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 목사는 1960년 한국신학대학교(現 한신대학교)를 졸업한 후 1982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1961년 첫 사역지였던 전북 완주군 진입로교회(구정교회)를 시작으로 옥구군 이곡교회와 임실 오수교회, 전주 전흥교회 등을 거쳐 1983년 전주 안디옥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6년 3월, 원로목사이자 선교목사로 추대되었다. 선교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바울선교회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국내외 집회 등을 통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 목사는 설교보다 중요한 것이 설교자라고 이야기한다. 설교를 준비함에 있어 애타는 수고와 기도의 무릎이 없이는 결코 청중을 감동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이 시대가 진정한 성자, 수도사적인 목회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의 메시지는 오늘날 목회자들 가운데, 크고 놀라운 설교자의 영광을 참으로 맛보는 자가 얼마나 될는지 돌아보게 한다.

하나님이 보내신 자(使者), 즉 주의 종인 설교자들은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셔야 할 메시지를 그를 대신해서 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대언자 혹은 대리자라고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강단은 예수님의 뜻만 전해야 하는, 또한 그분을 널리 자세하게 알리는 선전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이야기를 많이 해야
성경의 중심은 구원자 예수님이십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구주이심을 밝히기 위해 구약의 모든 선지자와 족장들을 열거하면서,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시니 그분을 믿어야 하고 그래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교회에는 구원의 확신을 가진 자가 있는가 하면, 그저 왔다 갔다 하는 사람, 그 날 처음 나온 사람 그리고 진리의 적대자들도 있습니다. 설교자는 청중 모두가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교회는 구원과 희망을 파는 상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 이야기로 핵심을 삼아야 합니다. 설교 듣고 나가는 성도들이 “목사님 설교를 들으니, 예수님은 과연 위대하신 분이시군요. 그분은 나의 구세주가 되십니다”라고 고백하게 하는 설교가 참 설교입니다.

강해설교가 가장 성서적 설교
저는 예수님에 대해서 말하는 설교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복음서 강해 설교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주일마다 예수님에 대한 말씀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강해설교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다음 주일 설교 제목이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순서적으로 해 나가니까 본문에 있는 내용으로 제목을 정하면 됩니다. 제목 설교를 할 때는 ‘다음 주일에 무슨 제목으로 설교할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제가 발견한 또 한 가지는 성경 본문 자체 속에 서론과 본론 그리고 결론이 다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본문 자체에 그 날 설교할 내용이 창고의 보화처럼 저장되어 있습니다. 설교를 통해 그 내용을 석의하고 적용하므로, 시대적인 상황을 외면치 않으면서 역사성을 포함하는 현실적인 설교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수확이 있다면 성경 명상(QT)의 힘을 길러 주었다는 점입니다. 큰 틀 안에서 또는 현미경적인 시각에서 본문을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경의 연관성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새벽기도회 때는 창세기에서부터 하루에 한 장씩 차례대로 읽어가며 매일 새벽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말씀 자체가 은혜롭고 새벽 예배 설교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본문 암송
설교 준비가 다 끝난 다음에는 토요일 오후나 저녁까지 주일에 설교할 본문을 암송하고 묵상했습니다. 본문을 여러 번 반복하고 명상하는 가운데 받는 은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노트에 쓰여 있는 내용보다 본문 자체에서 풍겨 나오는 은혜로 제가 먼저 은혜를 받습니다. 명상하는 가운데 설교할 수 있는 기쁨과 힘을 얻습니다. 교인들은 설교자의 입에서 암송되는 성경 말씀 자체에서 큰 은혜를 받습니다. 본문 자체를 암송하고 강단에 서니, 설교의 외도를 피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만큼은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설교는 설득적 선포
예전에는 설교를 선포라고 했습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선지자들처럼 외치기만 하면 임무가 완성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반응이 없는 설교는 아무런 열매가 없다 하여, 설교는 설득이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래 들어 설교는 설득적 선포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설교는 말하는 자의 입장이 아니라 듣는 자의 입장에서 전달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느 설교학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설교할 때 아나운서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말하지 말고, 웅변가나 투사처럼도 하지말고, 배우처럼 설교하라고 했습니다. 대화하는 듯한 설교,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설득력 있는 설교를 하라는 말입니다. 어른부터 어린 아이까지 이해할 수 있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기도의 무릎이 설교의 성패를 좌우
누군가 설교의 황제 스펄전 목사에게 감동적이고 능력 있는 설교의 비결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는 “당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기도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보다 4배 더 많이 기도하십시오”라고 대답했답니다. 기도실에서 하나님과 친한 자가 강단에서도 청중과 친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를 움직인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의 특징은 아침 일찍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입니다. 평소 이야기할 때는 유창하게 말하지만 설교할 때는 그렇지 못한 설교자가 있습니다. 반면 바울이 그랬듯 평소 말하는 모습은 시원찮지만, 강단에 오르면 그 말씀이 능력 있는 자가 있습니다. 이는 기도의 열매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설교자가 자신이 설교하는데 너무 심하게 졸고 있는 사람을 보고 화가 나서, 그에게 “눈에 고춧가루나 뿌리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졸던 사람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목사님의 설교에다 고춧가루를 뿌리세요” 하더랍니다. 요한 웨슬레는 “설교에 불을 붙여라! 그렇게 하지 못하거든 불 속에 던져라”라고 말했습니다. 설교자는 한 사람도 재우지 말자는 각오로 강단에 서야 합니다. 성령에 감동된 뜨거운 열정의 설교가 요구됩니다.

설교보다는 설교자가 더 중요하다
목사의 인격과 편협적인 인간관계에 실망한 교우들이 교회를 떠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교인간에 갈등과 불화로 일어나는 다툼도, 목회자가 평소에 존경받는 삶의 본이 되었다면 영적인 권위로 아름답게 해결될 것입니다. 설교가 삶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자체가 힘찬 감동을 주는 지도력이 될 것입니다. 어느 신학교 출입문에 새겨진 글을 보았습니다. “사람이 되어라. 성자가 되어라. 목자가 되어라. 학자가 되어라.” 경험 많은 인생 스승이 성직자에게 주는 애절한 교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목사들 가운데 가짜 목사가 많다는 말이 평신도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물론 다 수긍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들의 말속에는 목사다운 목사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푸념도 있을 것입니다. 성직자의 회개와 각성이 절실한 때입니다. 진정한 성자, 수도사적인 목회자가 되어야 합니다.

설교 준비에 애타는 수고가 있어야
찢긴 심령을 치료하고, 낙망과 실의에 빠진 성도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탐욕과 음란과 미움으로 마귀의 덫에 걸린 교인을 성령의 불로 정화시키며, 신앙에 적대적인 사상을 뽑아내려면 설교자는 명의(名醫)가 되어야 합니다. 그 날 꼭 답을 주어야 합니다. 목회자는 금요일부터 말씀 준비와 경건의 마음으로 자신을 단속해야 합니다.
주일 설교는 성도들의 일주일 양식으로서 충분한 영양분이 되어야 합니다. 성도들이 다음 주일 올 때는 ‘오늘은 무슨 말씀을 하실까’ 기대하고 올 수 있어야 합니다. 잘 요리되지 못한 음식이나 설익은 밥을 먹을 수 없듯이, 은혜 없는 설교는 청중으로 하여금 화를 불러일으킵니다. 한 마리의 양떼라도 축 나는 일 없이 실한 양으로 가득 찬 비옥한 목장이 되려면 꼴이 좋아야 합니다.
설교자의 영광은 최고의 영광이라고 봅니다. 예수님을 전하고 구원의 말씀을 선포함은 생명 구원의 작업일 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서실 자리에 주님의 신임을 받아서 임무 수행을 한다는 뜻에서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기뻐하고 춤추며 감당할 성무입니다. 천직(天職)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리라 봅니다.

(월간프리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