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대부흥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넥타 몬테스 세계기독학생회총연맹(WSCF) 아시아·태평양 총무는 13일 “한국 해외선교가 단기 재정지원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몬테스 총무는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해외선교는 현지 교회와 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장기적 사역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활발한 선교는 칭찬할만 하지만 현지에 한국 교회를 만들고 현지 교인들을 끌어가는 방식으로 선교한다. 이런 방식은 현지 교회의 자립을 막게 된다”며 자국(필리핀) 한국 선교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필리핀 교회들은 한국 교회의 선교를 ‘돈’으로 이해하는 경향까지 생기고 있다”면서 “필리핀 사람들이 자기가 다니던 교회를 떠나 물자가 풍족한 한국 교회로 가면서 지역 교회가 쇠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진정한 선교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지 교회가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립한 교회가 현지 공동체 속에서 뿌리내리도록 하려면 필리핀 현지 목회자들과 협력해 공동체에 접근하는 선교방식이 필요하다. 현지 교회와 파트너십을 이루고 현지 교회의 성장을 한국 교회 업적으로 삼아선 안된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다. 몬테스 총무는 “봉사는 아름다운 일이지만 단기봉사가 해당 지역공동체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며 “선교의 개념을 개종이 아니라 공동체의 장기적 발전을 돕는 것으로 의미를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크리스천 학생들이 넓은 시야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한국에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와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하기 위해 온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으로 인해 범법자로 전락하고 있다.”

그는 이주노동자의 공동체로서 한국 교회의 역할을 주문하고 한국 정부에는 이주노동자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요청했다.

1895년 설립된 WSCF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100여개국 기독학생운동(SCM)을 주도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 2007.08.13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