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조사 결과, 기독교에 대한 문화적 호감이 주원인
일본은 전 세계 어떤 무슬림 국가보다도 세례 받은 크리스천이 적은 나라이다. 그만큼 일본은 복음의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나마 소수의 일본내 크리스천들은 수백 년 동안 종교의 자유가 없던 일본에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모진 박해를 견뎌내야만 했다.
일본에서 복음이 만개하기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왜 일본은 그렇게 복음에 폐쇄적일까? 일본에서 잘 알려진 격언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일본 사람은 신도(神道)에서 태어나 크리스천 스타일로 결혼하고 불자(佛者)로 죽는다.”
일본인들의 종교적 다원주의 성향이 자국내 여러 종교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이 속담은 잘 말해 준다.
한편으로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두어들인 경제적 풍요로 영적인 진공상태를 메워보려고 하지만 삶은 비틀거리고 점차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일본내 크리스천 지도자들의 지적이다.
기독교에 호감을 갖는 일본인 최근 선교적인 차원에서 일본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조사가 발표되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조사 전문기관 갤럽(Gallup)의 대표 조지 갤럽 주니어(George Gallup Jr)는 일본인들이 처해 있는 이러한 상황을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표현은 일본 사람들이 처해 있는 현재의 상태를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사람들의 11%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며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일본내 높은 자살률이 일상화되어가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갤럽에서 조사한 결과는 일본내에서 변화의 조짐이 있음을 암시하는 자료가 함께 공개됐다.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종교에 대해 물었을 때 성인 인구의 4%, 십대들의 7%가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로 대답했다고 한다. 연초에 이 조사결과가 보도되었을 때 일본 사회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 매년 발간하는 ‘국가정보 보고서(world fact book)’에 따르면 공식적인 일본의 크리스천 수는 일본 전체 인구의 1% 미만으로 보고하고 있다.
갤럽의 조사팀들은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종교가 기독교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거듭난 신자(Born-Again Christian)는 아닐지 모르지만 조사 결과를 볼 때 일본인들이 복음에 대해 우호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문화적인 호감이 가장 큰 이유 갤럽 대표는 이 조사에서 자신을 크리스천으로 응답한 사람들이 모두가 교회에 출석하는 신자라거나 신앙적으로 헌신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기독교와 일체감을 갖고 있고 자신을 기독교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의 사상과 가치에 대한 무엇인가가 일본인들에게 큰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일본인이 기독교에 호감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갤럽 대표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서구문화와 기독교 스타일의 결혼식이 일본 사람들에 인기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는 크리스천들의 결혼식에서 볼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인들이 복음에 대해 우호적인 또 다른 이유로 그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뜻밖에도 흑인 가스펠 음악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이다.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내성적인 일본인들이 스윙 음악을 들으며 발을 구르거나 손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문화와 복음 사이의 단절 극복이 과제 美 기독교 언론인 크리스천 방송 네트워크(The Christian Broadcasting Network)는 지난 12일 일본에서 8년 동안 생활했던 가스펠 가수 게리손 데이비스(Garrison Davis)와의 인터뷰 중 일부를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데이비스는 “말씀과 찬양을 들으면서 사람들이 신앙적인 분위기에 젖게 되면 사람들은 영적으로 자극을 받게 됩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들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거기서 일본 사람들이 접하는 것은 단지 감정적인 면에서의 교류 정도이니까요. 그들이 가스펠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음악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아직 이해하지 못합니다. 일본에서 가스펠 음악은 대부분 상업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데이비스는 확실히 일본 사람들은 하나님이 누구신지, 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관이 없으며 정작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깊은 신앙심에 대한 ‘서구적 이미지’라고 말한다.
조사기관 갤럽은 바로 이러한 점이 일본 내에서 ‘알파코스’와 같은 프로그램이 일정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머리 속에서 일상의 이런저런 문제들이 맴돌기는 하지만 알파코스의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소그룹에서 만남을 가지기도 하고 잘 준비된 복음의 프리젠테이션에 귀를 기울인다. 여기에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이 갇혀 있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비추어줄 한 줄기 빛을 고대하는 그들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알파코스가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갤럽은 주장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본인들이 단순하게 호감을 갖는 기독교의 이미지와, 예수 그리스도와의 진정한 교제 사이에 있는 분명한 단절이 존재한다.
갤럽 대표는 예수가 누구인지, 기독교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더 많은 일본인들이 알 필요가 있으며 문화의 내용이 어떤 것이든 예수는 사람들의 마음에 강력하게 도전하는 불가항력적인 당위(當爲)라고 역설했다. 그는 “누구든지 예수에 대해 알게 되면 그는 예수를 거부할 수 없다”며 “문화를 넘어서 일본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와의 진정한 교제로 인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해동 기자 / 2007. 1. 25 / 구굿닷컴 |