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엿새 뒤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으로 가셨다. 그런데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모습이 변하였다.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빨래꾼이라도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표준새번역).

여러분은 어떤 색깔을 좋아하나요? 빨강색? 파랑색? 흰색? 색마다 의미가 다 있습니다. 빨강은 불의 색, 정열을 의미하고, 위험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신호등, 소방차 등에도 쓰이죠. 파랑은 행복의 색이며 고귀한 색인 것과 동시에 희망이나 이지나 냉정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명문 혈통을 상징하는 것으로 많이 쓰여졌다고 하네요. 흰색은 순결, 결백을 의미하고 평화나 신성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흰 코끼리, 흰 소 등 흰색을 지닌 동물은 축하할 행운, 신성 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여 존중되어 왔다고 합니다. 또한 백기가 항복을 나타내는 것은 흰색은 진실하여 거짓이 아니라는 의미에서라고 합니다. 이 세상 어디를 가나 삼라만상 모든 것에는 색깔이 있습니다. 바다 색깔도 지역마다 다르고, 사람에게도 색깔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빛도 있습니다. 얼굴빛이 환한 사람도 있고 어두운 사람도 있습니다. 감추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얼굴빛입니다. 내 얼굴빛이 무슨 색깔일까요? 스스로 거울에 한 번 비추어 보세요. 살만큼 살았으면 광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윽하게 연륜이 묻어나는 빛깔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의 색깔은 어떨까요? 오늘 본문에 보니까 세상에서 빨래하는 사람이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흰 색깔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빛의 색깔이라는 거죠. 아무리 좋은 세탁기로 빨아도, 때가 쏘옥 빠진다는 세제를 써 봐도 예수님처럼 희게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자체가 빛이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태양이 흰색으로 보이는 것은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색깔이 모두 섞여 있어서입니다. 그 태양 빛은 이 세상을 비추며 서로 다른 색을 만들어 냅니다. 태양이 비춘 바다는 푸른색으로, 태양이 비춘 장미는 빨간색으로, 그리고 태양이 비춘 눈사람은 흰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저마다 사람의 눈으로 규정된 ‘OO색’(色)으로 불리지만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양이 비추지 못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보았을 때,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색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빛에 비춰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에게 비춰진 사람들의 색은 모두 한 가지입니다. 사람마다 나타나는 색이 모두 제 각각일 텐데도 말입니다. 예수님의 빛은 아무리 더러운 색이라도 받아들이고 껴안아 투명하고 밝게 만드는 색인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이 색으로 변화됩니다. 아무리 더럽고, 어둡고, 우울한 색이라도 예수님을 만나면 이 색으로 변화됩니다.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흰 색깔로 말입니다.

베드로가 변화된 예수님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아예 그냥 거기서 초막을 짓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상한 환상을 자신의 눈으로 보았으니, 그리고 꿈에도 보지 못했던 엘리야와 모세를 보았으니 기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두려운 말씀이 구름 가운데서 들립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어떤 소리가 예수님을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들리는 소리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성경도 찬송도 복음성가도 그냥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색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그 모든 것이 은혜스러울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와 여러분의 색이 예수님의 색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빛은 영원히 꺼지지 않으며, 변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감싸줍니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이들을 감쌀 수 있는 마음을 주십니다. 이제 곧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우리가 그분의 빛으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온전한 묵상 가운데 그분과 함께 같은 빛을 비추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 함께 고민하기
주님의 빛이 되면 바뀌어질 나의 어두움은 무엇일까요?

(기독교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