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서구교회가 주도해오던 선교 중심축이 아시아 중남미로 이동되면서 이른바 ‘비서구권 2/3세계 선교벨트’가 탄력을 받게 된 것. 미국은 5만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으면서도 흑인을 비롯, 전 세계에서 이민 온 민족들을 위해 다국적 선교사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형편이다. 필리핀은 2015년까지 ‘20만 명 자비량선교사 파송운동’,나이지리아는 2020년까지 ‘5만 선교사 파송운동’을 펼치고 있다. 중남미 국적의 선교사도 2006년 현재 8000여명에 달한다.
한 나라의 전체 인구 중 기독인 비율이 2∼5% 미만인 미전도종족이 현재 지구상에 18억 명이나 남아 있다. 외국선교사가 긴급하게 필요한 종족은 6721개에 달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주로 복음화가 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 전체 선교사 중 2.5∼4%만이 미전도종족 지역에서 활동중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물론 청신호도 있다. 무슬림지역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의 비율이 2004년 5.7%에서 지난해에는 13.1%로 늘어났다. 싱가포르인 선교사의 25%는 이슬람권 사역, 남미 콤비암선교회의 선교사 중 14%는 미전도종족 선교에 참여하고 있다. 1991년 기독인이 4명에 불과했던 몽골에서는 몽골복음주의협의회가 결성된 뒤 지난해말 현재 400여 교회 4만여 크리스천으로 성장했다. 또 5가정 1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2005년 선교사 1명당 기독인 통계를 보면 레바논(295명) 싱가포르(400명) 니제르(451명) 네팔(458명) 스리랑카(479명) 등의 순이다.
필리핀 인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한국 등지에서 미전도종족 선교를 위한 전략네트워크와 기도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종족별 복음화운동도 활발하다. 선교 10년 만에 인도의 보푸리종족을 위해 3만 교회가 세워졌고 아프리카 마사이종족 기독인은 15%까지 확대됐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는 2005년 3월까지 매일 1개 교회가 세워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서구권은 ‘절대적인’ 선교지로 머물러 있다. 전쟁 테러 등에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절대 가난으로 굶주리는 사람들이 4억 명, 식수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13억 명, 변변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15억 명에 달한다. 5세 미만 4만 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복음전파와 함께 전인적인 치유와 섬김 사역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승삼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강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선교지 사람들은 선교사하면 서구인을 먼저 떠올리고 아시아인 선교사라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구일변도 일방통행식 선교에서 쌍방통행 선교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구의 후원자와 교회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자국 선교사 후원보다 현지 사역자들의 후원을 선호하고 자비량사역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비서구교회는 중복투자를 피하고 저비용 고효율 선교정책과 선교사의 전략적 배치 등을 통해 서구교회와의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함태경 기자 / 2006.12.31 / 국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