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할 죄

마 12:31-32

이달훈 목사(신도교회)

지난 5월에,

부산구치소에서 한 죄수가 목매달아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살인을 저지르고 1998년에 사형 판결이 확정된 사형수였습니다.

자살하기 전에 쓴 그의 짧은 메모에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어 죄송하다󰡓라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읽은 성경말씀에서는 유명한 󰡐용서받지 못할 죄󰡑에 대해 나옵니다.

그런데 도대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는 무엇이고,

용서받을 수 있는 죄는 무엇일까요?

이 사형수가 말한 것처럼…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가요?

그러나 더 많은 살인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용서를 구하며… 또한,

용서를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용서의 성립 여부는 피해자의 입장에 달려 있습니다.

피해자가 용서를 해야만,

용서가 성립될 수 있는 겁니다.

피해자가 용서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용서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겁니다.

건상이가 원경이 따귀를 때렸는데,

그래서 원경이는 지금 기분이 지랄같은데˜

그래서 건상이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이를 갈고 있는데˜

건상이는 지 스스로 그냥 용서받았다고 낄낄대고 있다면˜

이건 아닌거죠˜

그리고 원경이는 그런 건상이를 보며 기분이 더 나빠지겠죠˜

그런데 우리는 때로 피해자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용서를 받았노라며 면죄부를 받고 살 때가 있습니다.

그때 피해자의 기분은 어떨까요?

이와 관련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밀양」이라는 영화가 그것입니다.

여주인공인 전도연은,

사별한 후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사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유괴를 당해버립니다.

그리고 그 유괴범은 아이를 죽여 버립니다.

유괴범은 잡히고 구치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전도연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죽음으로 폐인처럼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부터…

신앙의 힘으로 그 아픔을 극복하게 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되고,

그 살인범을 용서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구치소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구치소에 가서 그 자를 용서하겠노라고 선포했습니다.

이제 전도연에게는 용서라는,

그것도 자기의 외아들을 죽인 자까지도 용서했다는,

하나님과 주변 성도들로부터 칭찬받을 일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살인범은 전도연에게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눈물 흘리는 일만 남아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살인범도 구치소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것입니다.

정말 어렵사리 살인범 앞에서도 미소 지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는데,

그 살인범 역시 전도연 자신에게 천사 같은 미소를 짓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아주머니도 예수님을 믿게 됐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날마나 아주머니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응답을 주시는군요.

저는 이미 용서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용서해주신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는 이제 새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정말 죄송하기도 하지만,

아주머님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인 자기가 용서를 하지도 않았는데,

그 살인자는 하나님께 벌써 용서를 받았다니…

전도연은 어이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저주하는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뭔데 저 사람을 당신 맘대로 용서할 수 있죠?󰡓

이러면서 계속해서 하나님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를 시험하며 살게 됩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인거죠…

마치 원경이와 건상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가능하지도 마땅하지도 않은 일이죠.

자기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해자가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겁니까…

여러분은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반면 또 다른 영화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란 영화에서는,

용서의 상식적인 과정을 다룬 장면이 나옵니다.

남자주인공인 강동우는 살인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있습니다.

그러나 살인에 대해 특별히 잘못했다는 생각을 일부러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죽은 사람의 어머니가 강동우를 찾아옵니다.

역시 용서를 하러 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살인자를 보자 곧 분에 못 이겨서,

강동우를 향해 가져온 먹거리를 던집니다.

강동우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도망가려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그 어머님은,

강동우를 껴안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강동우를 용서하기로 한 것입니다.

강동우는 그런 어머님께,

진실된 눈물로 사죄를 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용서는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죠.

용서받을 수 있는 죄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의 구분은,

바로 피해자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피해자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그 사람에게는 용서해달라고 말하지도 않고,

그 사람에게서 용서받았다는 말을 듣지도 않았는데,

그저 나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 회개했으니…

나는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거죠.

전도연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전도연의 마음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벌써 자기는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그럴 때 전도연의 마음을…

여러분도 당해봐서 느껴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피해자와는 상관없이,

하나님께만 회개하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오늘 읽은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용서받을 수 있는 죄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람에게 하는 모든 죄와 모욕은,

용서받을 수 있는 죄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예수님 당신을 거부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님을 거부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고 구분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보고,

아˜ 죄 중에는 용서받을 수 있는 죄가 있고,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록 고의로 죄를 짓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람에게 하는 죄는 다 용서받을 수 있으려니 하며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령을 모욕하는 죄 만큼은 절대 짓지 말아야지 하며 조심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바로 막히게 됩니다.

도대체 성령을 모독하는 죄가 무엇일까…라는 데에서,

우리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옛날부터 신학자들 도대체 용서받지 못할,

성령을 훼방하는 죄가 무엇일까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습니다.

그래서 모세의 법을 어기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십계명을 어기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라고 추측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어디 성령을 모독하는 죄라는 것을,

딱 부러지게 이거다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까?

결국 오늘날 신학자들은,

간단하게 얘기하면,

하나님나라와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것이 성령을 모독하는 죄라고,

포괄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성경을 통해 예수님의 마음을 잘 알아서,

그 마음에 거스르는 짓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 그러기가 쉽습니까?

우리가 지난 한 주간만 해도 하나님의 마음을 거스르는 잘못을,

하나라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죄 없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죄 없는 사람 돌로 치라고 할 때,

돌 던질 수 있는 사람 하나라도 있습니까?

그러면…

우리는 모두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어서 다 지옥으로 떨어집니까?

오늘 읽은 이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잘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을 다시 한 번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마태복음 12장 31절과 32절 말씀입니다.

31절)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에 대한 모든 죄와 모독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모독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 32절) 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

저는 이 말씀을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여기 등장인물이 셋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인간이고,

하나는 인자 즉 예수님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령님입니다.

먼저 31절 말씀에서 사람에 대한 모든 죄는 용서를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는 서로에게 막 잘못해도 된다는 뜻입니까?

수희랑 혁호 형제가 서로 막 때리고 거짓말해도 된다는 뜻입니까?

준수랑 기승이가 서로 왕따시켜도 된다는 얘기입니까?

이 말은,

서로가 용서하라는 말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면,

반드시 온 맘 다해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눈에 보이는 사람과 사람이 맞대고 얘기하면,

용서하지 못할 것이 없다라는 얘기입니다.

왜 그러냐하면…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에게 지은 죄는 용서받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성령님보다 예수님이 한 수 아래여서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으신 분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용서를 구하러 온 자들을 다 용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