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원불교, 가톨릭 소속 종교인과 70여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사거리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청년 석방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각자의 소망을 쓴 노란 리본을 달았다. 이들은 12일까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노란리본 달기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우리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신교 목회자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박경조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는 리본에 검정펜으로 이렇게 썼다. 그는 "2003년 파병반대 시위를 할 때만 해도 나는 일반 시민으로서 촛불을 들었다"며 "교회 청년봉사단 피랍 후 전쟁이라는 폭력이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위협적인 현실임을 체험했다"고 한탄했다.

"생명 평화 공존"이라고 쓴 강해윤 원불교 개벽교무단 공동대표는 "생명의 가치가 가장 소중하다. 종교를 떠나 전 지구상에 평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다양한 문화와 가치가 공존해야 한다는 소망을 적었다. 강 대표는 전쟁이 공존의 가치를 저버렸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믿는다. 그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나 이라크 공격은 이질적 문화의 갈등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종교인들은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종교인은 위험한 지역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지역이라면 가야한다고 말했다.

"하나님, 무고한 사람들을 돌려보내주세요." 지난달 중순 기도모임을 위해 일시 입국한 우간다 출신 엘리자벳 수녀는 영어로 이렇게 쓰고 "한국인들이 피랍된 사건을 보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이달 중순 출국하는 그는 기도가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며 사태가 해결되도록 계속 기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랑하게 하세요." 1947년부터 한국에 체류중인 이탈리아인 아들리아 수녀는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고 청년들이 피랍됐다"며 종교인으로서 죄책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조정현 기장생명선교연대 목사는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교단과 종교를 초월하는 윤리"라며 "불교 가톨릭 이슬람 신자들은 물론 시민단체들까지 모두 이번 사태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 2007.08.07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