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의 ‘그린빌’이라고 하는 곳에 한 신실한 크리스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를 잘 섬기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모범적인 부부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한 가지 큰 소원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기를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이들은 7년 동안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자녀를 주시옵소서."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드디어 이 가정에 생명을 잉태케 하셨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기뻐서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자녀의 이름을 지어놓았습니다. "아들을 낳으면 ‘사무엘’로 짓고, 딸을 낳으면 ‘에스더’라고 하자." 미리 이름까지 지어놓고 아기에게 필요한 용품을 모두 사놓은 후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렸습니다. 해산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산모는 심한 진통 끝에 아기를 낳고서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 후에 잠에서 깨어난 산모는 아기가 보고 싶어서 간호사에게 아기를 보여 달라고 말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는 자꾸 주저하다가 마지못해 아기를 데려왔습니다. 그러나 아기를 본 산모는 비명을 지르면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아기의 온 몸이 다 뒤틀려있었고 얼굴이 흉측스러운 모습을 한 기형아였기 때문입니다.
산모는 통곡하며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하나님, 지난 수년 동안 그렇게 하나님을 열심히 섬겼고, 수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누구보다 아름답고 예쁘게 살아왔는데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하나님을 원망하며 통곡했습니다. 남편도 그 길로 병원을 뛰쳐나가 밤새도록 거리를 헤매며 미친 듯이 하나님께 항의했습니다. “하나님, 왜 하필이면 저런 아이를 주셨습니까?” 그러다가 새벽녘에 이르러 한 교회당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는데 그의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그 말씀에 큰 은혜를 받은 남편은 즉시 병실에 누워있는 아내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내가 새벽 기도를 하는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소. '이 땅에 온 몸이 뒤틀리고 흉측하게 생긴 기형아 하나를 보내고 싶은데 어느 가정에 보내야 따뜻하게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시다가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선택해 주셨다고 하셨소. 하나님께서 우리를 특별히 인정하신 거요. 그러니까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고 이 아기를 맡아서 사랑으로 기릅시다.? 이 말에 부인도 울고 의사와 간호사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생을 살면서 우리는 종종 예상치 못한 고난을 만납니다. 멀쩡하던 식구가 하루아침에 드러눕기도 하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나라로 보내야 할 때가 있고, 불가항력의 재난을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고난을 만나면 사람들은 하나 같이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하나님, 왜 하필이면 나입니까?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사람 중에 우리들입니까?” 하며 억울한 마음을 토로합니다. 이것이 인성을 지닌 우리들의 연약함이요, 한계인 것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고난 앞에서 우리가 하나님께 항의하고 우리의 생각을 주장할 권한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우리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명, 자녀, 물질, 건강, 그리고 시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요, 오직 하나님만 주장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있는 생명이나 자녀, 물질, 건강은 하나님께서 잠깐 맡기신 것일 뿐 우리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인정하는 신앙인이라면 모든 일에 감사해야 합니다. 어떠한 고난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될 줄 믿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을 ‘주인’이라 부르고, 스스로를 ‘종’이라 말합니다. 이는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겠다는 고백입니다. 어떤 자리에서든 착하고 신실한 종으로서 사명을 다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자리를 바꾸어서 스스로 주인 노릇합니다.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면서도 속으로는 “나여, 나여!” 하며 나의 뜻을 관철시키려 합니다. 그러다가 나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평하고 원망합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무지하고 우둔해서 하나님의 계획을 모릅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고난 속에 담긴 하늘의 비밀 역시 모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하나님은 훗날 우리로 하여금 웃게 하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이 놀라운 사랑 앞에서 이제는 우리의 고백도 이렇게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 왜 하필이면 나에게 그토록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주십니까?”라고.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지어다”(마 2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