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지원도 남북 하나되는 첩경”…
2006-04-28 11:11:32 read : 1880
의료지원도 남북 하나되는 첩경”… 北어린이돕기 캠페인 김정수 병원장
“고맙다며 내 손을 꼭 잡던 북한 주민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의료시설이 열악한 북한에 의료 기자재를 보내는 것이 남북이 사랑으로 하나 되는 첩경입니다”
정확히 2년전인 2004년 4월19일,당시 안세병원장으로 있으며 북한땅을 밟았던 김정수(43·여러분척추병원장) 박사는 우연한 기회에 북한 방문을 결심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디스크 무료 수술을 하던 중 심하게 디스크를 앓던 탈북민을 만났던 것.
“상당히 많은 북한 주민들이 디스크를 앓고 있는데 수술 장비나 기술 부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들이 서울로 올 수 없으면 내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박사는 2년간 실무 준비와 북측과 오랜 협의 끝에 평양에 발을 디뎠고 의료장비나 시설이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조선적십자종합병원에서 수술을 하기로 했다. 혹시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일차적으로 수백명의 디스크 환자 중에서 선택된 25명을 X레이와 MRI 촬영,환자 인터뷰 후 2명은 고주파 열치료술,1명은 신경 내시경 수술,나머지는 현미경 디스크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환자는 그 병원 비뇨기과 간호사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디스크가 심했습니다. 신경내시경 시술을 마치고 바로 걸어서 입원실로 가는 동안 너무 허리가 좋아지고 통증이 없어져서 계속 고맙다고 인사하는데 정말 뿌듯했습니다.”
수술 다음날 아침 김 박사가 회진하기 위해 병실에 가니 수술 받은 환자 모두 박수를 치며 환대를 해주었다. 그날도 수술이 이어졌고 오후에는 평양의대에서 견학온 척추외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강의를 했는데 의료진의 경청 태도는 무서울 만큼 진지했다. 토론시간에 그들은 놀랄 만큼 해박한 의료지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제가 얼마나 편견의 시선으로 그들을 봐왔는지 깨달았습니다. 내 손을 붙잡고 고맙다는 그들의 모습에서 내가 느낀 것은 우월감도,성취감도 아니었고 오직 감동이었습니다. 남북한 사람들이 이 감동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연다면 그게 통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김 박사는 “북한 의료지원에 나눔인터내셔날과 국민일보가 함께 나선다고 하니 너무 흐뭇하고 보기 좋다”며 “나 역시 가능하면 또 북한을 방문해 수술은 물론 여러가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또 “아직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의료 혜택까지 못 받아 목숨을 잃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민간의료 전수가 통일의 중요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오는 6월초 다시 방문해 남한에서도 최첨단 수술인 ‘목 디스크 내시경 수술’ ‘복강경 수술’ ‘인공지능 디스크 삽입 수술’ 등을 전수해주고 환자들을 치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