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는 이미지 변신부터”… 성형ㆍ피부관리는 기본
2005-10-15 23:21:50
“취업준비는 이미지 변신부터”… 성형ㆍ피부관리는 기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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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취업전선에 뛰어든 성모(27·여)씨는 지난달 취업준비를 위해 2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 소재 유명대학 경영학 석사까지 취득했지만 지금까지 지원한 50여개 기업의 임원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해 ‘이미지 변신 비용’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성씨의 200만원은 발음과 성량을 교정해주는 스피치학원 3개월치 수강료 120만원과 2시간짜리 이미지 컨설팅비 30만원,화장품 및 의류 구매비 등으로 사용됐다. 성씨는 12일 “연령에 대한 차별이 심해 올해를 넘기면 안된다는 각오로 투자했다”며 “화장법은 물론 걷고 앉고 말하기까지 전문가의 도움으로 문제점을 찾아 교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의 한 사립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김모(29)씨도 지난 여름 70만원을 투자해 스포츠센터와 한의원 비만관리센터를 오가며 15㎏을 감량했다. 김씨는 “면접관들이 둔해보이는 몸집을 유심히 보는 것 같아 살을 빼기로 맘 먹었다”며 “최종면접에서는 객관적인 조건이 거의 같기 때문에 주관적인 인상을 좋게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졸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장기 미취업자나 취업에 불안을 느끼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이미지 변신’ 붐이 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 실업자수는 25만1000명으로 남녀 각각 15만9000명과 9만2000명에 이른다. 이처럼 적체된 대졸 실업자에 졸업예정자까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자격증이나 영어성적 외에 면접에 승부수를 걸고 이미지 변신에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피치학원 이미지컨설팅학원 메이크업학원 등 이미지 교정을 위한 학원마다 취업준비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인상을 좋게 하기 위한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는 기본이다.
서울 마포동 L학원의 경우 방송언론인 양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최근 전체 수강생의 10%는 일반기업 취업준비생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최근 직장에서 회의진행과 토론이 중요해지고 면접의 비중이 높아져 취업준비생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번 달의 경우 전체 40여명의 수강생 가운데 10명은 일반 취업준비생”이라고 귀띔했다.
서울 신사동 J학원은 단 2시간 면담에 30만원이 넘는 이미지컨설팅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매달 3∼4명의 20대 취업준비생이 찾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지원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피부톤에 맞는 컬러진단에서 의상선택,워킹,제스처 사용법까지 체계적으로 교육한다”며 “잦은 취업실패로 면접에 자신감을 잃은 20대 고객이 많아 사후에 1시간 무료 점검을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 20051012 / 정동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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