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많은 매체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균이 위암과 관련이 있다고 하여 소화기내과를 방문하는 많은 환자들이 이균에 감염되어 있다는 사실에 매우 걱정스런 얼굴로 이균에 대해 질문을 하곤 한다.
역사적으로 위 내에 세균이 존재 한다는 것이 1893년 처음 보고 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위 내에 세균이 존재 한다는 연구가 있었으나 세균 배양을 통해 직접적으로 증명 되지 않았다. 1982년 호주의 의사인 마샬과 와렌이 위 조직에서 위점막 내에 나선형 세균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배양에 성공하였고 위염 및 위, 십이지장 궤양과 관련이 있다고 처음으로 보고하였다.
이 후 이 균은 기존의 균과 다른 균임이 밝혀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로 개명되었으며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위 내부는 강산으로 일반 세균이 살수 없으나 이 균은 세균에서 만드는 효소에 의해 알칼리를 생성하여 강산에서도 살 수 있는 유일한 균이다.
얼마나 감염되고 어떻게 전염되나?
전 세계 인구의 반수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감염되어 있는 세균이며 한번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고 일생 동안 감염이 지속된다.
그러나 헬리코박터 감염은 지역 간, 인종 간, 국가 간에 큰 차이가 있으며 이것은 경제 수준이나 위생 상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어릴 적 환경, 유전적 요인, 알코올, 흡연 등이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선진국에서는 감염률이 낮은 반면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감염률이 높다.
우리나라에서의 감염률은 성인의 70~80%에서 감염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1998년 전국의 약 5,7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15세 이하의 소아는 17.2%, 16세 이상의 성인은 66.9%의 양성률을 보였고 전체적으로 46.6%의 양성률을 보여 성인의 약 67%가 감염 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점차 감염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대체적으로 알려진 경로는 대변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배양이 되거나 발견이 되고 있어 대변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 등에 의해 대변에서 구강으로 전파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타액이나 치석에서도 헬리코박터가 배양되므로 구강에서 구강으로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떠한 위장질환을 일으키나?
헬리코박터는 위 점막에 기생하는 균이지만 위 점막을 침습하지는 않는다. 이 균이 다양한 위장 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은 균 자체에서 여러 가지 효소를 생산하거나 독소를 생산하여 이들 효소나 독소가 직접 위에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세균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 기전으로 우리 몸에서 면역 반응이 유발되어 염증을 유발 시키는 여러 가지 면역 매개체가 생산되어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이 균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위산의 분비를 촉진 시켜 위염이나 궤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활동성위염을 비롯하여 위축성위염을 유발시키며, 십이지장 궤양의 약 94%, 위궤양의 약 84%에서 헬리코박터가 발견되고 두가지이상의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로 제균하였을 때 위, 십이지장 궤양의 재발이 현저하게 감소되는 경향을 보여 위, 십이지장 궤양의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위암과의 관계이다. 현재까지의 보고에 의하면 헬리코박터 감염이 위암의 발생을 약 2.8배 이상 증가 시켜 위암의 발생에 유의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감염된 사람의 약 40~50%에서 만성 위염을 일으키고 점차적으로 위축성위염으로 진행하며 위축성위염은 위암 환자의 약 80~90%에서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위암과 헬리코박터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위암이 발생하는 비율은 이 균에 감염된 사람들에서 평생 위암이 1~2% 정도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헬리코박터감염 자체만으로 위암이 발생한다고 확신할 수도 없으며 위암을 발생시키는 여러 유전적 요인, 식생활과 관련된 여러 인자와 환경적인 발암 물질 등과 연관이 되어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헬리코박터 감염이 분문부 이외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원인인자로 확립되어 있으나 상당수의 위암 환자가 감염과 연관되었다 하더라도 감염자 중 소수에서만 위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에서 헬리코박터 감염 자체가 직접적인 발암물질이라기보다는 다른 여러 인자들과 서로 연관되어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가까운 시일에 이들과의 관계 규명과 이에 따른 예방이나 치료대책이 수립될 전망이다. 또한 위암 뿐 아니라 비궤양성 소화불량증과 위 림프종 등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어떻게 진단하나?
헬리코박터의 진단은 크게 내시경을 사용하여 조직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균을 관찰하는 조직검사법, 조직에서 균을 배양하는 배양법, 조직을 시약에 넣어 시약의 색조 변화를 관찰하는 요소분해효소 검사법(CLO Test) 등의 침습적인 방법과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고 피를 뽑아 혈청학적으로 검사를 하는 방법, 방사성 탄소 동위 원소를 이용하여 숨을 내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요소호기검사법 등의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진단한다.
혈청검사방법으로는 비교적 간단히 채혈로 양성 음성을 구분하나 현재 감염되어 있는지 과거에 감염되고 현재는 감염되지 않았는지의 구별이 어렵다. 최근에는 타액이나 소변, 대변을 이용하는 방법들도 시도 되고 있다.
언제 치료해야 하나?
헬리코박터감염은 여러 가지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과연 언제 어떠한 경우에 치료해야 하는 가는 아직도 이견이 많고 치료대상의 선정에 있어서도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합의안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권고하는 치료 대상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감염된 위, 십이지장 궤양을 포함한 모든 소화성 궤양, 저등급의 점막연관 위 림프종 및 조기위암 수술 후의 환자들은 제균을 강력히 권유하고 있으며 위염이나 십이지장염은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위암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환자가 치료를 강력히 원하는 경우에는 제균을 고려할 수는 있으나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위암의 예방목적으로의 제균 치료도 마찬가지로 보험인정을 받지 못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치료는 단독 약물로는 완전히 제거 하지 못하므로 여러 가지 약을 병합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요법들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요법은 두 가지 항생제와 한 가지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병합하여 일주일간 사용하는 삼제 요법으로 약 90%이상의 제균율을 보인다.
그러나 점차 항생제의 내성률이 증가하여 약에 대한 내성으로 완치율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항생제나 복합요법등이 진행되고 있다.
헬리코박터감염은 여러 가지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과연 언제 어떠한 경우에 치료해야 하는 가는 아직도 이견이 많고 치료대상의 선정에 있어서도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합의안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