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가 주연으로 나오는 'CAST AWAY'('내던지다’라는 뜻)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척 놀랜드’(톰 행크스 분)는 큰 택배 회사 ‘페덱스’의 직원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양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항상 시간에 얽매여 살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캘리 프레어스’(헬렌 헌트 분)라는 여인과 깊은 사랑에 빠집니다. ‘척’은 평소에 일이 너무 많아서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할 시간을 갖지 못하다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처럼의 기회를 얻습니다. 하지만 로맨틱한 데이트를 채 끝내기도 전에 호출기가 울리고, ‘척’은 급히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잠시 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비행기를 탔는데, 그것이 두 사람의 운명을 뒤바꿔놓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랑하는 여인 ‘캘리’가 선물로 준 시계를 손에 꼭 쥐고 행복에 젖어있을 때, ‘척’이 탄 페덱스 전용 비행기가 그만 추락을 합니다. 캄캄한 밤중에 비행기가 바다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자 ‘척’은 끝없는 어둠 속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기절을 합니다. 얼마 후 눈을 떴을 때 그는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 내던져진 것을 알게 됩니다. 아름다운 해변과 무성한 나무, 높은 암벽이 조화를 이루었지만, 그곳은 완전히 별세계였습니다. ‘척’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인 ‘캘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 ‘척’은 생존을 위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마다 사랑하는 여인의 사진을 보며 용기를 얻습니다. 그렇게 보낸 혼자만의 섬생활이 무려 1500일 동안 계속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루미늄 판자 하나가 떠내려오고, ‘척’은 그 판자를 이용해서 뗏목을 만듭니다. 그리고서 무인도에 표류한지 4년만에 그 섬을 탈출합니다. 거친 파도가 수도 없이 그를 삼키려 했지만, ‘척’은 오직 ‘캘리’만을 생각하며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구조가 됩니다.  그러나 이를 어떡합니까? 사랑하는 남자 ‘척’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캘리’는 이미 다른 사람의 남자가 되어서 딸까지 낳고 살아갑니다. ‘척’은 눈물의 재회 후에 혼자서 새로운 길을 떠나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나는 그 때 그 비행기를 타지 않아야 했다. 그러나 내일 또 다시 태양은 떠오를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끝없이 밀려오는 좌절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살아왔으면 '고생 끝, 행복 시작!‘으로 끝나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이 아닙니다. 행복을 꿈꾸며 돌아왔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눈물나는 이별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소망하며 살아가지만 우리의 인간사가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제 승리의 노래를 불렀지만 오늘 탄식의 소리를 내뱉어야 하는 사람이 있고, 어제까지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지만 오늘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인생은 끊임없이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십자로요, 쉬지 않고 쓴 물이 솟아 나오는 ‘쓴 물 주머니’인 것입니다. 나의 심령을 보아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심령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인간은 쓴 물 나는 주머니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심령은 건드리기만 하면 쓴 물이 솟아나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소유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에게서는 끝없이 쓴 물이 흘러나오고, 그로 인해 이 세상이 탄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쓴 물 나는 세상을 치료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치료의 나무 하나를 던지셨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하나님은 인생의 쓴 물을 단물로 바꾸어주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십자가를 던지셨습니다. 그 위에다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 주시고 그 곳에서 붉은 피를 다 쏟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피로 인간의 죄악을 다 씻어버리고, 병든 영혼과 육체를 구원하며, 이 땅의 모든 불행을 치료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 놀라운 십자가의 은혜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인생의 중심에 십자가를 세우기만 하면 인생의 쓴 물이 단물로 바뀌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괴로운 인생이 평강을 찾습니다. 눈물이 찬송으로 바뀝니다.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며, 허무가 소망으로 바뀝니다. 신앙 생활의 신비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모세가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한 나무를 지시하시니 그가 물에 던지매 물이 달아졌더라”(출15:25)   
김동문 저 「집에 가서 웃는 사람」(쿰란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