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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무관심이 낳은 20만 명의 가출 청소년들
2005-08-26 07:38:18

우리의 무관심이 낳은 20만 명의 가출 청소년들...

성남 새날을 여는 청소년쉼터

‘성남 새날을 여는 청소년쉼터’를 이끌어 가며 소외된 아이들에게 쉼을 주는 김은녕 목사. 김목사는 아무 연고도 없이 홀로 4년 동안 단독 목회를 하며 성남에 머물렀었다. “처음 성남에 도착했을 때 성남의 분위기는 삭막 그 자체였죠, 교회 앞쪽은 번화가이고 교회 뒤쪽은 주택으로 상가와 주택이 혼재돼있는 독특한 주거환경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고 많이 놀랐어요”라며 그때를 회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김목사는 이런 환경에 방치되어 있는 여자아이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1999년 2월에 이곳 쉼터를 열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체 청소년의 30%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고 30%는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학생이며, 30%는 공부하기는 싫지만 가출할 용기가 없어 할 수 없이 학교를 왔다갔다 하는 학생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10%의 학생들이 바로 가출청소년이라고 한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가출청소년은 20만 명 정도이며, 특히 경기도에 가출 청소년이 많은데, 이것은 경기도에 인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김목사는 말한다.
일단 가출한 청소년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쉼터를 찾는데, 그 밖에도 지도를 맡은 선생님이나 다른 쉼터에서의 추천으로 이곳에 오게된다고 한다.
가출 청소년의 대부분이 3~4세 때 어머니의 가출로 아버지에게서 자란 청소년들이라고 한다. 통계를 살펴보면 90% 이상이 이러한 환경의 청소년들이라고 하며, 출생 당시 부모의 평균연령이 20대 초반인 것이 놀랍기도 하다고.
이것은 어쩌면 준비되지 않은 부모의 역할에서 오는 부담과 그로 인한 무책임으로 이어지는 결과인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며, 준비된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곳 ‘성남 새날을 여는 청소년쉼터’에서는 집이 얼마나 편안하고 안락한지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빌라 두 채를 마련하여 12명의 여학생들이 함께 지내고 있다.
또 예배, 찬양, 미술, 연극 등을 통해서 마음이 동화되고 정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활용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일반 가정보다 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목사의 바람이다.
가정폭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와 이곳 쉼터를 찾은 스무살 송00학생은 중 2때부터 지금껏 제일 오래 이 곳에 머무른 학생이다. “처음 기도라는 것을 배우고서 연락이 끊긴 엄마를 찾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를 했어요. 그리고 1년 뒤에 기적같이 엄마를 만났고요. 하나님의 사랑이 저와도 함께 하심을 믿게 되었죠. 이곳에 와서 연극도 해보고, 아무튼 새로운 경험들 투성이었어요. 집에서는 꿈도 못 꿀 일들이죠.”라며 웃는다.
다만, 쉼터에 있다고 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거나, 다르다는 선입견으로 자신들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가출 청소년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그들이,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나고, ‘너는 내 것이고, 내가 너를 지킬 것이다.’라는 그 말씀에 진정한 사랑을 배우게 된다.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고, 귀중한 자녀임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능성을 부각시켜주고, ‘내가 이런 걸 잘 하는구나.’하고 자신 속에 묻혀있던 것을 일깨워 줄때,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으며, 상처 부분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목사는 세상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하물며 자기의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소외되었던 아이들에게 던져지는 선입견에 안타까워하며 내 아이가 소중한 것처럼,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아이들을 이해하고 똑같은 눈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결코 다른 애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이, 이 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사고뭉치’라는 꼬리표를 달아주고, 똑같은 아이들 임에도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은 이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거예요.”라고 김목사는 말한다.
비행의 과거는 있지만, 모든 걸 덮어주고, 따뜻한 눈빛으로 봐주면 다른 일반 가정의 아이들과 같이, 그런 따스함에 자기 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를 믿고, 타협과 협의를 하고, 존중해 줄때 그 아이들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 청소년을 진정 사랑할 마음이 있다면, 사랑하고 있다면 어른들에게는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들이 자라서 그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 줄때 그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섞여 자신을 감추고 있던 다른 색의 옷을 벗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이현주 기자

「월간 크리스차니티」200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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