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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60년―기독교] 교회가 걸어온 길 | ||
일제의 탄압으로 급격하게 위축된 기독교는 1945년 8월15일 해방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해방 당시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던 교인수는 오늘날 12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뤘고 기독교인들은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는 등 기독교는 더이상 외래종교가 아닌 우리 민족의 종교로 자리잡게 됐다. ◇교회 재건 운동과 분열= 1945년 9월 일제의 종교말살정책으로 옥고를 치르던 기독인들이 출소하면서 교회재건운동을 시작하는 등 해방 후 교회 재건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일제의 탄압으로 해산됐던 각 교단들이 하나둘씩 재건됐고 YMCA,성서공회 등의 단체도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교회 재건 방향과 주도권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라지면서 여러 교단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공산정권이 들어선 북한의 경우에는 종교탄압으로 인해 기독교가 쇠퇴하게 됐지만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남한은 기독교가 크게 성장했다. 해방후 10년간 남한에서 설립된 2000여개의 교회 중 90%가 북한에서 내려온 기독교인들이 세운 교회였다. 기독인들은 건국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과도입법의회 의원 90명 가운데 21명이 기독교인이었으며 초대 입법의원 190명 가운데 38명(목사 13명 포함)이 교인이었다. ◇교회의 성장= 6·25를 거쳐 점차 성장하기 시작한 한국교회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게 된다. 1970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발간한 기독교연감에 따르면 1960년에 교인 152만명,교회 8005개이던 기독교의 교세는 1969년 321만명,1만2987개 교회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교회는 교인,교회수의 급격한 증가와 대규모 전도집회의 성행,대형교회의 등장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1970년 2월에는 한국기독교부흥협회가 조직돼 활발한 부흥운동이 펼쳐졌고 1973년에는 10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빌리 그레이엄 한국전도대회가 열려 3만7000여명의 결신자가 그 자리에서 나오기도 했다. 1974년에는 한국대학생선교회가 주최한 엑스플로 ‘74 전도대회가 연인원 650만명을 동원하는 기록을 남겼다. 1979년 문화공보부가 발간한 한국종교편람에 따르면 1970년 당시 323만명이던 교인수는 1979년 480만명으로 늘어났고 교회도 1만3007개에서 1만7793개로 늘어났다. 1980년대에 교회의 성장세는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정부조사와 교단별 통계를 종합해보면 1980년 기독교인은 718만명이었고 1991년에는 1100만명에 육박하게 됐다. 같은 기간 교단수는 67개에서 112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기독교의 성장은 다소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종교활동참여인구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종교활동인구 중 기독교인의 비율은 36.8%로 1999년 34.7%에 비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의 사회참여= 이승만 정권의 3·15부정선거,한·일국교정상화 회담,박정희 정권의 3선 개헌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기독교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정교분리를 내세우며 교회의 사회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교회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두가지 관점을 보이게 됐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과 10월 유신으로 교회의 사회참여는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남북공동성명으로 반공이데올로기가 주류를 이루던 교회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가지게 됐고 유신은 교회의 민주화 운동을 본격화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5공화국 당시 대통령 직선제에 대한 개헌을 유보한 1987년 ‘4·13호헌조치’는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외치던 교회뿐만 아니라 정교분리를 외치던 교회들까지도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계기가 됐다. 입법 행정 사법 언론에 이은 ‘제5부’라는 시민단체(NGO)도 기독 NGO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기독 NGO들은 재난구호 등 각종 국내·외 구호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서남아시아 지진해일,올해 4월초 강원도 양양군 일대 산불 등 재해 발생때나 제3세계 지원,대북지원사업 등에서도 기아대책기구,굿네이버스,월드비전 선한사람들 등 기독 NGO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래와 한국교회=기독교인들은 정치,경제,사회분야뿐만 아니라 체육,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6대 국회의원 중 107명이 기독교인이었고 17대에 들어와서는 이보다 많은 113명의 기독교인들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예인들도 연말 시상식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박주영,이영표 같은 축구선수들은 골을 넣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앞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김승태 연구실장은 “기독교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기독교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반증”이라며 “기독교가 숫자에 걸맞은 영향력을 끼치려면 보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교회가 인터넷의 급격한 보급,주5일 근무제의 본격화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해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김준엽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