벨릭스 총독 때에 이루지 못한 음모를 신임총독 베스도를 통해 이루기 위해 가이사랴에 수감되어 있는 사도 바울을 예루살렘으로 압송하여 재판을 받게 하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와 같은 주장을 하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매사를 법적으로 해결을 하려고 하는 합리적인 모습처럼 보이지만 그들 내심은 그것은 바울을 죽이려는 하나의 구실이었습니다.
베스도는 그 같은 제안에 대해 그들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못함을 지적하며 매우 합리적으로 대처하였습니다.
(행 25:5) 또 가로되 너희 중 유력한 자들은 나와 함께 내려가서 그 사람에게 만일 옳지 아니한 일이 있거든 송사하라 하니라
이는 베스도가 예루살렘을 시찰하고 바울 사도가 수감되어 있는 가이사랴로 곧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구태여 사도 바울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곧 가이사랴로 내려가서 바울을 재판할 것이기 유대교 지도자 중에서 대표성을 띨만한 사람이 누구든지 베스도와 함께 가이사랴로 내려가서 바울의 잘못된 죄를 고소하면 시시비비를 가려 공정하게 재판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베스도가 만일 그렇게 한다면 바울을 죽일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새로운 총독이 부임을 했어도 자기들의 음모를 이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는 수 없이 그들은 베스도 총독의 제안을 따라 바울을 고소할 사람을 가이사랴로 보내어 바울을 재판받게 하였으나 역시 수포로 돌아가버리고 말았습니다.
(행 25:7) 그가 나오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유대인들이 둘러서서 여러 가지 중대한 사건으로 송사하되 능히 증명하지 못한지라
과거 벨릭스 총독 때에도 말 잘하는 변사 더둘로를 세워 고소를 하였으나 무죄한 바울을 유죄로 만들지 못한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실패로 돌아가 버리고 오히려 바울에게 또 한 번 자신의 무죄와 더불어 복음을 전할 빌미만 만들어 주었습니다.
(행 25:7) 그가 나오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유대인들이 둘러서서 여러 가지 중대한 사건으로 송사하되 능히 증명하지 못한지라
여기서 송사한다는 말은 계속해서 고소하는 것을 뜻하지만 바울의 유죄를 입증하지 못하고 오히려 바울의 무죄만을 더욱 입증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행 25:8) 바울이 변명하여 가로되 유대인의 율법이나 성전이나 가이사에게나 내가 도무지 죄를 범하지 아니하였노라 하니
누구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였던 베스도 총독은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자 벨릭스처럼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바울에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재판을 받기를 원하는지 회유하는 비겁함을 보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베스도도 벨릭스처럼 불합리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로서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재판을 받겠노라고 재 청원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보다 자신의 양심과 생명을 걸고 보다 더 합리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재판을 받겠노라고 강력하게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였습니다.
(행 25:11)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사죄를 범하였으면 죽기를 사양치 아니할 것이나 만일 이 사람들의 나를 송사하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면 누구든지 나를 그들에게 내어 줄 수 없삽나이다 내가 가이사께 호소하노라 한대
이제 로마 총독 베스도의 처지는 더욱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직고한 죄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유대인들의 바울의 신병을 요구하여도 유죄가 성립되지 않는 한 바울을 내어 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죄한 바울을 죄인으로 억지로 몰아 죽이려는 종교지도자들, 바울의 무죄함을 알면서도 유대인들의 눈치를 살피는 베스도 총독, 예루살렘에서 풀려나기를 바라지 않고 오히려 로마의 가이사에게 재판받기를 자청하는 바울, 이 세 사람 중에 과연 누가 더 합리적인 사람이며, 그 합리의 잣대와 기준이 양심인지, 법인지, 하나님께 생명을 맡기는 믿음인지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이 됩니까?
(시 27:1)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3. 하나님의 섭리
과거 예수님을 재판했던 빌라도도 예수님의 무죄하심을 알면서도 유대인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여 예수님 대신 살인강도 바라바를 내어 주었습니다. 얼마나 불합리한 총독입니까? 왜 정의로우신 하나님은 그것을 용납하셨을까요?
그로 말미암아 정의로우신 예수님은 불의한 자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신 반면 세상에서 어느 누구보다 불합리한 우리는 그 예수님의 죽으심 때문에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깊은 섭리였습니다.
벨릭스 총독은 사도 바울의 무죄함을 알면서도 유대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아무런 죄가 없는 사도 바울을 이년 동안이나 가이사랴 감옥에 수감되어 옥고를 치루게 하였습니다. 얼마나 불합리한 처사입니까? 왜 역사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은 그것을 용납하셨을까요?
그 같은 벨릭스는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소환을 당하여 로마 총독 자리를 내어 놓아야만 하였습니다. 그 대신 합리적으로 매사를 처신한다고 믿고 있는 베스도를 후임총독으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그것은 어느 누구보다 확실하게 사도 바울을 로마 황제 앞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우유부단한 벨릭스가 하지 못한 일을 베스도를 통해서 이루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베스도는 예루살렘의 유력한 종교 지도자들이 바울의 목숨을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바울이 자청한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가게 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행 25:12) 베스도가 배석자들과 상의하고 가로되 네가 가이사에게 호소하였으니 가이사에게 갈 것이라 하니라 (행 25:21) 바울은 황제의 판결을 받도록 자기를 지켜 주기를 호소하므로 내가 그를 가이사에게 보내기까지 지켜 두라 명하였노라 하니
물론 그같은 베스도의 의사에 대해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반대 입장을 취하며, 바울의 죄도 입증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죽여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대인들을 벨릭스처럼 눈치 보지 않고 바울의 무죄를 옹호하면서 반드시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보내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행 25:25) 나는 살피건대 죽일 죄를 범한 일이 없더이다 그러나 저가 황제에게 호소한 고로 보내기를 작정하였나이다
다만 문제는 바울이 무슨 죄로 로마 황제에게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조서를 작성하는 일에 있어서 사실적인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 난감하여 헤롯 아그립바 왕에게 조언을 구하는 겸손함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베스도는 바울의 죄를 입증하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바울을 죽이려고 하는 유대 지도자들의 행위가 불합리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행 25:27) 그 죄목을 베풀지 아니하고 죄수를 보내는 것이 무리한 일인 줄 아나이다 하였더라
여기서 ‘무리하다’는 말(알로고스)은 ‘불합리하다, 야만적이다’라는 뜻으로 불합리한 처사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의 마지막 꿈은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으며,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확고하게 약속하신 비전도 역시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행 19:21) 이 일이 다 된 후 바울이 마게도냐와 아가야로 다녀서 예루살렘에 가기를 경영하여 가로되 내가 거기 갔다가 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하고 (행 23:11)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거한 것같이 로마에서도 증거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
물론 로마로 가는 길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먼 길이었고, 너무나 많은 장애물 때문에 여러 번 시도했지만 바울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롬 1:15)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롬 15:22) 그러므로 또한 내가 너희에게 가려 하던 것이 여러 번 막혔더니
여기서 ‘막히다’는 말은 끼어들고 훼방하므로 진저리가 나도록 앞이 막힌 상태를 뜻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로마에 대한 비전과 꿈을 끝까지 접지 않고 계속 시도하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약속은 누구도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와 같은 바울의 소원을 아시고 인간적으로는 가장 불합리한 방법 같으나 하나님의 방법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바울을 로마로 가게 하기 위해 벨릭스를 버리시고 베스도를 보내신 것입니다.
인간들이 아무리 하나님의 뜻을 역행하고 온갖 수단 방법을 다하여 바울을 죽이려고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바울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로마 황제에게 직고한 죄수의 몸으로 로마까지 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그러므로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이년의 세월은 너무나 억울하게 보낸 무익한 시간이 아니라 어느 때 못지않게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벨릭스 총독 때에 바울이 방면을 당하지 못한 것이 불합리하게 보일지 모르나 역사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은 나름대로 다 합당한 이유와 섭리가 있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 사도가 가이사랴 빌립보 감옥에서 보낸 이년의 세월은 앞으로 남은 로마 선교 사역을 준비하는 휴식과 새로운 사역을 위해 영적 재충전의 기회였습니다.
결 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신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경을 읽노라면, 세상 돌아가는 현실을 보노라면 과연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럴지라도 하나님의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이며, 합리적인 삶인가 의문도 가졌을 것입니다.
1) 창세기를 읽노라면 하나님이 에덴동산에 선악과를 심어 놓으시고는 그것을 따먹지 말라고 하셨는지? 차라리 심지 않으셨으면 인간이 범죄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하나님의 섭리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불합리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2) 출애굽기를 읽노라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여 내시고는 왜 광야에서 다 죽게 하셨는지? 차라리 애굽에 버려두시든지 아니면 광야에서 죽지 않게 하시든지 하실 것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불합리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3) 사무엘서를 읽노라면 사울을 왕이 되게 하셨다가 폐하신 이유가 죄 때문이라면, 다윗이 지은 죄가 결코 가벼운 죄가 아닌데 왜 사울은 폐하시고 다윗은 메시아의 조상이 되게 하셨는지 불합리하게 생각될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4) 복음서를 읽노라면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재판장이 되어 인간을 심판하셔야 할 분이 도리어 아무런 죄도 없이 빌라도에게 억울하게 재판을 받아 십자가에 처형을 당하셨는지 불합리하게 생각될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5) 우리의 삶에 있어서 왜 어떤 사람은 하나님을 안 믿고, 교회도 안다니고, 다녀도 엉터리로 다니는 것 같은데도 잘 먹고 잘 살고 잘 나가는데, 왜 어떤 사람은 평생을 믿음으로 살고 말씀대로 살려고 몸부림을 치는데도 못 먹고 못 입고 일이 꼬이기만 하는지 불합리하게 생각될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영원한 것인 반면 우리의 생각은 유한하고 이기적인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사 55:8)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사 55:9)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우리가 어떤 형편에서든지 만사에 다 하나님이 섭리하신다는 사실을 믿는 자에게는 그 무엇도 해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모든 것이 합력하여 바울의 가는 길처럼 선을 이루게 될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잠 16:4)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 (잠 16:4)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오늘 우리도 바울처럼 설령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현실에서도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믿음으로 살아가는 성도들의 앞길은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심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사 50:7)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므로 내가 부끄러워 아니하고 내 얼굴을 부싯돌같이 굳게 하였은즉 내가 수치를 당치 아니할 줄 아노라 (사 50:8) 나를 의롭다 하시는 이가 가까이 계시니 나와 다툴 자가 누구뇨 나와 함께 설지어다 나의 대적이 누구뇨 내게 가까이 나아올지어다 (사 50:9)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리니 나를 정죄할 자 누구뇨 그들은 다 옷과 같이 해어지며 좀에게 먹히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